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의 3달을 넘기지 못했던 짧고 허튼 만남들 뒤에 다시 누군가를 찾으려는 노력을 그만두고 나니 예상 외로 마음이 꽤 편해졌다. 자꾸 소일거리를 만들고 집중할 다른 일들을 찾아내고 나니 그닥 외롭다는 생각이 들진 않았다.
사람은 어느정도 각자에게 필요한 관심만 받으면 꽤 괜찮은 혼자의 일상을 영위할 수 있는 것 같다.
적어도 나에게, 잘 안되는 관계와 쉬운 이별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잠깐의 '덜 외로운 듯한 착각'과 상쇄되지 않을 정도로 정신건강에 영향을 미친다.
시작하기도 전에 시덥잖은 이유로 멀어진 누군가에게 연락이 와서 몇 달 뒤 한국을 떠날 예정이라고 했더니, 갑자기 산책을 하자고 해서 골목길을 어슬렁거렸다. 괜한 잔소리와 근황 공유 이후 꼭 외국에 가야하냐고 묻길래 내가 가는 게 아쉽냐고 했더니 뭐 그보다는 걱정이 된다고 한다.
가볍게 포옹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마음속 물음표가 다시 만들어지며(이건 무슨 신호인가, 동정인가, 인류애인가) 한동안 조용했던 마음 속 도미노가 흔들거리다가 줄줄이 쓰러지고 만다.
누군가 보고싶은 사람이 생겼을 때 사람은 다시 외로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