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음! 도레미.
어찌 됐든 내 목소린 내 목소리니까!
아스팔트 숲 속 흩어진 빵 부스러기를 주워 먹고서,
목을 가다듬어 짹짹, 짹짹, 새벽의 음을 내본다.
빵빵! 도레미.
내 목을 축여주는 착한 내 친구,
하수구 소리도 어쨌든 소리니까!
썽이 잔뜩 난 지프차가 부우웅 달리고서,
하수구 녀석도 목을 가다듬어, 졸졸, 출근길의 음을 내본다.
높은 건물 사이를 휘돌며
하프처럼 울리는 바람,
그 사이로 스며드는 창백하고 피곤해진 빛 아래,
각자의 영역에서 흔들리는 음표들이 조화를 이룬다.
그리고 모두가 잠든 짙은 밤,
알람시계의 잠깐의 침묵 속에서,
깊은 숨을 도로롱 내쉬는 도시,
오늘은 여기까지, 내일의 무대를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