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세계의 갖춰진 틀은 신의 손에 정교하게 만들어졌다.
그것은 아주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었고, 실제적으로 공기의 흐름처럼 또는 구름의 이동처럼 그렇게 흘러가고 있다는 것이며 사상의 체계 사조의 흐름 또한 사람이 움직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철저한 그의 손에 움직였다는 것이다. 존재는 숨을 쉬고 싶었고 그래서 자유를 외쳤다. 세계는 새장에 갇힌 새처럼 생명들이 모였으나 그 안에 자유가 없었다는 것을 곧 알게 될 것을, 세계와 신은 공존한다는 것이다.
낯선 곳 낯선 어둠 낯선 영혼, 그 어디에도 존재는 낯설다. 신을 위해 존재는 빚어졌고 지면을 스스로 밟지만 그저 수동태일 뿐, 여전히 신의 눈치를 보고 비위를 거스르지 않도록 노력한다. 이 모든 것들은 처음부터 낯선 것이었다. 사고와 인지, 세계에 대한 모든 것, 감각의 부재, 이성의 한계. 어디까지 낯선 것들을 따라 강물처럼 아래로만 흘러가야 하는가.
나는 낯선 곳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었다.
하나의 풀잎이 폭풍우에 밀려 쓰러진 것처럼 그렇게 되고 싶다.
하나의 꽃잎이 폭풍우에 밀려 날려진 것처럼 그렇게 되고 싶다.
낯선 영혼이 태평양 한가운데 돛단배에서 머뭇거린다.
그래, 영혼의 자유가 흘러갈 바람도 없고, 닻을 올려도 자유를 항해할 바다는 그 어디에도 없다. 무엇이 나를 위태롭게 하는가. 자유를 위해 부활하고 싶었다. 하지만 능동적 자유는 싸구려 여인숙 모퉁이, 난잡한 골목길에 버려질 뿐이었다.
존재는 자유를 위해서 육체를 담보로 잠시 지면을 밟았을 뿐이다. 난 대지 위 흙으로 빚어져 코로 호흡하는 인형일 뿐, 그것은 얼마 가지 않아 후미진 곳에서 먼지처럼 공허하게 흔적 없이 사라질 뿐이다.
가벼운 나비가 되어 들풀에 앉아 노래를 하고 싶었다.
이는 영혼의 간절한 자유였으나, 삶이란 구원의 길이 아닌 속박의 길에서 어둠의 노래를 부르고 있었고,
부활이 아닌 손끝에 물 한 방울 묻혀 달라는 사망의 언덕길을 오르고 있었다.
애초부터 육체를 떠난 상태였다. 자유라는 개념조차 없었고 부활이란 개념조차 없었다.
지면을 밟았던 육체의 싸구려 담보 이자율로, 오직 신이 부여해 준 영혼으로부터, 나는 벗어나고 싶었다.
나는 나비가 아니라 절벽 중간쯤, 쪽빛 바다를 향해 아슬하게 꽃대를 세우고 피어있는 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