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섬그늘에를 부르던 아이는

by 느루



어느날 유치원을 다녀온 나는

“엄마가 섬그늘에 굴 따러어 가면~”

노래를 계속 반복 재생했다고 한다.


아이에게 “무슨일 있었냐”고 묻지 않으면

이상하리 만큼 계속 반복 재생을,


아빠가 물어보니

받아쓰기를 0점 맞은 날, 그날은


아빠는 나를 앉혀놓고

1번. 다람쥐 쳇바퀴를 모르겠어도

다음 번으로 넘어가면 된다는 걸 그때 알려줬다.


그럼에도 나는 매번 이전 장을 펼쳐본다.

과거에 혹시 놓친게 있나,

그래서 내가 아프나,


등등 생각들로 인해 나는 계속 다음 장을 펼친다.

아직 펼칠 장이 적어도 13만장이 남아서,

아직 다람쥐 쳇바퀴다.


아빠는 그런 너는 혼자서 잘하는 딸이라

잘 먹고 잘 지내서 걱정이 없다고 한다


그런 나는 내 문제가 너무 뚜렷히 보여서,

매번 이렇게 여러분들에게

나를 까발린다.


그 아이는 지금 가족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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