아빠, 나 딸이야, 세상 아니야

by 느루

아빠는 IMF를 만나,

세상에서 꽁꽁 숨은 우리아빠


한동안은 꼭 그게 내

짐같아서,

그것도 내 것 같아서,


비가오면 흙이 쏟아질까

겁이나 매번 마음을 졸이고,

내려와있으라는 딸의 말을

듣지도 않는 아빠를 사랑하고,


술 줄이면 안되겠냐는 말을

듣지도 않는 그 말을

전화 내내하고,


그러다보면 내가 꼭

책임져야하는 사람 같아서,


그러다 친구가 한 말

왜 부모님이 챙겨주지않고

네가 부모님을 챙기려해?

라는 말에


머리가 뒤흔들린 그 날에,


경제가 잘못한 걸까

그 경제에 일어나지 못한 아빠가 잘못한 걸까,

아이를 낳으라 한 정부의 잘못일까,


내가 아파 내려온 그해에도

속상해서 마신다는

술은 내게 참 미운 존재.

알코올로만 구성되어있는 화학물질.


난 안마실래,

아빠가 미워서 난 안마실래,


아빠, 이젠 다 내려놓을래,

거기엔 아빠를 마음아파하는 마음도 있으니까

다 내려놓을래,


사랑으로 꾸역꾸역

업고있던 짐을 내려놓을래,

내짐은 언제쯤 다 내려놔지려나,


아빠, 난 딸이니까

이제 하나씩 내려놔서

배에서도 내릴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