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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코타운 Sep 28. 2021

기후위기의 딜레마

수도권의 아파트와 농촌공동화의 딜레마

100년 전 1920년의 세계 인구는 20억이 안되었다. 100년 동안 인구는 4배 증가했다. 인구 증가율은 1960년대 이후 2%를 넘어섰다. 인구가 늘어난 것은 늘어난 인구수만큼 식량공급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생물학적 관점에서 보면, 일반적으로 먹이공급이 늘어나면  많이 먹고 크기도 커지고 개체수도 늘어난다. 이게 마냥 좋다고 하기 어려운  모든 닫힌생태계는 자원 소모와 폐기물이 축적되면서 성장의 한계에 부딪힌다. 그래서 S 곡선을 그리며 쇠퇴하고 우점종이 바뀐다.


인간은 일반적인 상황과는 다르게 과학기술 덕분에 그 한계를 무한정 연장해왔다. 덕분에 한 종이 육상 포유류의 1/3 정도까지 늘어나는 기적을 만들었다(참고). 최고 포식자가 너무 강력하다 보니 생물의 다양성이 상실됐다. “다양성 상실”은 “거의 다 죽였다”의 학술적 버전이다.


그래도 어찌어찌 인간은 예외가 아닐까 싶었는데, 그러다가 만난 복병이 기후위기이다. 이건 “줄이던가 죽던가”라는  선택지만 있는 이슈처럼 보인다. 기댈 것은 또 과학기술인데, 이 고비를 넘기면 또 어디서 문제가 터질지는 가봐야 아는 거지만… 우리라고 엔트로피 증가의 법칙에서 예외가 될 수 있을까?


1920년 한반도 거주 인구는 1700만 명 정도였고, 서울의 인구는 24만이었다. 한반도 인구가 4배 정도 증가할 때 서울 인구는 100년 동안 40배 늘어났다. 좋은 일자리가 공급됐고, 짝을 찾기도 유리해서였을 것이다.


인구가 늘어나는 것은 그만큼의 식량공급이 가능했기 때문이고, 서울의 인구가 늘어나는 것은 그만큼 아파트를 많이 짓기 때문인 것 같기도 하다. 이게 둘 다 선후가 헷갈리는 문제이기는 하지만.


세계 인구가 적당한 수준에서 안정되지 않으면 탄소중립을 위한 노력이 효과를 발휘하기 어렵고, 수도권의 인구집중이 개선되지 않으면 지방의 붕괴를 막을 길은 요원해 보인다. 인구 증가를 억제하기 위해 식량공급을 줄일 수도 없고, 서울에 사람이 모이는데 아파트를 안 지을 수도 없고.  


그래서 어쩌자는 말이냐는… 이도 저도 못하니 딜레마라고 할 수밖에. 나라고 무슨 뾰족한 수가 있는 것도 아니고 누구라도 뾰족한 수가 있을까! 어쨌든 우리는 변화의 여정에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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