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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cleesia Oct 11. 2019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겉핥기(1편)

project setUlove #1. SDGs 공부해서 남주자


 TV를 틀었는데 글쎄 배철수 씨가 "지속가능개발목표,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를 발음하고 있더라고요. 물론, 국제적 아젠다로서 유명하신 단어이지만, 이렇게 공영방송에서 중점적으로 다뤄지는 것은 처음 보기에 반가웠습니다. 이어지는 아이돌들의 무대에 소리 지르는 관중들의 지속불가능한 환호가 사운드의 대부분이었지만 말이에요.  


 훗날 매체를 통해 평화와 지속가능개발목표(SDG) 국제행동주간(20~27일)을 맞아 외교부와 코이카에서 주최한 콘서트였음을 알았어요. 사실 '세계 xx의 날'을 기념해서 국가적인 행사를 한 적이 있었나 싶어요. 그런데 이렇게 국회 앞 잔디에서 기념하며 외쳐지는 정도면, SDGs라는 단어가 '우선순위 영단어'에 포함돼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아요. 모두가 모두를 위해 알고 노력해야 할 방향성이 된 것이죠.


 하지만, 단어장 한켠에 넣어 놓고 보기에는 너무 큰 주제일 것 같아요. 지속가능(Sustainable), 개발(Development), 목표(Goal)로만 나누어 봐도 각각 책 한 권에 담길 정도의 학문적인 내용이거든요. 전공으로 공부하고 있는 사람들도 전범위를 다루기에는 넓고 깊은 개넘....아니 개념이라 할 수 있죠.

배철수 씨 : 서스테이너블, 디벨롭먼트, 골즈

 그런데, 사람이라는 동물은 어떤 분야의 10% 지식만 알아도, 그것과 관련된 행동을 시작할 수 있대요. SDGs에 대한 심도 있고 깊은 지식을 전해주시는 교수님의 강의를 보거나, 관련된 사례를 통계적으로 해석한 보고서를 보기 전에, 단 10%라도 간략하게 소개해주는 편한 친구가 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setUlove라는 프로젝트를 마음 맞는 친구들과 시작하게 되었죠.


 setUlove는 쉽게(귀엽고~ 깜찍하게~) 말해 '당신을 사랑꾼으로 만들 거예요!'라는 뜻을 가지고 있어요. 지금부터 시작하는 이 글들이 카페에서 SDGs를 열변하는 이상한(미친) 친구의 이야기처럼 편하게 느껴졌으면 좋겠어요.(말 놓으라면 말도 놓을게요...놓을게...요). 집에 누워서 잠 들기 전에 기억나는 그런 얘기요.


 아무튼 조금은 갑작스럽게 지금부터 SDGs라는 단어가 어떻게 등장했는지에 대해서 썰을 풀어볼게요. 아! 저는 아이스 캐러멜 마끼아또 휘핑크림 빼고 부탁해요!



0-1. 깜지는 영어로 글로벌


 SDGs라는 세계적인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세계화'를 먼저 알아야 해요. 이것에 대해 리포트를 수기로 한번 쓴 적이 있는데 고등학교 다닐 때 썼던 깜지와 별반 다를 게 없더라고요. 그때 A4용지에 적으며 외웠던 '냉전-탈냉전', '미국', '패권안정'등의 개념은 종이와 함께 쓰레기통에 버려진 것 같아요.


 세계의 주요 사건들 있잖아요? 예수의 탄생, 르네상스, 산업혁명 등등... SDGs는 그 많은 사건들 중에서도 하필 세계 2차대전을 살펴야 하는 아이러니한 개념이에요. 왜냐면, '국제개발협력(IDC, International Development Cooperation)'이라는 개념이 그때부터 정형화되었거든요.


 국제사회는 1950-1960년대 제2차 세계대전 후 '복구'와, 식민지배를 벗어난 '개발도상국들의 경제 발전(근대화)'을 중점으로 협력하기 시작했어요(물론, 개발도상국들의 호의를 얻기 위한 패권 전쟁의 일부라는 시선도 있어요).


 선봉장은 미국이었어요. 평화유지의 성격이 강했던 UN의 총회에서 '개발계획(UN개발10개년계획)을 만들자!' 제안하죠.


 이어서 세계은행 산하에 국제개발협회(IDA)를 설립시키. 고, 마셜플랜(유럽 지원정책)을 이행하기 위해 설립되었던 OEEC는 오늘날 우리가 지겹게 듣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가 되어요.


