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저녁, 태양은 구름색을 주홍빛으로 물들이며 아스라이 어디론가 하강한다.
손을 뻗어 보았어,
저 하늘색에 손이 닿을 수 없어,
아련하고 애틋한 감정이 내 안에서 회오리바람처럼 일어나잖아.
가까이 있다는 것은 늘 볼 수 있었어.
하지만 우린 서로의 상처에만 기웃거릴 뿐, 더 이상 다가가질 못했잖아.
저 하늘색까지 손이 닿을 수 없는 것처럼,
우린 그리운 햇빛이 비쳐오는 골목길을 걷지 말았어야 했어.
잠시 걸었던 골목길에 봄햇살이 우릴 향해 있어도,
나란히 걷고 있던 너와 나의 손이 스칠듯 했어도,
3월의 차가운 공기가 그 좁은 틈을 가로막았어.
잡고 싶었어, 너의 손을.
하늘 끝, 손을 뻗어 주홍빛 노을을 잡을 수만 있다면,
이토록 떨리는 그리움은 없었을 거잖아.
칠월,
거센 비가 내린 후 땅이 패인 것처럼 공허한 그리움만 남았을 때,
어느 새 넌, 노을처럼 빠르게 내 시선에서 사라지더라.
산책길을 자꾸만 돌고, 또 돌고
손을 뻗으면 잡힐 듯,
그리운 것들을 쫓아가고만 있어.
나는 저만치 공원 안 흔들 그네에서, 그녈 바라본다.
그녀는 산책길을 계속 돌더니 오뚝하니 서서 노을을 바라본다.
무엇을 잃었을까,
사랑을?
그녀는 어느새 어슴푸레하게 내려앉는 저녁 틈 사이로 사라져버렸다.
나는 흔들 그네를 천천히 움직이며 하늘끝 닿을 수 없는, 노을에 시선을 둔다.
(2025. 칠월이 지나가는 어느 날, 저녁 산책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