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보상의 부족 / 도파민

스마트폰의 노예

by 최영환

테스토스테론 이외에도 공무원 조직과 관련 깊은 호르몬은 바로 도파민으로 수용체는 사람의 타고난 기질에 따라 다르다. 작은 도파민으로 행복함을 느끼는 내 고등학교 친구.

이 친구는 퇴근 후 치킨을 시키면 막 미소를 지으며 행복해한다. 반면에 도파민 수용체가 큰 사람들은 과감히 괴짜들이 하는 생각들을 실제 실행으로 옮기며 계속해서 더 크고 강한 자극을 원한다. 이들은 부정적 측면으로 볼 때 도파민 수용체가 망가졌거나, 기질적으로 수용체가 크게 태어난 사람일 수도 있지만, 현대 사람들의 뇌는 흔히 알려진 스마트폰과 SNS의 영향으로 웬만한 도파민에 만족하지 못한다.


천재들이 일반 사람들의 심리를 역이용하여 만들어낸 산물인 스마트폰과 SNS에 익숙한 MZ는 즉각 보상이 없으면 문제가 생긴다. 사실 더욱 큰 보상과 짜릿함을 맛보기 위해서는 끝없는 인내력으로 눈앞에 보상에 급급하지 않아야 하나, 젊은 세대는 즉각적 보상이 이루어지는 시스템에서 자랐다. 젊은 세대의 퇴사를 막는 일시적인 방법은 그들에게 적합한 도파민을 여러 가지 패턴으로 빠르게 보상해 주면 되나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며 바람직하지도 않다. 물론 공무원이 보상이 없고 책임이 강한 시스템이라 문제도 분명 존재하지만, 젊은 세대들이 개선해야 할 문제점이기도 하다.


책 인스타브레인을 읽어보면, 원시시대로부터 이어져온 뇌는 아직 현대시대에 적응하지 못했다고 말한다.


현대 시대에 자란 MZ는 냉장고를 열면 바로 배고픔을 해소할 수 있고, 궁금하면 스마트폰을 열어 바로 지적 욕구도 충족시킬 수 있다. 또 SNS를 통해 남들과 비교하며 자신의 위치와 계급을 명확히 알게 되었으며, 자신이 노력해도 상위계급으로 올라가기가 어렵다는 것을 매우 잘 아는 세대이다. 결혼하지 않는 이유 중 단편적인 예시로 남자들은 성적 욕구를 해소하기가 쉽다. 여자를 만나지 않고 즉각적으로 해소 가능하니 부모님 세대와 다르게 서로 배려와 공감으로 맞춰가는 것보다 혼자가 편하다. 성 호르몬이 더욱 감소하는 30대가 넘어서면 혼자의 취미를 택하는 사람이 정말로 많다.

심지어 이 세대는 승진에 대한 보상도 도파민에 크게 작용하지 않는다. 확실히 말하지만 MZ공무원은 승진하려는 마음이 없다. 승진해 봐야 얻게 되는 이득이 노력에 비해 적다 보니, 그럭저럭 편한 부서에서 근무하다가 집에 도착해 저녁 있는 삶을 누리려 한다. 공무원 노조와 공무원이 아닌 분들은 MZ퇴사 원인을 봉급이 최우선으로 생각하나 절대 그들의 퇴사 이유가 아니다. 보상역할을 해오던 월급이 기성세대에게는 마약이었으나, MZ공무원들은 봉급이 적음을 알고 들어왔으므로 애초에 고려의 대상이 아니다. 즉, 승진과 돈이 아닌 무언가로 보상해야 한다. 연애에도 상대가 원하는 것을 줘야 교제를 할 수 있듯이, 젊은 세대에게도 그들이 원하는 보상을 즉각 즉각 준다면 그냥 다닐 것이다. 그들이 왜 이곳에서 일하는지 정체성을 길러주고 시민들에게 행정처리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자부심을 만들어 주는 등 새로운 방법을 계속 시도해야 한다.

반면에, 사기업들이 쓰는 보상에 대한 예시는 다음과 같다. 자기 계발서에 흔히 나오는 법칙으로 요즘은 누구에게나 잘 알려져 있다.

