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면 가을이 오려나

매일아침저널 3-4. 8월 12일 월요일 아침 _ 비

by 진심발자욱

그렇게도 간절히 기다리던 비가 온다. 하루에도 몇번씩 일기예보 어플을 들여다 본다. 비가 오면 시원해지겠지? 비가오면 시원해지겠지? 밤새 에어컨을 켜놓기가 싫어 타이머를 걸어두었더니 아침녘에는 더워서 잠이 깼다. 그런데 창밖을 보니 비가 오고 있다. 반가운 마음에 창을 열었다. 그러나 비가 들이칠 뿐 전혀 시원한 감이 없다. 일기예보에서는 오늘 이 비가 오고도 더위는 여전하고 밤에 열대야는 지속된다고 한다. 맥이 풀린다.


얼마전 휴가로 다녀온 런던에서도 비가왔다. 도착한 이후 며칠 동안은 런던도 무척이나 더웠다. 저녁에도 더위가 지속되어서 내가 생각했던 런던보다는 덥다는 생각을 했는데 사나흘 후 런던은 갑자기 본연의 런던 그 자체로 돌아갔다. 드문 드문 비가 오고 햇살은 뜨겁지만 그늘은 시원한... 도착한 그 며칠이 비정상적이었고 다시 런던은 정상적인 날씨로 돌아왔다. 그런데 그건 런던이었다.


여기는 서울이다. 비가 온다고 바로 쉬 그렇게 가을이 오지는 않는다. 기다려야 한다. 광복절도 지나야 하고 팔월도 보내야 한다. 그래야 가을은 온다. 어김없이... 하지만 그러한 과정을 해마다 그렇게 반복해도 자꾸만 기다리고 기대하게 된다. 오늘은 좀 나아지려나 좀 괜찮아지려나...


인생도 일도 날씨와 마찬가지인 듯 하다. 내가 오늘 이렇게 간절히 바라니 이루어지겠지 잘 되겠지 싶지만 노력한다고 바로 뭔가가 결과물로 나타나지지는 않는다. 그저 간절히 바라고 열심히 하는 동안 결과물이 쌓이고 시간이 쌓이다 보면 어느 순간 갑자기 짠하고 행운이 온다. 하지만 그 행운이 갑자기 짠하고 오는 것이 아니다. 나의 노력과 시간과 희망이 쌓여서 나타난 것이다.


그러기에 짧은 상념은 브런치에 묻고 비오는 오늘도 나는 출근을 한다. 오늘이 가야 가을이 오듯이 열심히 최선을 다해야 언젠가 내게도 행운의 여신이 나를 바라봐 주는 순간이 올터이니 말이다.






Photo by Anjana Menon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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