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형무소

by 로우어

아이와 서대문 형무소를 다녀왔다.

명동, 용산 간만의 서울투어에 신난 하루를 보내고 다음날 8시부터 아이를 깨워 독립문으로 향했다.

바깥 대기줄은 꽤나 길었고 땀이 삐질삐질 나는 날씨였으나, 안으로 들어가니 서늘함이 느껴졌다.

전시관을 훑어보고 2층을 벗어나기 전, 전시실 3면을 가득 메운 독립운동가들의 수의 입은 사진을 보니 소름이 돋았다. 앳된 소년 소녀들의 결연한 눈빛이 나에게 무언가 말하는 것만 같았다. 형무소 내 시설들을 보러 내려가는 길은 더욱 마음이 무거웠다. 고문이 무엇인지 잘 모르는 아이에게 고문도구를 설명하고, 벽관을 체험하는 시간도 가졌다. 교수형의 밧줄이 있는 곳에서 아이는 끔찍하고 무섭다며 눈을 감았다.

고문으로 훼손된 시신을 보지 못하게 하려고 목관이 아닌 철관에 시신을 넣어 유족에게 인계했다는 잔인한 내용은 차마 설명도 하지 못했다.


광복 80주년

서대문 형무소 뒤로 보이는 무악산과 아파트가 한 프레임에 담기는 것이 매우 이질적이다. 피 흘리는 역사 뒤 아파트가 세워지는 것까지 다 지켜봤을 역사의 산 증인은 이제 자연만이 유일하다.


여성 수감자들의 옥사에 영상으로 뜨던 그녀의 이야기가 계속 떠오른다. 종로에 독립만세의 소리가 가득 울려 퍼질 그날을 기다리며 살아간다는 말, 자기들의 목소리를 잊지 말아 달라는 후손에 대한 간절한 당부.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광복절#서대문형무소







keyword
작가의 이전글느린 속도로 사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