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호색, 여기까지 잘 왔어~ 노루귀

마음생태 쉼표, 월요 시선(詩選)

by 성낙필

[공지] 저의 '발행 설정' 실수로

'응, 여기까지 잘 왔어'

브런치북에 발행되어야할 글이

일반글로 발행 되었습니다.

새봄을 맞아 올라온

노루귀와 현호색을 감상하시며

너그러운 양해 부탁 드립니다.





못 만나는 줄 알았어.


노루귀



육십갑자 중 을(乙)로 돌아왔는데

너희들과의 이별가만 불렀던

지난 해는

영원히 가지 않는 줄 알았어.


낙엽의 문을 소리 없이 밀고

변함없이 찾아와 줘 고마워.


지난해 흘린 내 눈물이 걱정되어

큰 소리 대신

작은 색을 들고 왔구나.


아직 내 마음 숲은

겨울의 이름을

온전히 내려놓지 못했지만,


너희들

보라의 숨 하나가

땅의 맥을 먼저 풀고,


분홍과 흰 별들이

그 뒤를 따라

내 마음의 여명을 깨우는구나.



현호색



서두르지 않을게

빛이 허락한 만큼만 피고,


바람이 부르면

미련 없이 물러날게.



오래 머무는 법보다

제때 사라지는 법을

더 정확히 아는 얼굴로.



그래, 지금이야.

두려움보다 먼저 피어도 괜찮아.



응, 여기까지 잘 왔어.




【에필로그】

2025년 한 해는 너무 힘들어

새봄을

기대조차 못 했습니다.


브런치로 시작한 2026년.


육십갑자의 갑(甲)으로 맞이할

내년 봄을 향해


느리게 걸어가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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