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노인의 문제

by 새벽달

응, 집이냐?

저녁은, 또 밖에서 먹었을 테지

아니여? 집에서 밥 해먹었다고? 뭐랑? 뭐 맛있는 거 먹었나보지?

아 그 사서 먹는 밥?

얘 그게 얼마냐 하나에? 으응...건강에 안 좋은 거 아니냐?

아니 전자레인지고 뭐고 난 그런 거 못한다니까..

김치 같은 건 먹니? 김치가 몸에 좋은 거여~

나는 꼭 뭘 먹어도 김치랑 먹는다고,


근데 얘 니 동생은 전화 좀 해봐라, 아니 전화를 안 받어어.

아주 한 달이고 두 달이고 받을까 말까여.

어쩔 때나 한 번 받아가지고 전화 좀 잘 받으라고 하면 네~ 또 그러고 안 받어.

왜그르지? 고게 자꾸 안 받으니까 언제나 받나 싶어서 자꾸 거는거여, 내가


아니 내가 말할 사람이 어딨어, 그저 너하고 둘째하고 셋째 너네밖에 없어

다 안 받는 거여, 그 주중에 점심 먹는 그 이도 뭐....점심이나 먹는거지

다들 왜 그러나 몰라? 느이 엄마나 가끔 받지, 큰삼촌이 전화를 받니 작은 삼촌이 받니, 이모가 받기를 허니

다들 나한테 뭔 척을 졌나, 자식들이 이게 뭐니


친구들?다 죽은지가 언젠데, 가만 있어봐 얘는 한 6년 전에 죽고 얘는 한 10년 됐지 아마?

얘 너 술마시지 마라. 지금 술 마시니? 아니라고?

아니 다 연락이 안된다니까아. 전화번호도 몰러. 옛날에 그런 게 어딨니. 이사가면 끝이지.

영천 고모할머니? 누구말여, 안산 고모할머니?

아 큰고모할머니? 몰러, 죽었나봐.

아니 죽은 거 같다니까, 작년 언제야....작년 이맘때까지만 해도 거가서 밥도 먹고 했거든?

근데 연락 안된지가 지금 5개월, 6개월 이정도야

이렇게 연락이 안된 적이 없었다고,

병원? 병원에 입원해 있어도 전화는 받지 안 받니?

아니 그 큰아들이 있다고. 일절 연락 안해. 그집안은 우리랑은 연락 안해.

그 큰아들은 그새끼, 어디 사장하고 돈도 많이 번다고. 근데 한번도 안 들여다보는거여.

작은아들은 가끔 와서 같이 밥도 먹고 그랬거든?

근데 모르지 뭐, 이렇게 연락이 안되면 죽은 거지 뭐.

몰라, 내가 걔들 연락처를 어떻게 아니? 연락들도 안해.

죽었다니까. 니 엄마도 모를걸?


이, 그래, 이번 주말에 비 안오면 볼 테?

셋째하고 전화해본다고? 그럼 전화하고 바로 나한테 전화해서 알려달라고.

그려 뭐 비오면 말짱 꽝이고.

알았다.

뚝.




*고모할머니는 치매가 심해져 병원에 입원하신 것으로 추후 확인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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