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외 리마인드] 다시 시작된 과외, 그리고 마지막

가르친 사람보다 먼저 기록을 남긴 아이

by 라이벌 큐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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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은 과외를 많이 하지 못했던 시기였습니다. 기존에 과외를 하며 대회도 자주 나갔던 아이들은 모임에서나 만날 뿐, 따로 과외를 이어가지는 않았고, 새로 과외를 신청하는 사람도 많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오랜만에 연락이 왔습니다. 그 친구와는 제 개인적인 사정으로 과외를 아예 끊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스피드솔빙으로는 굳이 과외씩이나 하면서 더 가르쳐 줄 것도 없는 상태였고, 과외를 그만둔 지 1년 가까이가 지났는데 연락이 온 것이 의외였습니다. 그런데 FMC를 배우고 싶다는 이야기였습니다. FMC Busan 2025라는 FMC 전문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대회에 나가는 것 자체는 가능했겠지만, 더 좋은 기록을 내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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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MC는 스피드솔빙과는 결이 완전히 다른 종목입니다. 큐브를 빠르게 맞추는 것이 아니라, 가장 적은 회전수로 풀 수 있는 해법을 종이에 직접 써가며 찾아내는 방식입니다. 그래서 연습장과 노트, 필기구를 챙겨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고급 스킬을 많이 가르쳐주기는 어려웠습니다. 대신 가장 기본적인 진행 방식부터 설명하고, 그 방법에 따라 직접 솔루션을 써보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FMC는 기호를 잘못 쓰는 것만으로도 실격이 되기 때문입니다. 열심히 풀었는데 실격이 되면 너무 아쉬우니까요.


2주 차에는 NISS 기법까지 가르쳐주었습니다. 사실 잘 이해하지 못하면 어쩌나 걱정도 했습니다. 저 역시 중학교 때 처음 NISS를 접했을 때는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다행히도 잘 따라와 주었습니다.


대회 기록은 평균 54.67회전이었습니다. 어떤 솔루션을 썼는지는 알지 못하지만, 평균을 냈다는 사실 자체가 대견하게 느껴졌습니다. 저는 아직 FMC 평균 기록이 없습니다. 평균을 기록하는 대회에 나가본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싱글 기준으로는 제가 그 친구보다 기록이 더 좋긴 하지만 결과적으로 가르친 사람보다 배운 사람이 먼저 기록을 남긴 셈이 되었습니다.


대회가 끝난 뒤 과외도 자연스럽게 마무리되었습니다. 이번에는 아쉬움이 남지 않았습니다. 할 만큼 했다는 느낌이었기 때문입니다. FMC뿐만 아니라 더 가르쳐줄 것도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처음 만났을 때 큐브를 막 시작하던 아이가, 이제는 제가 경험해보지 못한 영역까지 나아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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