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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꼬마곰 Sep 29. 2024

가난과 불안 속에서도 꿈을 잃지 않는 법(5)

4장 : 같은 뿌리, 각자의 길

우리 형제는 정말 다른 길을 걸어가고 있다. 사람들은 우리가 형제라는 사실을 알곤 놀라곤 한다. 마치 전혀 다른 두 세상에서 살아가는 듯한 우리가 같은 부모님 아래, 같은 환경에서 자랐다는 사실은 나조차도 때때로 신기할 따름이다. 나는 학문에 빠져들어 하나의 분야를 깊이 탐구하고, 끊임없이 새로운 지식을 갈망하며 매일 공부하고 연구하는 삶을 살고 있다. 지식의 깊이를 더하는 과정은 매 순간이 고통의 연속이다. 반면에 내 동생은 전혀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다. 제복을 입고, 육체적 활동이 필요한 일상 속에서 흘린 땀방울은 그의 자부심이자 자랑이다. 그의 하루는 규칙 속에서도 변화를 찾아내며 활기찬 삶을 꿈꾸는 것 같다.


성격 또한 극과 극이라 할 수 있다. 나는 내성적이고 계획적인 삶을 지향하는 반면, 동생은 외향적이고 순간의 즐거움을 따라가는 즉흥적인 성격이다. 두 사람이 같은 집에서 자라 이렇게 다르게 성장했다는 것은 참 놀라운 일이다. 어린 시절 외가에 보내졌던 나의 삶과 가족의 곁에 머물렀던 동생의 삶이 우리의 성향과 나중의 삶을 더욱 다르게 만든 걸지도 모른다. 물론 동생은 이런 이야기를 하면 그저 ‘왜 그런 소리를 하느냐’며 쿨하게 넘기지만, 정작 자신의 아이를 대할 때는 환경의 중요성을 누구보다도 중요시한다. 아마 내 이야기가 전혀 소용없진 않았나 보다.


너무나도 다르기에 주변에서는 싸움이 잦았을 것 같다는 말을 하곤 한다. 하지만 우리는 오히려 서로가 다르기에 더 재미있고, 지루할 틈이 없었다고 생각한다. 동생의 활발함과 즉흥성이 내가 보지 못했던 세상을 열어주었고, 나는 그런 동생에게 조금 더 차분한 시각을 제공했으니 말이다. 우리는 다르지만, 그렇기에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며 함께 성장할 수 있었다. 같은 뿌리에서 시작된 두 나무가 각자의 방향으로 뻗어가며, 저마다의 꽃을 피우는 모습처럼 말이다.


요즘 내 동생의 아이를 보면서 아이를 키우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느낀다. 한 아이를 돌보는 것만으로도 숨이 턱 막히는 순간이 있는데 부모님은 두 명의 전혀 다른 남자아이를 키우시며 얼마나 많은 고생을 하셨을지. 그 헌신과 사랑이 아니었다면, 우리 형제는 지금처럼 각자의 길을 당당히 걸어갈 수 없었을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할 때마다, 나는 한편으로 참 감사한 마음이 든다. 부모님께, 그리고 동생에게. 서로 다른 길을 걸어왔지만, 결국 우리는 서로의 길을 응원하며 같은 하늘 아래 서 있음을 알게 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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