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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는 결승선 직전에
두 팔을 들었을까?

by 맥 에세이

살다 보면 후회가 밀려온다. 그때 조금만 더 참을 걸. 인생은 작은 차이로 큰 결과가 갈린다. 그 차이를 만드는 건 특별한 재능이 아니라 끝까지 버티는 힘이다.

몇 년 전,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아시안 게임. 여러 종목 가운데 롤러스케이트 3000미터 릴레이 경기에서 극적인 장면이 연출되었다. 단순한 승부를 넘어, 방심과 끝까지의 차이가 무엇인지 뚜렷하게 보여 준 순간이었다.


대한민국 대표팀은 마지막 주자를 남기고 선두를 달리고 있었다. 앞선 선수들이 실수 없이 바통을 넘겼고, 마지막 주자가 결승선을 향해 힘차게 질주했다. 이제 단 한 바퀴만 남았다. 전광판에는 굵은 글씨로 “1위 대한민국”이 떠 있었고, 해설진은 외쳤다.


“이대로만 가면 금메달입니다.”

마지막 직선 구간, 결승선이 눈앞에 다가왔다. 그 순간, 한국 선수는 두 팔을 번쩍 들며 승리를 확신했다. 그러나 뒤따라오던 대만 선수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다리를 내밀었다. 결과는 단 0.01초 차이. 금메달은 대만이 차지했고,
한국은 은메달에 머물렀다.



0.01초. 말 그대로 눈 깜짝할 사이였다. 선수들은 고개를 떨궜고, 보는 이들마저 가슴이 철렁했다. 누구나 같은 생각을 했을 것이다. “마지막까지 달렸더라면 달라졌을지 모른다.”


이 장면은 단순한 스포츠 기록 이상의 의미를 남겼다. 우리 삶에서도 종종 이런 0.01초가 사라지지 않는 후회를 만든다. 포기했던 바로 그 순간, 사실은 결승선이 몇 걸음 앞에 있었을지 모른다. ‘이쯤이면 됐다’ 하고 멈춘 자리, ‘이제 그만하자’고 돌아선 그 길 끝에 우리가 바라던 결과가 있었을지도 모른다.


살다 보면 후회가 밀려온다. 그때 조금만 더 참을 걸. 인생은 작은 차이로 큰 결과가 갈린다. 그 차이를 만드는 건 특별한 재능이 아니라 끝까지 버티는 힘이다.


우리가 필요한 것은 특별한 재능이 아닐 때가 많다. 단지 한 걸음 더 내딛는 용기다. 0.01초 더 집중하고, 0.01초 더 기다려 주는 태도다. 그 짧은 순간이 인생의 흐름을 바꿀 수 있다.

결승선은 언제나 생각보다 가깝다. 이 순간만큼은 방심하지 말아야 한다. 마지막 한 발걸음이 반전을 만든다. 여기까지가 한계라고 느껴지는 자리도 끝이 아니라 시작일 수 있다. 단지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고, 단지 한 걸음만 남았는데 스스로 멈춰 버리는 경우가 많다.


인생은 종종 가장 힘들고 지친 시점에서 뜻밖의 문을 연다. 그 순간에 포기하지 않은 사람만이 새로운 기회를 잡는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완벽하게 잘하는 것이 아니라, 끝까지 가보는 것이다.


실패처럼 느껴지는 지금 이 순간도 0.01초 차이일 수 있다. 그 작은 차이가 내일을 바꾸고, 인생의 방향을 바꾸고, 내 안의 가능성을 증명한다. 결승선이 멀어 보이더라도 한 발짝 더 내딛어 보자. 한 번만 더 시도하고, 한 번만 더 믿어 보자. 언젠가 오늘의 선택을 돌아보며, 인생에서 가장 잘한 결정이었다고 말하게 될 것이다.


그러니 오늘 이렇게 도전해 보자. 미뤄 두었던 일을 지금 시작해 보자. 포기했던 목표를 다시 붙잡아 보자. 주저하던 대화를 용기 내어 건네 보자. 작은 행동 하나가 당신의 0.01초가 되어 인생을 바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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