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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소이 Apr 20. 2024

나 홀로, 사람 졸업식

나는 학교 다니는 것이 좋다.

하굣길보다 등굣길을 더 기다린다.

국영수는 내가 잘하니까 좋고,

잘하지 못하는 체육, 음악도 좋다.

    

매 교시, 다른 선생님들

쉬는 시간, 친구들과 수다

받아 든 성적표에, 눈물 찔끔

그래도 나는 학교가, 무진장 좋다!

평생 학생으로 살고 싶을 만큼.

    

곧 사람 졸업식이다.

졸업하면, 나는 또 어느 학교 가야 하나.

공부하다 지치고, 속상하고, 힘들었으면서

그리고 이제 공부는 더 안 해도 되는데,

왜 그리 공부하고 싶어 지는지 모르겠다.

     

두려운 마음 숨기며,

꿍시렁꿍시렁 사람 졸업식에 갔다.

아무도 없는 공허한 강당에 서서,

들었던 수업을 혼자 복습한다.

     

졸업한 그들은 어디로 갔을까?

서둘러 졸업한 그들이 지나간 자리에

난 여전히 남아, 멍하니 바라만 보는데.

    

아직도 학교가 그리워서

마지막 종이 울릴 때까지

졸업하지 않고, 학생으로만 남고 싶다.

     

아휴, 난 왜 이러냐?

수업 잠시 그만 듣고, 좀 쉬면 좋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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