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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영환 Apr 05. 2024

위기의 역사

[저자 : 오건영]

주식 투자 할 때, 거시경제 흐름만 알기 위해 오랑의 에세이를 자주 들어간다. 미주가 역시나 내 예상대로 흘러가지는 않지만, FED(연준)의 의도와 세계시장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알면서 투자해야 재밌다. 그래서 에세이와 달리 책에는 어떤 글을 담았을까라는 호기심에 읽어보았다.

위기의 역사라는 책 제목답게 '우리는 위기를 통해  배울 수 있다.'라는 의도가 담긴 책이다.


우리는 크게 4가지 위기를 겪었다.


1. 외환위기(IMF), 2. 닷컴 버블 3.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4. 코로나19로 인플레이션


리뷰에서는 1번과 3번만 다루기로 하겠다. 4번은 현재 미국과 전 세계가 긴축기조로 돌아서서 인플레이션을 때려잡고 있는 단계이기 때문에...


외환위기는 누구나 알지만, 책에 나온 내용을 정리하면 이렇다.


세계 정치는 강대국들의 입맛에 맞게 정해지듯이, 플라자 합의(1985년) 마찬가지다. 당시 G5(미국, 일본, 독일, 영국, 프랑스)는 엔저에 상당히 불만 있었다. 당시 경제 1위에 가깝게 폭풍 성장하게 된 계기 중 하나는 일본 기업의 수출과 엔저 현상이 맞물렸기 때문에 G4는 강제로 일본의 엔화를 절상하기를 원했다.


일본은 어쩔 수 없이 압력에 못 이겨 합의 후 엔고 현상이 오자, 일본 국민들은 수입물품 사치 현상과 해외여행을 다니기 바빴다. 이 점을 노린 아시아의 용의 하나인 대한민국은 환호를 질렀다. 아싸 이제 우리가 수출에 유리해졌잖아!


1990년대 초, 전 세계는 컴퓨터 수요(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 95출시도 함께)가 굉장히 컸기 때문에, 반도체 D 램 수요도 클 것으로 예상했다. 은행들은 단기 외채를 장기 대출 조건으로 기업에게 빌려준다고 하자, 여기저기 기업들은 환호하며 달러를 빌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달러를 통해 생산라인을 급격히 늘린다.


But.


1. 일본이 갑자기 10년 만에 역플라자 합의(1995년)를 제안한다.


일본 : 지진 났어! 거기에 플라자합의로 엔화가 너무 비싸. 수출이 안돼 수출이 ㅠㅠ.  엔화 절하 좀 하자~

미국 : 우리도 기준금리 올렸어. 수입 물가 낮추면 물가 안정도 할 수 있어. 달러 강세를 원해. 윈윈하자!

한국 : 응? 역플라자 합의가 되니까 일본 엔화가 갑자기 내려가잖아... 우리 수출해야 되는데?



2. 컴퓨터 수요가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즉 가수요가 엄청났던 것이다. 컴퓨터가 생각보다 인기가 없자, 반도체 가격도 내려간다. 엔화 강세와 전 세계시장의 강한 수요를 믿고 있었는데 둘 다 아니었다. 심지어 인도네시아와 태국이 옆에서 치고 올라온다. 대한민국 기업들은 공급과잉과 설비투자 과잉 현상이 일어난다.


가장 큰 문제는 엄청나게 달러를 빌려서(단기 외채) 투자했는데, 수출이 안되니 돈을 빌려준 외국은행들은 돈을 당장 상환하라고 한다. 당시 우리나라는 관리변동환율제이기 때문에 외화 대출에 안일했다. '일단 외화보유고로 막으면 되지.'라고 생각했으나, 빌린 양은 외화보유고에서 감당이 안 될 정도였고, 1997년 우리는 IMF를 통해 국제금융을 받는다.


정리 :

단기외채가 급증한 이유는 플라자 합의로 일본 엔화가 절상되었기 때문에 아시아의 한 마리 용인 우리나라는 수출의 특혜를 볼 확률이 높았다. 그리고 반도체 수요가 많다고 생각했다. 또 은행은 외국 금융에서 단기로 빌려와 회사에는 장기로 대출해 주었다. 마지막으로 우리나라는 고정환율제에 가까운 관리변동환율제여서 모두 안심하였다.

환율을 파악하는 삼위일체 /  IMF 이후 변동환율제 적용

저자는 현재 경제 문제인 주택 가격 버블, 일자리 부족, 가계 부채 증가 등이 IMF로 인한 상흔이라고 한다.


