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기술창업학과 세미나
SSCI, Scopus를 들어 보셨나요? 대학원 석박사과정 재학 중이라면 졸업논문 작성이 필수이고, 졸업논문(thesis, dissertation) 작성 전에 일정 숫자 이상의 학술논문(research paper)을 학술지에 게재하는 것이 필요한 대학원도 많습니다. 그리고, 창업학(Entrepreneurship)을 포함하여 경영, 경제, 사회과학 분야 논문을 투고할 학술지는 이왕이면 SSCI, Scopus 같은 데이터 베이스에 포함된 국제 학술지이면 (특히 국내에서) 높은 평가를 받습니다.
이번 동국대 기술창업학과 특강에서 '왜 국제 학술지에 게재하는지' 질문을 드렸는데요. 이 질문에 대해 아래와 같은 답변들이 있었습니다. 이미, 논문은 학술적 대화이고, 창업가가 고객에게 가치를 제안하기 위해 제품, 서비스를 출시하는 것처럼, 연구자는 독자와 대화하고 세상에 기여하기 위해서 논문을 쓴다고 이야기를 해서인지, '더 많은 영향력', '시장의 크기'와 같이 본질에 꿰뚫는 답변들이 많았습니다. 국제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하는 것은 우리나라 학술지에 게재하는 것에 비해 그 과정은 어려운 경우가 많지만, 일단 게재하면 더 많은 독자들에게 더 큰 영향력을 미칠 가능성이 많겠죠.
논문을 평가할 때도 영향력(impact)이라는 개념이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개념입니다. 계량서지학(Bibliometrics)은 논문의 피인용수를 기준으로 논문의 영향력을 측정합니다. 또, 연구자의 영향력을 평가할 때 쓰는 H index도 해당 연구자가 출판한 논문의 숫자와 인용 숫자를 토대로 계산합니다. 만약, 논문을 학술지에 한 편 출판하고, 그 논문이 한 번 이상 인용되었다면 그 연구자의 H index는 1이 됩니다. 학술지(저널)의 경우 영향력 지수(impact factor)를 계산해서 영향력을 평가하는데, 저널의 영향력 지수는 특정 연도를 기준으로 과거 2년간 해당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의 기준 연도 평균 인용수입니다.
SSCI, Scopus와 같은 학술지 데이터 베이스 얘기로 시작했는데, 계량서지학, 영향력 지수 등을 얘기해서 의아한 분들도 있을 텐데요, 출판사 등의 기관에서 SSCI, Scopus와 같은 학술 데이터 베이스를 만드는 목적이 해당 데이터 베이스에 포함된 논문의 피인용수를 계산해서 학술지의 영향력 지수를 측정하기 위한 것이므로, 기본적인 개념을 먼저 소개한 것입니다. 종합하면 SSCI, Scopus 같은 데이터 베이스에 특정 학술지가 등재되었는지 여부가 핵심이 아니라, 해당 학술지가 얼마나 영향력이 있는지 영향력 지수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저는 SSCI, Scopus와 같은 학술지 데이터 베이스는 마치 특정 신문사에서 발표하는 '대학교 순위 평가'와 유사한 점이 많다고 얘기합니다. 우선, 학술지 데이터 베이스와 대학교 순위 모두 상업적 목적을 위해 사설 기관에 만든다는 점이 유사하고, 해당 데이터 베이스 또는 목록에 등재되었다고 모두 똑같은 것이 아니라 영향력 지수 또는 순위를 살펴보는 게 필요하다는 점도 유사합니다. 마지막으로, 현실적인 이유로 특정 데이터 베이스나 순위 목록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오히려 특정 상황에서 더 좋은 저널이나 대학교가 있을 수도 있다는 점도 유사하네요. 예를 들어, 창업학 분야의 Journal of Business Venturing Insights와 같은 학술지는 SSCI에는 등재되어 있지 않고 Scopus에만 등재되어 있는데, SSCI에 등재된 일부 학술지의 영향력에 비해 영향력이 더 큰 논문이 게재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제가 재직하고 있는 KAIST도 4년제 일반대학을 대상으로 하는 특정 신문사 대학 랭킹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꼭 필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좋은 "대학교"임은 분명한 것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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