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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제도서관 Sep 22. 2024

위기의 시대, 돈의 미래

짐 로저스

ㅇ독서 플랫폼: 밀리의 서재

별점: 4.0/5.0

한줄평: 위기의 징후는 터지기 전까지는 조명되지 않는다

발간일: 2020년 11월 20일

읽은 시기: 2024년 9월 21일


1. 짐 로저스. 1987년 블랙 먼데이, 2000년대 초반 닷컴 버블,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예견했던 것으로 유명한 투자자다.  조지 소로스와 함께 퀀텀 펀드와 소로스 펀드 매니지먼트의 공동 설립자다. 농산물/선물 등 고변동성 투자에 공격적으로 투자한 결과 젊은 나이에 성공했다 (요새 말로 치면 경제적 자유 달성..) 본문에도 블랙 먼데이 당시 과열됐던 증시 분위기와 자신만이 그것을 알아차렸던 것, 그리고 숏 포지션으로 오히려 돈을 벌었던 내용이 나온다


2. 시점을 맞추는 것은 힘들다. 짐 로저스는 자신이 신참이었던 1970년 1월에 풋옵션을 매수했던 일화를 소개한다. 실제로 1970년 6월이 되자 주가는 붕괴하고 기업이 도산하기 시작하면서 보유자금이 단숨에 3배가 되었지만, 공매도한 기업들의 주가가 계속 상승하면서 소위 깡통을 차게 된다. 실제로 그가 공매도한 6개 기업은 2년 후 모두 파산했으므로 이 예측 자체는 맞았지만 공매도 당시에는 아니었으니 틀린 판단이었다.


3. 짐 로저스도 여러번 틀렸다. 거시경제 전망이란 애초에 단 번에 맞는 경우가 별로 없다. 1970년 당시 실패 일화를 자신의 책에 자랑스럽게 쓸 수 있었던 이유는 이 실패를 교훈삼아 그 뒤에 왔던 블랙 먼데이, 닷컴 버블, 서브프라임 사태 등을 예측한 투자자로 알려졌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이 발간된 2020년 11월로부터 4년이 지난 지금 그가 예측했던 것은 얼마나 맞았을까? 4년 전 발간된 이 책에서 그는 여러 자산에 대한 예측을 했는데 1) 한반도를 좋게 본것 2) 인도를 나쁘게 본 것 3) 중국을 좋게 본 것 세 가지는 결과적으로 모두 틀렸다. 지난 4년 간 지역별 성과를 비교하면 인도는 아주 좋았고 중국은 아주 안좋았으며 한국은 중국보다는 조금 나은 정도였다.


3-1 북한 채권 투자. 그는 북한 채권에 투자한 것으로도 유명하다(https://www.wowtv.co.kr/NewsCenter/News/Read?articleId=A202309110034) 남북한이 5년 내에 통일 될 것으로 본다고도 했지만 여전히 그렇지는 않다. 통일이 될 경우 북한 채권을 한국 정부가 대신 갚아줄 것을 기대했던 모양이다.


3-2 한국 증시를 좋게 본 것. 이 책이 발간된 2020년 11월 20일 날짜로 코스피 종가는 2550이었는데 2021년 6월 3250 고점을 찍고 지금 다시 2500으로 회귀했다.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이 한국 증시를 좋게 보고 고점에 물렸다면 손실 금액은 더 커졌을 것이다. 


3-3 한국 경제와 부동산. 결과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오르긴 했는데, 그 내용을 보면 문제가 많다. 가계부채로 끌어올린 부동산 가격이 한계에 봉착해 한국은행 총재 혼자 버티고 있다. 그마저도 미국이 50bp 빅컷을 단행한 만큼 한국도 기준금리를 낮추라는 압박은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가장 생산성이 낮은 부문으로 자금이 몰리고 기술 혁신을 주도해야할 인재들은 공대에 진학하지 않는다. 


3-4 부동산의 실수요는 내수가계부채가 문제라는 일본이 GDP 대비 65%인데 우리는 110%를 돌파했다. 부동산 실수요인 내수 경기가 좋아질 것 같지 않다. 가계부채가 늘어나면 가처분소득이 줄어 소비여력이 줄고, 국내 산업 경쟁력이 악화되면서 삼성전자를 포함한 국내 주요 기업의 구조 조정 이야기가 나온다. 증권사들은 이들 주요 기업들의 목표 주가를 하향하고 있다. 인구 구조 문제, 연금 문제, 청년 실업 문제 등은 답 없이 악화되고만 있다.

3-5 부동산 밸류에이션. 이미 문제가 터져서 모두가 그 사실을 알게 될 때는 늦다. 이미 부동산 붕괴가 진행 중인 중국 부동산과의 밸류에이션 매트릭을 가져왔다. 물론 국가 안에서도 지역별로 다소 다를 수 있고, 시총과 인구 비례로 생각해봐도 중국 비중이 압도적으로 큰 것은 사실이다. 우리나라는 "아직은" 공실률이 중국에 비교하면 그렇게 높지는 않지만 임대 수익률이 비슷한 수준으로 낮고, PIR과 PRR도 높은 편이다. GDP대비 가계 부채 비중은 더 높고 (한국 105% vs 중국 63%) 가계 자산 내 부동산 집중도도 더 높다 (한국 80% 중국 62%)


3-6 주식 시장은 좁은 문이 하나 있는 극장과 같다. 불이 나서 모두가 나가고 싶어할 때는 쉽게 나가지 못한다. "스킨 인더 게임"이라는 책에서 나심 탈레브가 주식 시장에 대해 말한 것인데 부동산 시장은 유동성이 더 안 좋다. 이 모든 악재에도 정책자금 넣어서 연명시켜주고 있기 때문에 언제 붕괴할거라고 시점을 특정하긴 어렵지만, 그 시점을 뒤로 미룰수록 그 파급력은 더 커질 수 있다.


4. 경제 전망은 힘들지만, 경제 분석은 의미가 있다. (History Doesn't Repeat Itself, but It Often Rhymes” – Mark Twain.) 동일한 역사가 반복되지는 않지만 비슷했던 역사의 분위기는 있다. 이 책에도 1920년대 호황이 어떻게 1929년 대공황으로 이어지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민족주의와 극우의 부상에 대한 파트가 지금과 겹친다는 생각이 들던 찰나 보게 된 기사가 이거였다: 라가르드 ECB 총재, “세계 경제, 대공황 초래한 1920년과 비슷” 경고(https://www.g-enews.com/article/Global-Biz/2024/09/20240921170126730e30fcb1ba8_1)


5. 당신이 상식으로 믿고 있는 것 대부분은 15년 후 상식이 아니게 될 가능성이 높다. 8월 초 엔케리 청산으로 일본 증시가 급락할 때 같이 조명됐던 것이 난카이 대지진이다. 30년 내 80%의 확률로 발생한다는 규모 9.2의 난카이 대지진(https://www.asiae.co.kr/article/2024091110121795979)에 대한 기사가 나오면서 일본 여행을 취소해야하는 것 아니냐했지만 사람들은 벌써 적응한 듯 하다. 위기의 징후는 가장 처음 조명된 시점에만 사람들이 신경쓰고 결국 터지게 될 때까지는 다시 잊고 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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