1. 80% 사람은 20% 사람들이 생산하고 소유하는 것에 국한되어 있다. (80:20 법칙)

2. 일이나 생산하는 행위의 마감 시간이 짧을수록 뇌는 더 집중하고 고효율을 보여준다. (파킨슨의 법칙)


80대 20 법칙은 이렇게 이해하면 쉽다.

예전부터 내 주위 수많은 건물을 누가 소유하고 있는지 궁금했다. 친구들에게 물어보면 아무도 건물주가 없는데 건물은 정말 많다. 지금은 알고 있다. 대부분 서울의 상류층들, 즉 20%가 건물을 소유하고 있다는 것을.

대부분 세상의 모든 이론을 해석하면 80대 20의 법칙으로 나눠진다고 한다. 그럼 내가 8시간 동안이나 회사에서 하는 일의 80%는 다 쓸모없는 일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그들은 그것을 알고 혁신적으로 젊은 MZ에 자율출퇴근시간을 보장하기도 하며 다양한 환경에서 뇌가 발전되므로 고정 좌석이 아닌 대학 도서관과 같이 출근한 시간에 따라 마음대로 원하는 자리에 앉도록 자율성까지 부여한다.


그리고 파킨슨 법칙은 직장인들은 모두 공감할 것이다.

직장에는 서류를 취합해서 제출하는 서무나 경리가 있다. 서무에게 작성해서 제출할 파일들을 팀원에게 다음 주 언제까지 보내 달라고 하면 팀원은 자기 일을 우선시하고 일단 무시한다. 본능적으로 팀원들은 알고 있다. 데드라인이 오면 서무가 제출하라는 서류를 고효율로 뚝딱 제출할 것이라는 것을. 즉, 서무들은 팀원에게 빨리 제출받고 싶으면 데드라인을 아주 짧게 주면 된다. 하지만 서무를 제외한 나머지 사람의 뇌는 해야만 하는 일에서 할 수 있는 일로 사고가 전환되다 보니 부정적 스트레스를 받는다. 휴가 전에 우리가 8시간 걸릴 일을 빛의 속도로 2시간 만에 완성하는 것도 파킨슨 법칙이다.

뇌는 하루에 4시간도 집중하기 힘든 존재이다. 민원업무를 상대하는 일을 제외한 대부분 사업부서와 기획부서는 4시간만 고효율로 구체적인 계획에 따라 움직이면 모두 처리가 가능하다. 2가지를 종합하여 즉각 보상을 주는 방법은 해야 하는 일로만 중요한 일을 제한하고, 마감 시간을 앞당겨 명목상의 유연 근무가 아니라 자율출퇴근제 또는 빠른 퇴근을 보장하여 그들에게 자율성과 주체성을 어느 정도 부여한다.


하지만 공무원은 공익을 위해 일하는 집단이므로 빠른 퇴근이 매스컴에 불러일으킬 파장은 엄청나다. 근로시간 외에 실제 현장에 있었으나 추측만으로 자리에 없다고 판단하여 성실한 김포시 공무원 사망 사건과 같은 일이 아직도 대한민국에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52시간이란 긴 시간이 뇌에 어떤 무리를 주고 이 52시간을 채우기 위해 우리가 회사에서 얼마나 비효율적이고 불필요한 관행들을 행하는지는 직장인 모두가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MZ도 알아야 한다. 당장 눈앞에 급급한 도파민 보상보다는 장기적 시야를 가지고 하기 싫은 일이라도 인내해야 더 큰 보상이 온다는 것을. 일하다 보면 자신의 고유 아이템이 나오기도 하니 버티고 인내하는 능력도 길러야 한다. 1, 2년 다니고 퇴사해서 당신이 더 잘 될 수 있으나 어떤 조직도 이상적인 조직은 존재하지 않는다.


공무원 조직을 개혁하려는 노조나 기관장이 설마 MZ의 퇴사 이유를 정말 모를 수도 있기에 작성해 봤다. 그리고 실제 문제점을 알더라도 형식상 하는 일(보여주기)이 그들의 일이기 때문에 퇴사방지를 위한 실용적인 대안보다는 쓸데없이 조직문화개선 용역으로 발주하는 예산이 아깝기에 이 챕터를 작성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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