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 관리 한 달 후기
건강검진센터에서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으니 내과에 다녀와보라는 전화를 1월 9일 받고나서 나의 주적, LDL을 낮춰보겠다는 일념으로 음식을 조절하고, 근력과 유산소를 배합해 꾸준히 운동한 지 한 달. 돌이켜보면 지난 한 달을 지배한 감정은 절망감 혹은 좌절감으로 요약된다. 헬스장에서 트레드밀을 달릴 때 몸이 가벼워졌다는 게 느껴지고, 눈으로 봐도 옆구리살 등이 정리됐다는 게 명징한데도 몸무게가 줄지 않기 때문이다.
연례 건강검진을 제외하곤 몸무게를 재지 않는 나였지만 이번에 체중계를 하나 사서 침실에 뒀다. 장기적으로는 6개월 안에 4kg을 감량하고, 단기적으로는 다음달 피검사 때까지 2kg을 빼보자는 게 목표다. 그런데 이놈의 몸무게, 정말 줄지를 않는거다. 근육이 지방보다 무게가 많이 나간다는 사실을 수차례 되뇌이며 스스로를 위로했지만, 체중계 숫자가 눈에 들어오는 순간 치솟는 스트레스는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그러다 2월 첫째주, 숫자가 바뀌었다. 이 숫자는 내일이 돼도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본능적으로 알았다. 1월에도 이 숫자 근처에 와본 적이 있으나, 그때는 수분이 부족했다던지 일시적인 현상이었다면, 이번에는 내 몸에서 무게가 빠져나갔다는 확신이 들었다. 오늘 내가 하는 운동이, 내일 당장 몸무게 감소로 이어지진 않겠지만, 차곡차곡 근육으로 쌓여 지방을 야금야금 먹어주겠지 생각하고 마음이 편해지기 시작했을 무렵이었다.
1월 동안 지켰던 원칙 중 하나는 약속이 있는 게 아니면 외식을 최소화할 것. 집에서 요리할 힘이 없다면 샐러드, 키토김밥, 포케 등 가벼운 음식을 사먹을 것. 약속이 있을 때는 밀가루가 메인인 음식은 피할 것. 빵집에서 빵을 사먹지 말 것. 아침에는 전날 만든 오트밀을 먹을 것. 출근하기 전에 가능하면 매일 운동을 할 것. 5일 중 3일은 유산소, 2일은 근력을 할 것. 운동을 아침에 못하면 점심에라도 할 것. 토/일 모두 요가를 할 것.
식이와 운동 루틴은 어느정도 자리잡은 듯 하다. 앞으로 2월 한 달 간 지키려는 원칙은 다음과 같다. 1) 점심 약속이 없는 날에는 도시락을 싸올 것. 그것이 김치볶음밥이 됐건, 아보카도명란덮밥이 됐건 밖에서 사먹지 말고 내가 만든 음식으로 소화할 것. 2) 공복을 최소 14시간 유지할 것. 오후 7시에 밥을 먹었다면 다음날 오전 9시에 아침을 먹는 것. 3) 주말에는 토/일 모두 요가를 하되 하루에 수업을 2개씩 들을 것.
사실 나는 계속 운동을 해왔지만, 달리기라는 한 가지 운동에만 집착하다보니 몸에 관성이 생긴 듯 싶다. 앞으로는 근력 운동을 적절하게 안배해서, 취약한 상체의 힘을 키우고 싶다. 특히 복근과 팔 근육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려 한다. 요가도 회원권이 종료될 때 까지 설렁하게 듣지말고 빡세게 해야겠다. 이후에는 크로스핏 내지는 f45를 끊어서 올해를 근육의 토대를 탄탄하게 세우는 원년으로 삼아야지. 아자아자 화이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