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의 꿈 (1)

by sally


인생이 우리에게 어떠한 해답을 줄 것인가.

붉은 꽃잎 지고만 자리에 어떠한 흔적들을 남길 것인가.

곤고한 생의 끝에 걸린 허무한 것들만 그저 안고 갈 것인가.





최근 신춘문예 응모하느라 퇴근 후 새벽 달빛을 품고 소설 속 주인공의 또 다른 삶을 살아내며 고독한 시간을 보냈다. 하얀 여백을 바라보며 生에 대한 풍경을 어떻게 그려 갈 것인가. 소설의 길이가 길수록 생에 대한 고독은 훨씬 오래 지속된다. 단편보다 중편이, 그리고 장편일수록 생의 고독은 그와 비례했다.


소설 속 주인공의 생을 따라, 걸어가다 또는 뛰어가다 그러다 넘어지곤 하면서 살아내야 하는 것들에 아무 감정도 없고 움직이지도 않은 마론인형에 내 감정을 쏟아 생의 고통에 직면하게 만들며 소설 속 주인공을 살아 움직이게 한다는 것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삶과 다를 바 없었다.


우체국에 원고를 붙이고 나서 홀가분할 것 같아도 결코 그러지 못했다. 지난번처럼 홀로 어디론가 여행을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진다. 그것은 소설 밖, 생에 대한 해답을 찾으려 하는 것의 이유다. 오직 홀로 가야 할 길에 누구도 동행하지 않을, 어쩌면 생은 고독한 오솔길의 산책일지 모르겠다. 철저하게 생은 홀로 고립된 자처럼 혼자만의 독백 속, 시간 위를 걸으며 떨어진 낙엽처럼 흔적들을 남기며 사라진다.



소설 속 주인공과 함께 살았던 최근의 시간은 그들의 삶 속에 녹아 그들의 감정에 소용돌이치며 휩쓸렸다. 항상 비극으로 종결짓고 싶은 간절한 바람은, 살아내야 할 힘겨운 인생을 소설 속 주인공을 통해 투영하면서 생에 대한 해답을 거기서 찾아가려 했을 것이다.


녹취와 회의록을 주 업무로 했던 나는 다툼과 논쟁의 현장에서 치열하게 살아가는 소설 속 주인공들을 보았는지 모른다. 쌓여있는 서류더미 안의 그들 삶은 전쟁터와 같았고 치열한 생과 마주하는 시간들이었다. 어쩌면 우리의 생이 그만큼 치열했던 것은 살아가야 할 당위성보다는, 최종적으로 삶 속에서 그리운 것들을 마주하길 원했을지도 모른다.


봄날 햇빛에 투명하게 비친 어린잎처럼 연약한 우리는 그리운 것들을 쫓으며 살고 싶었을 것이다. 붉은 저녁노을이 질 때면 나는 소설 속 주인공이 되어 생이 살아내려 하는 것들의 해답을 찾으러 작은 오솔길 산책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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