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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코타운 May 24. 2016

우리가 먹는 빵은 빵이 아니었으니...

빵에 들어가는 첨가물 이야기

20세기 초 ‘사기 억제를 위한 국제회의(International Congress for the Suppression of Fraud)’가 소집한 전문가 집단은 빵을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1).


어떤 수식어도 붙지 않은 빵이라는 단어는 오로지 밀가루, 사워도우배양액(발효종) 혹은 맥주나 곡물로 만든 효모, 물, 소금을 섞은 반죽에서 나온 산출물에만 사용된다.


이 기준에 따르면 오늘날 우리가 먹고 있는 대부분의 빵은 빵이 아니다. 순수한 빵이 아니라는 말이다. 그럼 우리가 먹은 것은 뭐였단 말인가?

니들은 빵이지 말입니다. 뭐라구요? 아니라구요?


그럼 빵을 빵이 아니게 만드는 이유는 뭐 였을까? 첨가물 때문이다. 빵에는 위에서 설명한 4가지 주원료 이외에 15~20가지 정도의 첨가물이 들어간다. 여기서 주원료라 함은 밀가루, 발효종 또는 효모, 물, 소금 등 4종 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도우 컨디셔너(dough conditioners) 이다. 아주 작은 양이 들어가니 별도로 라벨링을 할 필요가 없다.


여기 빵을 만들 때 가장 일반적으로 들어가는 20종의 주원료와 첨가물 목록이다.


주원료, 빵을 만드는...


1. 밀가루 - 절반정도의 빵은 통밀가루(whole wheat flour)를 사용했다. 나머지 빵은 정제(refined) 또는 강화(enriched) 밀가루를 사용하고 있었다.
2. 소금 - 간을 맞추기 위해 반드시 들어가는 첨가물이다. 또한 효모(yeast)에 의한 발효의 균형을 맞추는데도 중요하다.
3. 물 - 물 없이는 빵을 만들 수 없다. 밀가루에 물을 개어서 반죽을 하면 글루텐 단백질이 밀가루를 찰기 있게 만든다.
4. 효모(yeast) - 효모는 살아있는 생물이다. 도우(dough)의 탄수화물을 이산화탄소와 알코올로 전환시키면서 도우를 부풀어 오르게 한다.


첨가물, 빵을 빵이 아니게 만드는...


5. 비타민과 미네랄 - 정제 밀가루를 주원료로 사용하는 경우 부족한 비타민과 무기물질을 보충하기 위해 첨가한다. 비타민 B1, B2, B3, 엽산, 철분을 첨가한다. 통밀가루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추가로 보충할 필요가 없다. 밀가루의 겨나 씨눈에 이미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밀가루를 정제하면서 제거해버린 영양소를 인위적으로 다시 넣어주는 것에 불과할지도 모르겠다.
6. 콩기름 - 기름이나 지방은 빵의 식감을 좀 더 부드럽게 만들고 향미를 증가시키는데 사용된다. 당연히 칼로리도 높아진다. 이외에도 빵을 진열 했을 때 식감이 나빠지는 것을 어느 정도 방지하는데 도움을 준다. 콩기름이 가장 값이 싸니 상업적으로 많이 이용된다. 집에서라면 올리브유를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7. 밀 글루텐 - 글루텐은 도우를 더 잘 부풀어 오르게 하기 위해 사용한다. 또한 빵의 구조적인 안전성과 씹는 맛을 증가시킨다. 물론 밀가루에는 자연적으로 글루텐이 존재하고 있다. 그렇지만 좋은 식감을 만들기 위해서는 반죽을 치대는대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 밀 글루텐을 첨가하면 이 노력을 줄일 수 있다.
8. 황산칼슘 -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파리의 반죽"이라고 알려져 있다. 황산칼슘은 자연계에서는 흰색결정체로 존재한다. 빵을 만들 때는 도우 컨디셔너로 작용한다. 상업용 제빵에서는 (1)도우의 부풀어 오르는 시간을 단축하거나 (2) 빵의 진열시간을 증가시키기 위해, (3) 도우의 기계 친화성을 증가 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다양한 종류의 도우 컨디셔너가 사용한다.
9. 모노와 -글리세라이드류(glycerides), 에톡실화 모노와 -글레세라이드류 - 동물 또는 식물 유래의 물질이다.  첨가제는 식감과 부피를 증가시키는 도우 유연제, 유화제, 이형제(구이판에서 쉽게 떨어지게 하는 역할) 역할을 하는 도우 컨디셔너이다.
10. 고과당 옥수수시럽 - 많은 빵은 감미와 도우를 쉽게 부풀게 하기 위해 과당시럽을 사용한다. 효모는 당을 좋아 하기 때문에 발효를 촉진시켜 빵을 쉽게 부풀어 오르게 한다. 고과당옥수수시럽을 사용하는 이유는 당 중에서 가장 저렴하기 때문이다.
11. 프로피온산  - 보존제로 곰팡이와 세균의 증식을 억제한다. 보존제라고 하면 안전성에 대해 우려하지만, 과학적인 실험에서 안전한 것으로 판명이 났다. 물론 곰팡이나 세균에 오염된 빵을 먹는  보다  안전한 것은 말할 나위가 없다.
12. 대두 레시틴(soy lecithin) - 가장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식품첨가물이다. 이 물질은 여러 첨가제들이 서로 잘 융화되게 하는 역할을 하는데, 빵이 매대에서 오래동안 신선도를 유지하는데 도움을 준다.
13. 스테아릴젖산나트륨(Sodium stearoyl lactylate) - 음~~ 이제부터는 조금씩 어려워진다. 도우 컨디셔너 중 유화제 역할을 하는데 사용된다. 식감을 유지하고 빵의 크기를 증가시킨다. 지방이 도우와 잘 섞이도록 만들어줄 뿐 아니라 습윤제의 역할을 한다. 단맛도 약간 난다.
14. 일인산석회(Mono-calcium phosphate) - 발효제이자 보존제이다.
15. 효소(enzymes) - 도우가 부풀어 오르는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사용한다. 아밀라제(amylase) 프로아제(protease) 가장 유명한 효소이다.


