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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수집 #5.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사랑이 행하는 기적

by 신상우

You make me want to be a better man


- 영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중 주인공 멜빈 유달 역을 맡은 잭 니콜슨의 대사 -




영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의 주인공 멜빈은 강박장애를 가진 괴팍한 성격의 보유자다. 자신만의 규칙을 철저히 지키면서 다른 사람을 믿지 못하고 심지어 무시까지 하는 이기적인 사람이기도 하다. 그러나 캐롤을 만나고 그는 전혀 다른 사람으로 바뀐다. 설렘과 사랑의 따뜻함을 처음 느낀 그는 표정에서도 행동에서도 이전과는 다른 따뜻함이 묻어나기 시작한다. 그의 변화가 절정에 달하는 시점은 멜빈이 캐롤과 데이트를 하면서 위의 대사를 말하는 때다.


"You make me want to be a better man"

(당신은 내가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게 만들어요)


세상에서 자기밖에 모르던 사람이 상대를 위해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은 소망을 품었다. 나는 이 대사가 사랑이 행할 수 있는 가장 극적인 기적이라 생각한다. 사람은 모두 다 이기심을 품고 산다. 현대사회에서는 이기심을 일부 권장하기도 하며 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 것이라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사랑 앞에서는 모든 게 달라진다. 사랑은 나의 것을 내어주어 상대의 빈 부분을 채워주는 것이다. 상대가 부러질 것 같이 위태로워 보일 때 우직한 기둥이 되어 그의 옆에서 비바람을 막아주는 것이 사랑이다. 사랑 앞에서 이기심은 한없이 초라해질 수밖에 없다.


상대를 위해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소망을 품고 있다면 그 사람은 상대를 정말 많이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한 상대가, 그러한 사랑이, 그러한 기적이 찾아온 것에 감사함을 느끼며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그 마음을 오래오래 간직하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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