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으로 보지 못하는 멍청이에게

마음생태 쉼표(3), 월요 시선(詩選)

by 성낙필

영겁을 흘렀으랴~

한 백 년을 누렸으랴~





각자가 서 있는 세월은 다르고

처음부터 함께할 계획이

있지도 않았을 터


무엇이 어울림이고

무엇이 그 가치랴~


그깟 수십 년 책받이

그깟 수십 년 자연살이로

자꾸만 무엇을 판단하랴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것만큼 느낄 수 있다지만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


하물며

공중에 티만큼도 살아내지 못하는

앎이 메이관데….




알아주지 않아

속 뒤집히고

속 뒤집힐까 알아달라

목청 높여 세워 본들


부질없다 또 알면서도

혼자일 수 없어

함께하는 세상살이에


그 또한

버려내기 어려우네




맑은 물 한잔에

흘려온 땀방울 위로 받기 위해

한 계단 두 계단

힘겹게 오르는 것이

우리네 보통 사람의 맘이거늘


세상은

올라온 계단 수를 세려 들고

순서조차 매기려 하네




에헤라디여~

어찌하리오


함께 서 있는 이 자리가

시작이 아니고 약속이 아니었지만

서 있는 이 자리에선


그저

순간에 함께할 뿐···.


응, 여기까지 잘 왔어.



<마치며~>


지난해 5월

마음 식히러 찾아간 오대산에서

쉼을 얻으려 갔음에도


숲을

느낌으로 보지 못하고

분석하려하고

자연성을 평가하려하고,


어느새 멍청해진

저의 직업병을 한탄하며 써내려간 한숨입니다.


내친김에 다음 화에는

‘직업병 예찬’을 해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