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슈베르티아데 코리아 재단 발족

슈베르트가 보낸 편지

by 황선형

2017. 11. 서울


2017년은 한국의 슈베르트 동호회인 ‘슈베르트를 사랑하는 사람들’ 동호회 창립 5주년이자 슈베르트 탄생 220주년이 되는 해였다. 동호회에서는 이를 기념하기 위해 ‘슈베르트의 밤’ 연주회를 개최했고, 이날 특별 손님으로 슈베르티아데 오스트리아 재단의 슈테판 회장이 초대되었다. 한국에서 처음 열리는 대규모 슈베르트 연주회였기에 슈테판 회장은 바쁜 일정임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초대에 응해주었다. 연주회장은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고, 동호회 회원들의 적극적인 지지와 슈베르트 음악 애호가들의 뜨거운 반응이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티켓은 오픈 1시간 만에 완판되었다. 슈테판 회장과 민철은 객석에 함께 앉아 연주회가 시작되기를 기다리며 담소를 나눈다.


슈테판 : 한국의 클래식 열기가 정말 뜨겁군요. 사실 요즘 유럽은 클래식 공연장에 사람이 없거든요.


민철 : 네, 저도 그런 이야기를 들은 적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꽤 오래전부터 클래식 음악 붐이 일기 시작했습니다. 2000년대 초반 부천필이 연주하기도 듣기도 어렵다는 말러 교향곡 전곡을 4년에 걸쳐 완주하면서 말러 신드롬을 일으키며 많은 말러리안이 생겨났습니다. 슈베르트의 경우는 우리 동호회를 기반으로 점차 애호가층을 넓혀 가고 있고요. 요즘 한국에서는 웬만한 연주회는 티켓 구하기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슈테판 : 말러요? 대단하군요. 말러 음악이 인기 레퍼토리로 자리 잡았다는 게 믿기지 않습니다. 부러울 따름입니다. 우리 재단에서는 연주회 청중을 끌어모으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지만 쉽지가 않습니다.


이날 연주는 슈베르트의 다양한 장르의 인기곡들로 짜여졌다. 가곡을 시작으로 4중창과 합창곡이 연주되었는데 곡 사이사이에 피아노 환상곡과 연탄곡, 소나타가 연주되었다. 마지막으로는 피아노3중주(D.929)와 현악5중주곡 ‘송어’가 연주 되었다. 이날의 연주곡 중 ‘마왕’, ‘송어’, ‘아베마리아’, ‘보리수’가 특히 열광적인 지지를 받았다.


연주회가 끝나고 로비에서 간단한 다과회가 열렸다. 연주자들과 청중들이 연주에 대한 담소를 나누고, 또 사인회가 열리기도 하였다. 슈테판 회장은 이런 광경을 인상 깊게 지켜보았고, 특히 행사를 주관한 민철의 음악적 진심과 진지함에 큰 감동을 받았다. 그리고 뭔가 굳은 결심을 하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슈테판 : 민철씨~ 오늘 연주회와 이 분위기, 잊지 못할 경험입니다. 사실 이번 행사에 초대받았을때 많이 망설였습니다. 제가 많이 바쁘기도 하고 너무 먼 한국에서 슈베르트의 밤 행사가 대충 그렇고 그걸 거란 생각으로 주저주저했는데 소라 씨의 간곡한 권고로 마지못해 온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 분위기는 전혀 예상치 못한 감동입니다.


민철 : 연주회 분위기를 좋게 보셨다니 무척 기쁩니다. 사실 저희도 회장님을 초대한 건 좋았지만, 혹시라도 기대에 못 미칠까 내심 걱정이 컸거든요.


슈테판 : 민철씨~ 사실 우리 재단에서는 슈베르트 음악을 좀 더 적극적으로 알리기 위해 아시아권에 슈베르티아데 재단 설립을 얼마 전부터 검토하고 있었습니다. 어떤 도시가 우리의 목적을 잘 실현할 수 있을지 검토하고 고민하고 있었거든요. 오늘 제가 이 멀리 서울에 온 이유를 찾았습니다. 민철씨~ 민철씨가 슈베르티아데 코리아의 재단 설립과 초대 회장을 맡아 주시기를 제안합니다. 당신이라면 분명 우리의 목표를 이루어낼 적임자임이 확실합니다.


민철 : (어리둥절하며) 제가요? 너무 갑작스러운 제안이라 아직 잘 모르겠지만… 한번 생각해 보겠습니다.


2017년, 슈베르트 탄생 220주년을 기념하여 슈베르티아데 코리아 재단이 설립되었고, 초대 회장으로 민철이 추대되었다. 오스트리아 본부와 서울의 자매 재단은 아티스트 교류, 공동 행사, 콘텐츠 공유 등 다양한 협력을 약속했으며, 각 재단은 독립된 권한과 책임을 지닌다는 원칙 아래 양해각서를 체결해 교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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