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기술창업학과 세미나
창업을 배우는 것이 필요하다면 어디서 어떻게 배워야 할까요? 대학원의 창업학(Entrepreneurship) 석, 박사과정에 진학하는 것이 창업을 배우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창업가를 양성하는 데 학위과정이 최선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이 있지만, 2000년대 이후 국내 여러 대학교에 개설된 창업 관련 석, 박사 졸업생들이 창업가로서뿐 아니라, 창업투자회사, 창업지원기관과 대학교에서 창업 전문가로서 활약하고 있는 것을 보면 창업 생태계의 다양한 종사자를 양성하는 데 대학의 학위 과정이 큰 역할을 하고 있음은 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어제는 동국대학교 기술창업학과에서 주관한 창업학 학술연구세미나에 연사로 참석하느라 서울에 다녀왔습니다. 이 세미나는 동국대 기술창업학과에서 창업 분야 교수 네 명을 매주 한 명씩 초대해서 진행하는데, 저는 세 번째 연사로 참석했습니다. 이 세미나가 창업학 석, 박사 학생들이 연구를 하고 논문을 쓰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어서 저는 창업학(Entrepreneurship) 연구를 어떻게 해야 할지, 특히 국제 학술지 게재를 목적으로 어떻게 접근하면 좋을지 저의 경험과 아이디어를 공유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세미나를 시작하면서 참석자들이 '논문'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는데, '나와 세상에 대한 고찰', '글쓰기' 등 논문의 본질에 대한 통찰이 느껴지는 응답들도 있지만, '막막', '답답함', '못하고 있는 것'과 같이 자신의 상황에 대한 의견들도 보이네요(아래 그림 참조).
논문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쓰는 것이어서 정답이 있는 질문은 아니었지만, 논문이 '학술적 대화'라는 Huff 교수님의 말씀이 저에게는 가장 큰 도움이 되었고, 여전히 학생들에게도 전해주고 싶은 첫 번째 정의입니다. Huff 교수님이 쓴 'Writing for Scholarly Publications'라는 책의 서문에 저자는 "외부의 청중과 소통하기 위해 논문을 쓴다는 사실을 깨닫고 나니 내 논문이 출판되기 시작했다"라고 자기 고백을 합니다 [1]. 저 역시 박사후연구원 시절에 저자와 비슷한 어려움을 겪었는데, Huff 교수님의 책이 요긴한 가이드가 되었습니다.
연구자가 독자를 염두에 두고 독자에게 가치를 제공하기 위한 논문을 써야 하는 것은 마치 창업자가 고객과 소통하며 고객의 문제를 발견하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솔루션을 제공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연구자가 논문을 출판하는 과정과 창업자가 제품, 서비스를 개발하는 과정은 비슷한 마음가짐과 접근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아쉽게도, 앞서 소개한 'Writing for Scholarly Publications'의 번역판인 '국제 학술지 게재를 목표로 하는 학술적 글쓰기' [2]는 현재 절판 상태인데, 이 책에서 제시하는 핵심 개념인 대화자 논문, 모범 논문의 개념과 활용 방법에 대해서는 다음번 글에서 소개하겠습니다.
[1] Huff, Anne Sigismund (1998). Writing for Scholarly Publication, Sage Publications
[2] Huff 저, 양대규 역 (2015). 국제 학술지 게재를 목표로 하는 학술적 글쓰기, 한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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