 이에 더하여, UN 산하에 UN개발프로그램(UNDP)이 창립되면서 개발협력은 추진력을 얻었죠. (이러한 서구 중심의 근대화는 많은 비판거리가 있지만, 유럽을 포함한 많은 국가들이 다시 번영하게 되는 계기가 되긴 했지요.)


 그런데 1970 & 1980년, 오일 쇼크와 식량위기가 찾아와요. 이때 사람들은 생각했죠. '아! 근대화를 이루어 선진국을 따라 부유하게 살 때는 좋았는데.... 밥과 물이 없으면 번쩍이는 나의 차가 무슨 소용인가...!.' 이 경험을 통해 국제사회는 '인간의 기본 욕구'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했죠.

매슬로(maslow)의 인간 욕구 계층. 멋있어 보이려고 넣어봄.

 이에 따라 국제개발협력의 초점은 '전쟁 피해 복구 의지 & 식민사회에 대한 책임'에서 개발도상국의 빈곤에 대한 원조로 변화하기 시작했어요.


 ‘인간의 기본적 욕구(Basic Human Needs)'가 국제개발협력의 주요 이슈로 부각되기 시작한 것이죠. 이로 인해, 협력의 중심에는 경제 & 인프라 발전보다 인간 생존에 필수적인 식량, 식수, 교육, 보건 가치의 기초적인 충족, 그리고 인간의 권리가 위치하기 시작했어요. 또, 이를 주도적으로 이끌어갈 국제기구들이 UN을 중심으로 생성되어 OECD/DAC, IDA, 세계은행 등과 본격적인 국제개발협력에 참여했어요. [더 알아보기 @1]


 이러한 흐름에 방점을 찍은 것이 바로 1986년에 열린 UNGA(UN 총회)에요. 이 총회에서  '발전의 권리에 대한 선언'이 채택(찬성 146, 반대 1(미국), 기권 8)되면서, 사회발전을 '개인'에 대한 권리 실현이라는 인권적 측면으로 접근하여 바라보게 돼요. 


 [발전권에 대한 영상 / UN - Development is human right]

https://www.youtube.com/watch?v=pdKfypBTtdI

 1990년대, '탈냉전' 시대가 열리면서 국제개발협력을 본격적으로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게 했어요. 이 시기에는 빈곤과 기아, 질병, 환경, 불평등 등 국제적 협력을 필요로 하는 문제들이 전면으로 부상하게 되었죠. 그것은 우리가 한 번쯤은 들어봤을 수도 있는 UN환경계획회의(1982). 지구정상회의(1992년), 비엔나 세계인권대회(1993년), 세계여성회의(1995년) 등의 유명한 국제회의로 이어져요. 개발협력의 패러다임이 경제개발 위주에서 사회발전 중심으로 변화하게 된 것이죠!



0-2. 스득 : 소개할게요. 오빠 므득이에요!

조금 어려울 수도 있는 얘기는 이제 거의 다 한 것 같아요 (다 왔어요!).


 사실 SDGs는, 굳이 따지자면 글로벌 아젠다 가족 중에 셋째에 속해요. 이렇게 설명하니 막장드라마 같지만... 배다른 오빠와, 친오빠가 있다고 할 수 있죠.


 1990년대까지 국제개발협력은 OECD의 DAC(개발원조위원회)를 필두로 이뤄져 왔어요. DAC는 개발도상국들의 모임인 G-77(당시 77개국, 현재 134국 이상)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방향을 잡아왔죠.


 그런데 DAC가 수많은 개발도상국들의 목소리에 지치기도 했고, 같이 돕기로 했던 친구들(어려운 말로 공여국~)이 돈도 잘 안 내주고, 유럽과 달리 효과도 기대했던 것만큼 나지 않아 큰 결심을 하게 돼요.


 "(아련) 얘들아... 이것 좀 같이 하자. 이게, 21세기 개발협력전략이라는 건데.."


 OECD/DAC는 [21세기 개발협력전략, IDGs]이라는 멋들어진 방안을 수립/채택하게 돼요. 역사상 최초로 원조 지원에 대한 공동의 로드맵이 생긴 것이죠.


