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하지 못한 것들에 대한 열망 (2)

비생산적인 것들의 삭제 - 사랑

by sally


아름다운 것들을 볼 수 없는,

그리운 것들을 기억할 수 없는,

벚꽃이 움트던 계절의 빛도 품을 수 없는,

꽃잎 속에 묻어둔,


대지 위 불완전한 존재의 미완성의 사랑.

소유하지 못한 사랑, 그 가벼운 이름.

사랑,





비현실적인 소중한 것을 품지 못한 열망처럼, 이룰 수 없는 것들에 대한 좌절처럼, 아지랑이 같은 영혼의 꿈틀거림 속에, 사랑을 잃어버린 상실의 세계에서 내 심장과 뼈는 부끄러움을 당하고 떨려왔어요. 그 공간은 사랑을 소유할 수 없는 치명적 감정으로 생을 어둡고 음습한 곳으로 안내해요.


生의 계절을 따라 차가운 공기와 메마른 공기가 겹친 채, 입술을 열고 폐 속 깊숙이 자리 잡으면 상실로 가는 문이 열리고 난 소유하지 못한 사랑으로 허무한 나그네 길에 오르죠. 사랑은 심장에서 요동치며 나와 동맥을 따라가다 중간에 길을 잃고 나서야 상실의 파란 정맥을 따라 헐거워진 심장으로 다시 돌아가요.





사랑의 본질은,

빛과도 같아서 아침 햇살처럼 눈부신 거였고,

이른 봄 홍매화 붉은 생명처럼 선명한 거였죠.


하지만 대지 위 불완전한 사랑은 부스러기처럼 손에 잡을 수 없는 거대한 열망 앞에 선 허무였고 추상적이었고 미지의 언어였으며 형이상학 나무에 걸린 쓸쓸한 것이었어요.


"사랑이 없으면 소리 나는 구리와 울리는 꽹과리가 되고"(고린도전서 13:1)

여전히 대지 위 사랑은 불완전한 존재의 미완성 연주곡으로 그칠, 불협화음의 소리 나는 속이 텅 빈 구리와 꽹과리와 같다고 하겠죠.


허무로 응축된 사랑은 붉은 피가 요동치는 심장 안에서 오랜 기다림의 절망 따위로 헐거워져,

어느 날이면 소유하지 못한 것의 열망으로 그 까만 눈망울에 눈물만이 아롱질 뿐이에요.


사랑을 잃어버린 상실의 세계는 두렵고 겁이 나요,

그 공간에선 존재의 그리운 것들이 한순간에 물거품처럼 사라져요.





애초부터 난 사랑을 소유하지 못했어요.

이 땅에서의 사랑이란 꽃을 피울 수 없는 무상(無相)의 존재였어요. 소유하지 못한 사랑은 꿈을 꾸는 것처럼 자고 일어나면 아무것도 손에 닿을 수 없었던, 허무하게 빠져나가는 모래성 같은 것이었죠.


소유하지 못한 사랑에 대한 열망으로,


내 사랑이 부서지면 별빛이 되고

내 사랑이 닳아지면 달빛이 되어

이 땅 위 당신이 있는 서녘 하늘을 비추어 줄 거죠.


내 심장은 불완전한 사랑 앞에 이미 닳아 헐거워져서 가벼운 나비가 되어 상실의 세계로 진입했어요.

상실의 세계가 무너지면 존재는 망각의 바다에 서서히 가라앉을 거죠.


다만, 사라진 존재는 미완성의 사랑을 위해 붉은 꽃봉오리를 피우려고 대지 위에 꽃대를 다시 세울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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