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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제도서관 Jun 11. 2024

우리는 각자의 세계가 된다

Livewired, 데이비드 이글먼

독서 플랫폼: 밀리의서재

별점: 4.5/5.0

한줄평: 풍부한 사례로 풀어낸 뇌의 무한한 가능성

발간일: 2023년 1월 17일

읽은 시기: 2024년 6월 9일


0.     뇌 가소성(plasticity)이란 사람의 뇌가 마치 플라스틱처럼 어떠한 형태로든 적응하고 유지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플라스틱은 한 번 굳으면 모양이 바뀌지 못하는 데 반해 사람의 뇌는 끊임없이 배워서 변할 수 있으므로 저자는 생후배선(livewired)이 더 옳은 표현이라고 주장한다. 다만 학계에서는 여전히 뇌가소성을 더 많이 사용해 저자도 책에서 이 둘을 종종 혼용해 사용했다. 책 제목인 “우리는 각자의 세계가 된다”는 이 생후배선을 책 내용에 맞게 풀어 쓴 것이다.

 

1.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저자는 신경과학과 교수이자 감각대체 연구에 기여하는 BCI 장치 개발 기업의 대표다. 최근 많이 주목받은 BCI 제품은 연초 FDA 승인을 받고 사람의 뇌에 칩을 심은 뉴럴링크다. 테슬라와 스페이스X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일론 머스크는 두뇌에 직접 칩을 삽입하는 사업도 하고 있다. 연내에 10명, 2030년까지 22,000명의 머리에 칩을 심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



2.     건강관리 트렌드의 변화:비만약과 혈당관리: 당뇨병약으로 개발됐던 GLP-1 기전이 비만약으로 주목받게 된 것은 혈당 관리가 비만 치료의 핵심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포도당(glucose)이나 과당(fructose)이 많은 음식을 섭취하면 혈당이 급격히 증가하는데 이를 조절하기 위해 인슐린이 분비되면 허기를 느껴서 음식물을 계속 섭취하기 때문이다. 1960년대의 미국인들은 지금처럼 비만율이 높은 사람들이 아니었는데 그동안 미국인들의 식습관에 큰 문제가 생긴 것은 분명해 보인다


3.     달고 짠 고칼로리 음식이 맛있는 이유. 음식물이 부족하던 원시 시절의 인류에게는 고칼로리 음식물 섭취가 생존에 유리했기 때문이다. 특정한 형태의 화학 혼합물의 냄새(바베큐 냄새: 긍정 vs 설사 냄새: 부정)나 시각 정보(꽃: 긍정, 바퀴벌레 모습: 부정), 청각 정보(아기 웃음소리:긍정, 비명소리:부정)에 대해 우리가 즉각적인 감정 반응을 느끼는 것과 같다. 감정은 진화의 결과 생긴 인간의 고유한 특성이므로 특정한 분자 화합물이 본질적으로 왜 어떤 감정과 연결되야하는지 기계에게 학습시키기가 어려운 이유다.


4.     GLP-1 기전의 리스크. 이상의 논의를 종합하면 GLP-1 기전의 리스크는 없지 않다 (논란의 여지는 있다) GLP-1 투약 경험을 토대로 인터뷰한 영상의 내용이다.(링크:https://www.youtube.com/watch?v=0YMnHNIuK3M&t=7709s&ab_channel=TheDiaryOfACEO, Ozempic Expert: They’re Lying To You About The Side Effects!) 비만약 치료제는 환자를 식욕이 거의 없게 만들어서, 그 결과 먹지 않게 되서 살이 빠지는 것인데, 포만감으로부터 오는 긍정적인 감정이나 삶의 의욕이 줄어들면 우울증 환자의 경우 자살 충동이 늘어날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내용이다. 


(이번 블로그 리뷰의 비만약 관련 내용은 책 내용에는 직접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하지만 1960년 이래 미국인들의 패스트 푸드 과다 섭취가 비만으로 이어진 것과 현재 GLP-1 기전의 비만약이 효과를 갖는 이유는 모두 뇌과학적인 이유가 핵심인듯 하여 순서에 맞게 편집하였다. 인공지능과 관련된 내용 역시 마찬가지로 본문에서 직접적인 언급되지 않았으나 순서에 맞게 재구성하였다.)



5.     감각 대체 및 확장. 네오디뮴 자석을 손가락에 이식해 자기장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의 사례가 나온다. 필스페이스라는 허리띠는 북쪽 방향 모터가 진동함으로써 사용자의 방향 감각을 확장시켜준다. 시각장애인 중에는 박쥐가 음파를 쏴서 사물의 위치를 파악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공간지각을 확장한 사례가 있다. 초인간적 감각 확장 및 인지능력을 군사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SF 드라마의 흔한 소재인데 점점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 같다. 


6.     기계학습 관점에서의 현상과 본질. 현상은 본질의 그림자일 뿐인데 우리가 관측할 수 있는 대부분의 데이터는 본질보다는 그 결과 나타난 현상이므로 데이터 기반 AI의 사고판단은 현상적 도메인에 특화됐다고 할 수 있다. 체스, 바둑, 번역 등은 닫힌 규칙 하에서 반복적으로 재현할 수 있는 현상 데이터를 손쉽게 축적할 수 있으므로 기계학습에 특화된 도메인이다. 


반면 사람의 뇌는 어린 아이도 쉽게 하는 일인데도 기계가 못하는 영역도 많다. 사람의 감정을 완벽히 이해하는 것처럼 보이는 기계가 결국 등장한다 하더라도 실리콘 반도체 기반의 두뇌가 사람의 뇌와 다르다는 본질적 차이는 계속 남을 듯하다. 


7.     이성(logos) vs 감정(pathos). 그리스 철학자들은 사람을 동물과 구별하는 주요 특징으로 이성을 강조했지만 이제는 인간과 기계를 구별하는 특징으로 감정에 주목해야 하는 시대다. 이성에 기반한 논리적 사고체계의 많은 부분을 AI가 더 잘하고 있는데 기계학습은 정보 소실이 없이 점점 더 성능이 좋아지기만 할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 안면인식 기술로 사람의 감정을 읽어내고 음성합성(TTS: Text to Speech)으로 사람처럼 풍부한 감정을 담아 말할 수 있는 인공지능이 등장했지만 (GPT 4-Omni, OpenAI) 하지만 아직 기계가 감정을 느낄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


8.     감정은 진화의 산물. 오랜 시간을 거쳐 진화에 유리한 방향의 자극물에 대해 긍정적인 감정을 느끼는 것이 감정의 본질이라면, 출현한 지 얼마 안된 인공지능은 “아직은” 감정을 느끼는 것이 불가능하다. 1) 나라는 개체를 개별적으로 인식하고 2) 촉각이 있고 자가수복이 가능한 로봇에게 생존 명령을 프로그래밍하거나 3) 고통을 느끼는 로봇을 만들 수 있다면 감정을 느끼는 것이 가능하다는 주장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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