16. 황산암모늄 - 효모의 먹이(영양소)로 도우가 빨리 부풀어 오르게 한다.
17. 아스코빅산(비타민 C) - 우리의 건강을 위해 첨가하는 것은 분명 아니다. 밀가루 반죽을 아주 약간 산성으로 만들어 효모가 자라기 좋은 환경을 만든다. 결과적으로 도우가 부풀어 오르는 시간을 단축한다. 이것도 도우 컨디셔너의 일종으로 볼 수 있을까. 기능상으로는 그렇다.
18. 벌꿀 - 이건 왜 넣는지 모르겠다. 이유는 다음에 찾아 보고 이번에는 패스.
19. 아조다이카본아마이드(Azodicarbonamide, ADA) - 또 하나의 도우 컨디셔너이자 밀가루의 탈색제(희게 만드는 역할)이다. 미국에서는 45 ppm 까지는 사용할 수 있는 물질이지만, 유럽에서는 천식 또는 알러지 반응을 일으킬 수 있어 식품에 첨가가 금지된 물질이다. ADA는 빵을 굽는 과정에서 semicarbazide로 완전히 분해되는 데 이 물질 역시 일반적인 농도에서는 위해성이 없는 것으로 미국 식품의약품안전청(FDA)은 평가하고 있다. FDA는 ADA에 대해 안전한 물질이다, 라고 결론 내리고 있다.
20. DATEM - Diacetyl Tartaric Acid Esters of Monoglycerides의 약자이다. 도우 컨디셔너로 도우가 균일하게 크게 부풀어 오르게 한다. 이 역시 FDA에 의해 안전한 물질로 평가 받았다. 과량 사용 시 쥐 실험에서 가슴근육 섬유증과 신장 비대증이 관찰되었다.
첨가물이 없었다면 빵은 장인만 만들 수 있었지 말입니다.^^


이상의 예에서 살펴보았지만 주원료를 제외한 대부분의 첨가물은 밀가루 반죽인 도우가 잘 부풀어 오르게 하는데 사용된다. 빵을 빵답게 하는게 쉽지는 않은 모양이다. 이외에 빵을 매장에서 더 오랫동안 전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보존제도 첨가제의 주 용도 중 하나이다.


물론 이와 같은 첨가물을 사용하지 않고도 빵을 만들 수 있다.  요즈음 "천연발효종"을 사용한 빵 중 무첨가를 표방하는 제품이 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런 조건에서 빵을 맛있게 만들기 위해서는 오랜 발효시간과 도우를 아주 많이 치대어 반죽하는 수고로움이 들어야 한다. 쉽지 않은 일이고,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건강을 중시하는 요즈음 이런 무첨가 빵들을 제조하는 천연발효종 빵집이 점점 더 늘어 나는 추세이다(경제적인, 기술적인 이유로 쉽게 늘어나지는 않을 것 같다).


천연 발효종을 사용하는 빵은 기존의 산업화된 빵과는 또 다른 맛을 선사한다. 다양성이 증가하는 것은 좋지만 기존의 빵이라고 건강에 위해를 가하진 않는다. 그러니 "천연" 또는 "무첨가" 마케팅에 너무 예민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1)  글루텐을 위한 변명, http://www.dongascience.com/news/view/4784

* 이 글은 "The Top 20 Ingredients Used in Bread"의 글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원글은 이곳에서 찾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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