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호르몬, 옥신이야기
과일은 씨앗이 맺혀야 커집니다. 암술에 꽃가루가 수정되어야 합니다. 이건 움직이지 못하는 식물의 번식 전략의 결과입니다. 먹음직스런 과일을 동물이 먹고 씨앗을 퍼뜨려주길 바라는 거죠.
밀림에서는 코끼리가 사라지면 코끼리에 번식을 의존하는 수많은 나무들이 멸종할 것이라 말합니다. 이처럼 동물은 식물의 번식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럼 토마토에 씨가 없으면 어떻게 될까요? 번식을 못합니다. 이말은 다음 해에 후손을 남길 수가 없게 됩니다. 그 유전자는 그냥 사라집니다. 생물에게 이것보다 더 끔찍한 일은 없습니다.
토마토는 수분이 이루어지면 옥신(Auxin)이라는 물질을 냅니다. 옥신은 중요한 식물호르몬 중 하나입니다. 그러면 나무 전체가 협력해서 열심히 과일을 키웁니다. 자식 교육에 열심인 부모들처럼 식물 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이 과정에서 수분(pollination)이라는 힘든 일을 하는 게 벌의 역할입니다. 그댓가로 벌은 꿀을 얻습니다. 비닐하우스 안이라면 어떨까요? 벌이 없는 계절일 수도 있고, 아니면 물리적으로 벌이 꽃에 접근할 수가 없습니다. 이 경우에는 인위적으로 벌을 넣어줘야 합니다. 요즘은 서양뒤영벌을 수입해서 이 역할을 하게 합니다. 이렇게 생산된 토마토는 씨앗이 있습니다.
이런 특성을 이용해서 사람들은 좀 색다른(?) 방법을 발명합니다. 그 옥신을 토마토 꽃에 뿌려 토마토나무에게 씨앗이 맺혔다고 착각하게 만듭니다. 우리가 가상현실에서 현실을 경험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그러면 토마토는 자라지만 수분이 되지 않았으니 씨앗이 없습니다.
최근에는 크리스퍼가위라는 유전자편집 기술을 이용해서 씨없는 과일을 만들려는 시도도 있습니다. 이젠 옥신을 뿌려주는 것도 귀찮은 거겠죠. 그런데 궁금하긴 합니다. 그 토마토는 어떻게 씨앗을 남길까요?
* 여기에 사용한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해 Pixbay와 인터넷에서 가져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