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바의 수(Dunbar’s number)는 한 사람이 안정적으로 상호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의 숫자를 가리킨다. 사회성이 좋은 사람도 이 숫자를 넘어가면 뇌의 한계용량을 넘어가므로 ‘던바의 수’ 이상의 관계를 만들어 나가기는 어렵다. 결국 던바의 수는 인적 네트워크의 한계를 의미한다.
영국의 인류학자 로빈 던바(Robin Dunbar) 교수가 주장한 이 수는 1992년 문헌조사를 바탕으로 100-230명 사이의 숫자가 제안되었으며, 일반적으로 그 중간인 150명이 통용된다. 그 150인에 포함되는 사람들을 “초대받지 않은 술자리에 우연히 동석해도 당혹스러워하지 않을 정도의 사람”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물론 그중에서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는 사람은 대부분 20명 이내이다.
페이팔(PayPal)의 설립자이자 링크드인(LinkedIn)의 공동 설립자인 호프만(Reid Hoffman)은 고도의 네트워크 세계에서 당신이 무엇을 읽었느냐 보다 누구를 알고 있느냐가 더 중요한 지식이라 말한다. 그는 이를 네트워크 지능(Network Intelligence)이라고 정의했다.
그런데 이 네트워크 지능이라는 것도 결국 던바의 수에 영향을 받는다. 대개 친하게 지내는 사람은 많아야 20명이고, 알고 지내는 사람도 100여 명에 불과하다. 예상과는 달리 당신이 기업의 CEO이든 유명한 연예인이든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럼 중대하고 해결하기 힘든 문제에 직면했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혼자서 머리를 싸매거나 구글 검색에 의지할까? 아니면 주위의 동료들을 소집하여 회의를 할까? 음, 처음에는 이렇게 하기 마련이다. 나쁘지 않다.
호프만은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준다.
그가 페이팔(PayPal)에서 일할 때 빌포인트(BillPoint)가 가장 커다란 경쟁자였다. 어떻게 빌포인트를 넘어설 것인가가 그의 첫 번째 도전과제였다. 빌포인트는 강적이었다. 웰파고(Well Fargo) 은행의 지원을 받고 있었고, 페이팔의 가장 중요한 파트너이기도 했던 이베이(eBay)가 소유주였다. 내부의 지혜를 총동원했지만 빌포인트를 이겨내기에는 내부의 힘만으로 불가능했다. 외부의 아이디어(Outthink)가 필요했다. 그는 팀원들에게 친구이든, 사업 파트너든, 아니면 빌포인트의 내부 직원이든 만나서 시장의 정보를 최대한 끌어 모으라고 요구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두 가지 중요한 사실이 발견했다.
빌포인트는 웰파고 은행과의 관계가 고객에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과,
이베이 사용자들은 빌포인트와 은행 간의 관계보다는 사용자 편의성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호프만은 이런 정보를 바탕으로 다른 무엇보다 고객의 편의성을 증대하는 데 집중했다. 우리나라는 아직도 액티브 엑스에 질려있지만, 페이팔은 고객들이 쉽게 결재할 수 있도록 만드는데 집중했다 그리고 성공했다. 결국 이베이는 페이팔을 15억 달러에 인수했다. 빌포인트를 물리친 것이다.
네트워크 지능이 중요한 이유는 높은 가치가 있는 전문적인 정보는 종종 다른 사람들의 머리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외부) 사람들이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에 대해 시의 적절하게 자문을 제공할 수도 있고, 상황에 적합한 조언을 할 수도 있고, 또 구글에 아직 발표되지 않은 것들에 대해서 미리 알고 있을 수도 있다. 당신이 알고 있는 사람들이 가진 중요한 정보와 인사이트(insight)가 결국 당신의 경쟁적 우위를 만드는 요소가 된다.
호프만은 정말 어려운 문제를 직면했을 때는 네트워크 지능을 활용하라고 말한다. 5명의 팀원 각자가 75명의 외부 사람을 알고 있으면, 그 팀의 정보력은 375명으로 확장된다. 한 개인의 던바의 수를 훨씬 넘어서는 숫자이다.
CEO들은 엄청난 인적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렇지만 직원들 역시 다양한 인적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종종 잊어버린다. 직원들이 외부에서 가져온 정보와 아이디어가 현재 직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다.
호프만은 직원들이 외부와의 인적 교류를 활발히 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제안하고 있다. 이것은 결국 직원들의 경력 개발에도 도움이 된다. 호프만은 직원들에게 지인들 중 가장 스마트한 사람 3명에 대해서 질문하고, 근무 시간에 외부인들을 만날 수 있도록 하고, 직원들이 소셜 미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도록 돕고, 소셜 미디어에서 영향력 있는 직원에 대해 격려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오픈 이노베이션'의 개인형 버전처럼 보이지만 분명 효과는 있을 것 같다. 지식 사회에서 서로 다른 분야의 사람들과 교류하는 것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샘솟게 하는 일임에 분명하기 때문이다. 책상에만 죽치고 있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경우는 거의 보지 못했다.
호프만은 말한다. “네트워크 지능 없이 당신 회사는 생존할 수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지금 우리는 네트워크 지능을 적절히 활용하고 있는가?
(사족) 우리 주변의 사람들은 모두 너무 잘났다. 어떤 자문에도 돈을 쓰고 싶어 하지도 않고, 또 그래야 한다는 것도 이해하지 못하는 듯하다. CEO들은 직원들이 근무시간에 다른 사람들을 만나는 것을 싫어하는 경향이 있다. 허긴~ 내부의 역량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데 무슨 네트워크 지능까지 갈 필요가 있을까. 이런 이야기는 다 실리콘밸리에서나 통하는 이야기인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런 강의를 듣고 책을 사는 걸 보면 꼭 그렇지도 않은 것 같은데 그런 분들은 다 어디 계셨는지 모르겠다.
<참고 및 인용>
던바의 법칙, 인맥왕도 연락은 150명 한계... 진정한 관계는 20명
- http://economy.hankooki.com/lpage/society/201411/e2014110122564093760.htm
LinkedIn's billionaire founder shares his best networking advice
- http://www.businessinsider.com/reid-hoffman-on-networking-intelligence-2015-2?op=1#ixzz3Skg3vrZ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