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학교 3개월

by 제시카

벌써 여기 온 지 3개월이 지났다.
캐서린은 학교생활에 잘 적응했고, 친구들과도 무난하게 잘 지내고 있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한국에서와 크게 다르지 않게, 조용하고 문제 없이 지내는 편이다.

그런데 최근에 내가 놀란 순간이 하나 있었다.
지인의 초대로 호텔에서 3일 정도 머물게 되었는데, 아이가 혼자서 궁금한 걸 묻고, 알아서 찾아가고, 필요한 건 직접 요청하는 것이다.

예전 같으면
“엄마가 물어봐줘!”
하며 나를 끌고 가서 통역을 시켰을 텐데,
3개월 차 캐서린은 이제 더 이상 통역관이 필요 없어 보였다.

화장실은 어디인지, 쇼핑센터로 가려면 버기카를 로비로 불러야 하는지—
직원에게 직접 묻고, 혼자서 슥슥 걸어다니는데
그 모습이 낯설 만큼 자유로워 보였다.





주 3회 오는 영어 과외 선생님에게도 비슷한 말을 들었다.
요즘 스펠링 테스트와 라이팅을 집중적으로 보고 있는데
“캐서린이 혼자서 잘 적어서 놀랐어요”
하는 피드백을 받았다.

3개월 전만 해도 snow도 못 쓰고,
b와 d는 서로 자리 바꿔 앉는 줄 알았던 아이였다.
한국에서도 영어 단어 철자를 써본 경험이 거의 없었다.

나는 매일 새로운 단어를 알려주고,
주 3회 정도 독해 문제집도 같이 풀었는데
영어 과외 선생님이
“캐서린 엄마가 서포트 많이 해줘서 그런지, 혼자 가르치는 것보다 훨씬 빨라요! 함께 잘 해봐요, 으싸으싸!”
라며 힘을 주었다.
왠지 그 말이 기분 좋았다.







얼마 전에는 처음으로 캐서린과 단둘이 데이트를 했다.
엄청 큰 쇼핑몰이었는데, 늘 가족끼리만 다니다가
남편이 다쳐서 여자들끼리 돌아다니게 된 것이다.

저번에 머랭을 팔던 빵집이 생각나서 갔더니
주말이라 전부 팔리고 없었다.
“다음에 먹자~” 하고 돌아서는데,
캐서린이 종업원에게 또박또박 물었다.

“머랭… 진짜 없나요?”

순간, 내가 잘못 본 줄 알았다.
예전 같으면 절대 하지 않았을 행동인데,
3개월 차 캐서린은 이제 궁금한 건 묻고,
원하는 건 요청하는 아이가 되어 있었다.

‘아, 아이가 진짜 변하고 있구나.’
그 순간이 왠지 조용하게 마음에 박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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