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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제도서관 Feb 25. 2024

버블은 어떻게 만들어져 터졌을까

풍요와 거품의 역사_안재성

독서 플랫폼: 밀리의서재

별점: 3.5/5.0

한줄평: 고대까지 거슬러가 본 자산 버블의 역사

발간일: 2018년 7월 24일

읽은 시기: 2024년 2월 24일


1. 튤립버블은 진짜일까. 일반적으로 많이 알려진 자산 버블은 "튤립 버블"이다. 1630년대에 네덜란드에서 상류층의 인기 상품으로 부상하며 가격이 급등했으나 금방 가격이 급락했던 것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풍요와 거품의 역사"에서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많이 알고 있는 형태의 튤립 버블을 다룬다.


2. 이 튤립 버블이 사실은 없었다는 주장도 있다. 비트코인 전문가로 요즘 많이 등장하는 오태민 작가(https://www.youtube.com/watch?v=zUFEUNoyoxQ&ab_channel=%EB%A8%B8%EB%8B%88%EC%9D%B8%EC%82%AC%EC%9D%B4%EB%93%9C)의 영상이다. 역사학자가 골드 가의 연구에 따르면 튤립 거래에 참여한 이들은 아주 극소수였으며 네덜란드 법원에 튤립 때문에 파산 신청한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는 것이다. 


3. 자연스러운 수요 공급의 법칙. 터키에서 온 튤립은 서유럽에서 재배가 잘 안 되니까 가격이 비싼 사치품이었다. 근데 가격이 오르니 신호가 되어서 인재와 자원이 모여 대량 생산을 하게 됐고 그 결과 가격이 내려갔을 뿐이라는 것이다. 결정적으로 참가자 많지 않은 시장이었으므로 심각한 붐-버스트는 없었다는 주장이다.



4. 튤립 가격 그래프만 보면 버블은 맞는데 경제 충격은 크지 않았을 수는 있다. 상품의 가격 변화를 시계열로 나타내는 경우 튤립의 가격은 굉장한 상승/하락으로 기록한 것은 맞다. 이 그래프만 보면 튤립 가격 상승률 자체는 버블은 맞지만 두 가지 시사점이 있다. 1) 지속가능성(=가격 균형의 안정성) 2) 유통 물량을 고려한 실제 경제의 충격이다. 


5. 애초에 버블로 형성된 가격은 지속가능하지 않았다. 어떤 자산 가격을 버블이냐 아니냐를 가를 수 있는 요인은 1) 해당 수준의 가격이 오랜 기간 유지되고 2) 충분히 많은 거래자들이 시장에 참가해 이 가격에 사고 파는 물량이 많아야 한다는 점인 것 같다. 또한 이 거래에 참여한 사람들 또한 극소수였을 뿐이므로 경제에 충격도 미미했을 수는 있다.


6. 중앙은행이 금을 보유하는 이유는 전통이기 때문이라는 대답에서도 힌트를 얻을 수 있다. (금본위제를 폐지했는데 왜 중앙은행이 금을 보유해야되냐에 대한 벤 버냉키 전 연준의장의 대답) 어떤 상품의 가치를 높게 인정하는 이유는 그렇게 인정받아왔던 오랜 역사가 있기 때문이다. 반면 어떤 자산 가격의 급등을 버블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굉장히 짧은 기간동안 소수의 거래자들끼리만 거래되었기 때문이다. 


7. 비슷한 시기에 형성됐던 버블로 미시시피 버블이 있다. 루이 14세가 남겼던 막대한 빚을 청산하기 위해 프랑스의 존 로는 미시시피 회사를 설립해 루이지애나 지역의 무역과 광산 채굴 개발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이에 회사 주가가 크게 올랐으나 실제로는 사업을 한 게 아무것도 없었고 결국 주가가 다시 하락하며 투자자가 큰 손실을 봤던 사례다. 


8. 경제학이라는 학문은 역사 자체가 짧다. 이 때문에 비교적 근현대에 발생했던 사건들을 중점으로 배운다. (그마저도 실제 역사보다도 수학적으로 정교한 모델이냐가 더 중요한 것으로 치는 듯 하다) 대표적으로 1990년대 일본 버블, 2000년대 미국 부동산 버블과 MBS 등 금융파생상품이 어떻게 금융위기를 초래했는지 등이다. 잘 알지 못했던 과거의 자산 버블 사례들을 가볍게 훑어보고 싶을 때 괜찮은 책인 것 같다.


9. 글로벌 주식 시장이 매우 뜨겁다. 엔비디아, 일라이 릴리 등 상승을 주도하는 기업들은 매 분기 높은 실적 전망을 상회하며 투자자들을 환호하게 만들고 있다. 일본은 최근 신고가를 갱신하며 과거 버블경제 당시의 고점을 회복했다. 얼마 전에 커버한 책(https://brunch.co.kr/@econbook/5)에서도 언급했지만 일본 전문가들은 오히려 현 상황을 경계하고 있는 것 같다. 


10. 일본은 다시 버블경제에 진입했을까 1) 1억 2천만이라는 인구로 내수가 중요한 일본이라는 나라에서 2) 국민들은 80%는 중소기업에 종사하는데 이들의 임금은 오르지 않았으며(물가를 감안하면 중소기업 종사자들의 실질임금은 낮아졌다) 3) 여전히 디지털 전환에 뒤쳐지며 막대한 손해를 보고 있는데 4) GDP대비 260%라는 막대한 부채때문에 금리를 올리지 못하는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엔저가 고착화된 것이 결코 장기적으로 좋은 환경은 아니라는 점이다. 


11. 나름의 상승 이유는 있다. 엔저로 자동차, 반도체 등 수출 대기업들이 돈을 잘 벌고 기업 지배구조도 개선되고 있다는 점 등이 일본증시 강세의 이유이기는 하다. 중국 증시 부진으로 아태지역에 투자된 자금이 중국에서 빠져나와 일본과 인도로 유입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증시를 올렸다는 의견도 있다. 일본 정부의 부양책으로 개인투자자들의 투자를 촉진시켜(NISA) 부양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그런데 오랜 저성장에서 자라난 일본의 젊은이들이 한국인들처럼 레버리지를 일으켜 투자를 할 것인지는 개인적으로는 회의적이다.


일본에 오래 거주하셨다는 교수님들은 상황이 바뀐 것이 없는데 왜 주가가 오르는지 모르겠다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이명찬 박사, 일본이 폭삭 망하기 직전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61ypJ4GJr9c&ab_channel=%EA%B9%80%EC%9E%91%EA%B0%80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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