 이 전략은 7가지 국제개발 목표를 제시했어요. 위에서 언급했던 '인간의 기본적 욕구'를 기반으로, 절대 빈곤 줄이자!, 교육 제대로 하자!, 양성평등 이루자!, 영유아와 산모 사망률 낮추자!, 보건 서비스 등 기초적인 사회서비스 개발하자!, 환경을 지속가능하게하자! 라는 목표들을 포함하고 있죠.

 이러한 목표들은 위에서 등장한 수많은 회의들의 의제와 보고서, 국제인사들의 뼈 있는 한마디들을 참고해 조물조물 만들어졌어요. 국제적인 원조 활동을 발전시키려는 모두의 노력이었죠.


 이러한 노력들이 모아져 열매로 맺어진 것은 바로 2000년 9월, 뉴욕에서 진행된 UN새천년정상회의(UN Millennium Summit)에서였어요. 이 회의에서 세계의 지도자들이 IDGs를 상당 부분 그대로 반영한 MDGs를 채택하였기 때문이죠!

로고에도 나와있듯이 빈곤퇴치가 주요한 목표였씀!

 MDGs의 8개 목표 중에서 7개는 저개발국가 또는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하였고, 8번째 목표는 선진국에게 적용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더 알아보기 @3] 그리고 하위에 구성된 21개의 세부목표/대상을 60개 지표를 통해 측정하여 2015년까지 이뤄보자는 계획이 담겨 있어요. 또 성과가 어느 정도 달성되고 있는지를 UNDP에서 추적하여 매년 보고서로 발간하기로 했고요.


 하지만 이 계획은 다양한 배경과 국제적인 환경(자연재해, 경제공황) 등으로 인해 순조롭게 달성되지는 못했어요. 빈곤 관련 지표는 많이 개선되었지만, 아직 8억 명 이상의 사람들이 아직 극심한 빈곤 상태에 있다는 것을 예로 들 수 있죠.


 부분적 달성에 대한 다양한 원인이 있지만, 그러한 문제들을 개선하고 조금 더 나은 계획으로 나아가 보자고 결의하여 만들어진 것이 바로 오늘의 주인공 SDGs에요(등장 scene이 긴 타입). 이제 주인공이 등장했으니, 당연히 다음 편에 계속해보려 해요. 커피도 다 마셨고 말이죠.


(예고) 사실 MDGs와 IDGs에도 '지속가능성'이라는 개념이 등장해요. 다음 편에서는 이 지속가능발전이라는 개념이, 어떻게 SDGs까지 이어지는지, 그 등장 배경에 대하여 살펴볼 거예요. 내일도 별다방에서 볼까요?

 




더 알아보기


@1 특히 당시에는 여성과 환경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어요. 1972년, 한정된 자원의 경각심을 일깨우며 환경보호를 촉구한 로마클럽의 보고서(성장의 한계, Limits of growth)는 다음 해 UNEP(UN 환경계획) 설립의 기초가 되었죠. 1976년에는 여성차별과 소외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면서 UNIFEM(UN 여성개발기금)이 설립되고, 1979년에 여성차별철폐협약(CEDAW)이 작성돼요.

 이밖에도 우리가 잘 아는 WFP(UN식량계획), UNIDO(UN공업개발기구), UNDP(UN 개발계획), FAO(국제연합 식량농업기구)뿐 아니라, 세계의 NGO들이 설립되며 개발도상국의 요구사항들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국제개발협력에 참여했죠. 이러한 글로벌 거버넌스의 등장은 국제개발 자체를 활성화시키고, 한 국가의 문제를 글로벌 문제로 끌어올리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어요.


@2, IDGs와 MDGs

권상철, 박경환 (2017). 새천년개발목표(MDGs)에서 지속가능개발목표(SDGs)로의 이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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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미친 친구 : ecleesia


https://brunch.co.kr/@ecleesia/13

https://brunch.co.kr/@ecleesia/14




1. 권상철, 박경환 (2017). 새천년개발목표(MDGs)에서 지속가능개발목표(SDGs)로의 이행. 한국지역지리학회지, 23(1), 62-88

2. 지속가능발전포털 http://ncsd.go.kr/app/index.do

3.  https://www.un.org UN 공식 인터넷 사이트

4. 세계시민 첫걸음 필독서 (국제개발협력 입문 개정 보증판), KCOC & KOICA ODA 교육원

5. 김지영 (2017). 국제개발 담론의 변천과 유엔 SDGs 시대. 사회과학논총, 20(1), 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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