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학교 다니는 것이 좋다.
하굣길보다 등굣길을 더 기다린다.
국영수는 내가 잘하니까 좋고,
잘하지 못하는 체육, 음악도 좋다.
매 교시, 다른 선생님들
쉬는 시간, 친구들과 수다
받아 든 성적표에, 눈물 찔끔
그래도 나는 학교가, 무진장 좋다!
평생 학생으로 살고 싶을 만큼.
곧 사람 졸업식이다.
졸업하면, 나는 또 어느 학교 가야 하나.
공부하다 지치고, 속상하고, 힘들었으면서
그리고 이제 공부는 더 안 해도 되는데,
왜 그리 공부하고 싶어 지는지 모르겠다.
두려운 마음 숨기며,
꿍시렁꿍시렁 사람 졸업식에 갔다.
아무도 없는 공허한 강당에 서서,
들었던 수업을 혼자 복습한다.
졸업한 그들은 어디로 갔을까?
서둘러 졸업한 그들이 지나간 자리에
난 여전히 남아, 멍하니 바라만 보는데.
아직도 학교가 그리워서
마지막 종이 울릴 때까지
졸업하지 않고, 학생으로만 남고 싶다.
아휴, 난 왜 이러냐?
수업 잠시 그만 듣고, 좀 쉬면 좋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