Q : 그렇다면 제2의 외환 위기가 올 것인가?


A : 가능성이 굉장히 낮다. IMF 이후 변동환율제로 바꿨으나, 외화보유고가 많다. 그러나 외화 보유고가 아무리 많더라도 외채가 많으면 의미가 없다. 현재 대한민국은 외채를 빌린 양이 상당히 적다. 그리고 앞으로 다룰 금융위기에 비해서는 외환위기는 무서운 놈은 아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원인은 크게 2가지로 나뉜다.


1. 미국의 고금리 + 주택 가격 버블로 서브 프라임 모기지 현상은 잘 아는 이야기다. 


주택 담보 채권을 비싼 가격에 구입한 은행들이 FED에서 고금리(당시 미국 기준금리는 2004년 1퍼센트에서 2006년 6월 5.25퍼센트까지 올라간다.)로 전환하자, 주택 가격 하락 및 주택시장이 둔화된다. 따라서 주담대 연체율이 상당히 빠르게 치솟는다. 은행은 채권이 안전하다는 신용평가사들의 말(AAA 채권)로 대량 구입했으나, 연체율이 높아지자 보유해야 할 지급 준비액이 바닥이 난다. 그리고 며칠 뒤 리만브라더스 은행이 파산된다. 그러자 은행들은 서로를 믿지 않고 은행끼리도 돈이 돌지 않는 신용경색이 발생한다.


그로 인해 뱅크런 상태가 일어나고 은행들의 줄 파산이 시작된다. 그렇다면 미국이 경기 침체가 온다고, 왜 전 세계가 금융위기가 왔을까?


'미국이 기침하면, 전 세계는 감기 걸린다'라는 말이 있다.



2. 고등학생 때였나?... 엄마가 무슨 BRICs 투자 상품을 펀드매니저에게 가입했다고 들었다. 꽤 큰 금액이었다. 뭐 금융위기가 와서 폭망했지만 ㅋㅋㅋ 당시에는 대한민국도 이런 기조가 돌았다. 아무리 미국, 유럽이라도 너네는 성장이 다 끝났기 때문에, 큰돈 벌고 싶으면 신흥시장에 투자해야 돼!


바로 BRICs.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BRICs라는 이머징 마켓에 대한 투자붐이 상당했다. 중국이 갑자기 WTO 회원이 되면서 자유경제시장에 참여했고, 전 세계는 큰 동력이 생겼다. 바로 글로벌 수요가 확 늘어난 것이다. 시장 개방을 통해 신흥국들의 수출은 미국을 상대로 상당한 달러를 벌어들였고, 그 금액은 가장 안전한 자산이라고 평가되는 미국채를 샀다. 그러면 미국으로 다시 달러가 들어왔다.


하지만, 엄청나게  돌아오는 달러로 국민들은 주식시장이 아닌 부동산 시장에 몰려들어 주택 가격의 버블을 형성한다. 신흥국들만 재미를 보는 상황이 계속되었기 때문에, 미국은 중국에 강력히 요구한다. 일본의 플라자 합의처럼 나름 강제성을 띤 압박이었다.


미국 : 중국아. 너네 위안화 절상해라. 힘들다. 지금 내수 시장이 이상해.

중국 : 너네가 환율 때문에 그런 게 아니라니까?. 우리가 공급한 물건들을 미친 듯이 소비하는 건 너네야. 너네 국민들의 소비습관이 잘못됐어. 응 안 올려~



미국 : 그러면, 우리 너네 물건 안 받아. 재정이 너무 악화돼서 받고 싶어도 사줄 돈도 없어.

중국 : 알겠어. 고정환율제에서 변동 관리 환율제로 바꿀게.


이때까지만 해도 서로에게 윈윈이었다. 중국은 미국의 압박을 견디면서 상당히 시간을 끌었다. 수출로 하도 해먹어서인지, 이번엔 내수경기 성장도 원했다.


'위안화를 절상하면 수입물품이 싸니까, 국민들이 수입물품을 사면서 내수도 활력이 생길 거야!'라고 생각했으나...


중국은 몇 배로 처맞는다. 바로 쓰촨성 지진에 따른 고물가 현상(특히 돼지)이 발생했고, 미국이 힘들다 힘들다 했는데 정말로 서브프라임모기지가 터지면서 금융위기의 발단지가 되어버린다. 그러자 중국 이외의 모든 선진국들은 미국이라는 큰 수요시장을 잃어버린다. 


