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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우어 Jan 19. 2023

재밌으면 된 거겠지

e북도 웹툰도


 처음이다. e북으로 소설 한 권을 온전하게 끝까지 다 본 건. e북으로 읽다가 포기한 책이 여러 권, 책은 역시 종이 책이 진짜라며 도서관을 들락거리며 두 권을 읽었는데 세 번째 빌린 책은 도저히 끝까지 볼 엄두가 안 난다. 실망감을 달래려 yes24 북클럽을 샅샅이 뒤져서 흥미가 생기는 책을 다시 담고 조금만 읽어보자 마음먹었다. 생각보다 술술 읽히고 다음 장이 궁금해져서 틈날 때마다 읽었다.


마침내 생애 처음으로 e북 책 읽기를 성공했다. 책을 휴대할 필요도 없고 앱만 들어가면 읽다만 페이지가 뜨니까 이토록 편할 수가 없다. 올해 목표로 책 100권 읽기를 정했는데 냉장고에 붙여둔 100까지의 네모칸에 이제야 숫자 3에 칠할 수 있었다. 일주일에 한 권도 겨우 읽는데 100권이라니. 대체 무슨 생각으로 정했을까...


하여간 세 권을 읽었다고 뿌듯해하고, 재활용 쓰레기더미에서 멀쩡한 책 세 권을 발견한 것도 신나서 중3 이에게 자랑을 했다. 트와일라잇과 뉴문, 박사가 사랑한 수식 세 권 모두 새 책처럼 상태가 좋았다. 녀석은 트와일라잇 책을 보며 모처럼 흥미를 보이다가 대뜸 내게 묻는다.


 " 책 읽는 게 재밌어? 난 이해가 안 돼. 어떻게 끝까지 읽을 수 있지?"


언제부턴가 웹툰만 보는 아이는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보였다. 책을 왜 읽냐는 원초적인 질문을 받으니 말이 안 나왔다. 재밌으니까 읽는 거지...


'완결 안 된 웹툰은 왜 보는 거야? 이해가 안 돼. 다음 주까지 기다리는 게 답답하지 않니? ' 똑같이 물어볼걸 그랬나.



아..

 그냥 각자 재밌으면 된 거겠지? 


강요해서 될 일도 아니고 언젠간 책 읽는 재미를 느끼지 않으려나 기다리기로 한다.

















#e북#독서#웹툰#중3#레슨인케미스트리#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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