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이 있는 하루

by 김철원

밤에 입속에서 되뇌었던 문장을 아침에 교장실 서가에서 꺼내어 읽는다.


조용한 날들을 지키기.

사랑과 아름다움에 대해서 말하기를 멈추지 않기.

- 김진영, <아침의 피아노>


아침 햇빛이 점점 밝아올 때, 저녁노을이 서서히 숲으로 사라질 때

그 미세한 색깔의 변화를 이제 알 수 있다.

마음에 일렁이는 어리석음을 내려놓고 딸아이가 준 생일 편지를 읽는다.

'가장 아름다운 사람'이라는 문장을 기억하고 싶다.


어제는 아이들과 '축하해'라는 제목의 시를 썼다.

한 아이가 이렇게 썼다. '삶을 축하해'

한 아이는 이렇게 썼다. ' 00아 축하해, 한국어 실력이 한층 는 걸 축하해'

마지막으로 한 아이가 이렇게 썼다. '이 모든 것에 내가 있는 것을 축하해'


삶의 모든 순간에 자기 자신이 있어 감사한 그 아이에게 삶의 축복이 깃들길.

고통은 조금 덜, 행복은 조금 많이 있기를.


아이가 교장실 문을 두드리고 빼빼로를 수줍게 건넨다. 만든 거라고.

우리 아이들에게 기쁨이 있는 하루이길

사랑하는 딸들에게도 그렇기를

내가 '사랑과 아름다움에 대해서 말하기를 멈추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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