공급은 많은데 수요 시장이 사라졌다. 심지어 각 나라들은 미국의 압박에  위안화, 헤알 등 모두 절상한 상태였다. 러시아에서 공급하던 원자재 가격도 덩달아 상승해 버리니, 물가의 엄청난 폭등인 인플레이션이 발생한다. 다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미국이라는 큰 수요시장이 없는 상태에서 어쩔 수 없이 긴축을 시작한다. 또한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로 외국인들이 빠르게 이탈할 경우, 달러 자금이 부족할 것이라 생각했다. 우리나라도 전 세계의 기조에 맞춰 긴축을 시작한다.


하지만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은 정말로 손바닥 뒤집기다. '인플레이션' 잡고자 금리 올려버리면 '디플레이션'이라는 더 무서운 놈이 온다. 미국을 포함한 모든 나라는 디플레이션(경기 침체)이 오는데... 바로 글로벌 경기 침체가 시작되었다.


디플레이션은 한번 벗어나라면, 인플레이션과 달리 엄청난 시간을 투자해야 된다.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을 보면, 우리나라도 방어를 잘해야 된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당시에 통화스와프로 위기를 벗어나자고 세계가 합심했고, 각 나라는 달러 자금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미국과 통화 스와프를 체결한다. 그러자 각 나라의 환율은 안정화가 되고, 중앙은행들은 기준 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한다. 그러자 미국이라는 큰 수요시장이 없어도, 중국을 포함한 신흥국의 수요 시장이 태어났다. 미국시장으로만 한정되어 있던 수출 수요 시장에서 신흥국 수요 시장의 성장에 따라 글로벌 총수요의 위축을 서서히 벗어나면서 활개를 되찾는다.


글로벌 수요 시장이 풀리자 미국은 상당히 빠르게 움직인다. 세계가 저금리 기조를 시작할 때, 연준은 0% 금리를 때려버린다. "시장에 유동성 팍팍 줄게! 다시 잘해보자. 미국!"


그리고 양적완화가 시작된다. 은행이 사들인 국채를 대량으로 현금으로 바꿔 돌려줌으로써 은행의 지급준비율을 높이고, 안정성을 주자 국민들은 예금을 하기 시작한다. 예금이 쌓이자 기업들은 은행에서 대출이 원만하게 이루어졌다. 2009년 하반기부터 미국을 포함한 세계 경제는 빠른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한다.



Q : 글로벌 경제 위기가 다시 올 것을 대비하면 일반인들은 무엇을 하면 좋나요?

A : 미리미리 조금씩 달러를 사!



무제한 양적완화를 하던 중, 코로나19가 터지고 FED는 긴축을 이어가고 있다.



4번 이후의 내용은 네이버 카페 에세이로 들어가면, 연준과 한은 이창용 총재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거대한 돈풀기와 양적완화를 끝내고 테이퍼링을 실시한다던 미국은 빅 스텝으로 껑충껑충 금리를 올렸다. 그리고 imf 이후로 변동환율제와 독자적인 통화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한국도 외화 자금의 유출을 막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따라 올렸다.



그러나, 그들을 따라 긴축하기엔 여러 가지 무리가 있다. 엄청난 가계부채와 주택 가격의 상승, 무역적자에 따른 기업의 성장의 부진 등으로 인플레이션보다 디플레이션으로 인한 경기 침체의 무서움을 알기에 금리를 동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빅 스텝으로 금리 인상이 가능한 이유는 요즘엔 너도나도 미장을 해서 잘 알지만, 기업의 성장이 꽤나 받쳐준다. 2008년 금융위기 전에는 이머징 마켓으로 BRICs 신흥국이 이끌 것으로 생각되었으나, 2009년 양적완화와 통화스와프를 통해 위기를 극복한 미국은 기업의 성장에 따른 GDP 성장률이 선진국(일본, 한국, 서유럽 등)들이 일반적으로 겪는 평균 2% ~ 마이너스 성장과 다른 기조를 보인다.



오랑's Essay in Atlanta : 네이버 카페 (naver.com)


이 책을 떠나 에세이를 보면, 코로나 이후 연준의 비둘기파와 매파의 대립, 각 나라의 통화정책에 대한 견해,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폐지 & YCC 철폐, 한은의 대책 등 여러 나라의 통화정책의 해석도 살펴볼 수 있으니, 네이버 카페로 들어가셔서 보면 좋습니다. 심화과정으로 보시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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