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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영환 Apr 07. 2024

죽을 때 후회하는 스물다섯 가지

1,000명의 죽음을 지켜본 호스피스 전문의가 말한다.

죽음의 문턱을 앞둔 1000명의 사람들을 보고 느끼며, 호스피스 전문의(오츠 슈이치)가 기록한 에세이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유성호 법의학 교수님이 극찬한 책이기도 하다.


죽음은 권력이 있든, 재산이 많든, 사회적 지위가 높든 누구에게나 공평하다. 대부분 사람은 인생이라는 삶에서 평생을 괴로워한다. 그리고 다가오는 마지막에서도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며 후회 속에 고통스러워한다고 한다.


저자는 삶의 마지막에 다다른 사람과 아직 죽음이 먼 사람 모두에게 '죽음'이라는 공통분모를 나누려 한다.

죽음앞에서는 만인이 평등하다 / 죽음에 다다라서야 신을 믿는 사람들이 많다

삶의 끝자락에 서있는 사람들에게는 '대부분은 당신과 같이 후회하는 사람이 많으니, 고통은 덜어놓고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하게 눈을 감았으면' 하는 마음에  '우리 다음 세상에서 다시 만나요, 다음에는 더 잘해줄게요'라면서 속으로 그들을 보내준다고 한다. (죽음에 다다르면 신을 믿지 않던 사람도 믿는 경향이 높다고 한다.)


또 죽음이 먼 사람들에게는 옆에서 그들을 지켜보고 기록한 사례를 보여주며, '나중에 당신이 생명이 오가는 상황이 온다면, 고통 속에서 멀어지는 방법을 미리 알려줄게요.' 하는 마음에 책을 집필했다고 한다.


어떤 사람이 끝에서 덜 후회할까? 에 집중하며, 책을 읽어 내려갔다. 저자는 책 중간쯤에 삶을 후회하지 않고 '신이 내린 마지막 숙제'라는 고통을 겸허히 받아들이는 사람들을 알려준다.


'의미', '기록', '철학'


세상은 모호하게도 사회에서 말하는 선한 사람들이 먼저 세상을 떠나며, 남을 해치고 압박하여 이득을 취하는 사람들이 오래 산다는 경향도 일부 있는 것 같다고 한다. '악법도 법이다'라는 소크라테스 말처럼, 법은 인간을 서로 더불어 살게 하도록만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저 위의 3가지 키워드를 가진 사람들은 누구일까?


1. 마음이 선하든, 악하든 죽음과 삶을 진지하게 끝없이 고민(죽음의 의미를 찾으려 했던)해본 사람들

2. 자신이 죽을 때 세상에 어떤 기록이라도 남겼던 사람들, 그리고 그런 기록을 남기려고 노력했던 사람들

3. 1번과 2번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철학이 확고했던 사람들


중학생 때, 아빠 옆에서 보던 드라마인 '야인시대'는 꽤 재밌었다. 김두한의 청년기를 지나, 박정희 정권 시절의 중장년기에는 정치깡패 소탕이 일어난다. 그리고 '임화수', '이정재' 등은 군법재판에 넘어가 사형에 처한다. 기록에 따르면, 죽음 앞에서 둘은 전혀 다른 행보를 취한다.


'이정재는 사형이 집행되는 그 순간까지 당당했다'라고 그 시절 중간중간 말하는 내레이션이 웅장한 브금과 함께 말해준다. 당시에 정말 궁금했다. 왜 이정재는 임화수처럼 평범한 사형수들과 달리 그랬을까?


이정재는 정말로 자신이 옳지 않은 길을 가고 있음에도 끝없이 죽음과 삶을 고민했다는 말인가. 또 내가 이정재라는 사람을 알 정도로 기록으로 남겨질 사람이 되어서 그랬나. 아무렴, 자신만의 철학과 소신이 뚜렷하지 않았나 싶다.


다른 예시로는 이라크 전쟁에 참여한 미군 중 특히 스나이퍼 들이 전쟁이 끝나고 우울증, 공포증에 시달려 정신병을 많이 앓는다고 한다. 스나이퍼는 직접 인간을 조준하고 사살되는 순간을 초근접에서 확인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하며, 성인보다는 폭탄을 감싼 아이, 임산부 등 사회적 약자를 죽였다는 고통이 심했다고 한다.


반면에, 아내와 웃고 자신의 딸을 감싸고 포옹하며 행복한 나날을 보내는 스나이퍼들도 있다. 나는 3년 전에, 기자가 그들과 나눈 인터뷰 영상을 본 적이 있다. 그들 중 한 명은 이렇게 대답했다. '저는 군인입니다. 상부의 명령에 따라 움직이고, 아군의 진격에 피해 입지 않도록 타깃을 선 제거 하는 것이 저의 임무입니다. 따라서 저는 미국의 국익과 동료들의 보호를 위해 한 발자국 더 앞장섰기 때문에 제 자신이 자랑스럽습니다.'


확고한 철학이 있는 사람들은 엄청난 트라우마가 생길 만한 상황도 덤덤히 받아들이는 것을 보면, 차후 죽음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을까? 스티븐 잡스는 사회에서 말하는 성공에 가장 중요한 열쇠라는 EQ 보다는 철저하게 자신의 길을 독자적으로 걸어갔는데, 그도 죽음에 당당했을까?


저자에 따르면, 사회적으로 존경받거나 독자적인 인생관을 자신의 철학으로 쌓아 올린 사람들은 죽음 앞에서도 아주 당당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런 철학을 가지기 위해서, 건강이 가장 소중하다고 한다.


자신의 철학과 색깔이 있는 사람들 / 철학을 가지기 위해서는 심신이 건강해야된다.


마지막 눈을 감기 전, 보통 사람들이 후회하는 25가지를 쓰면서 글을 마무리하려 한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고맙다는 말을 많이 했더라면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했더라면          

 조금만 더 겸손했더라면          

 친절을 베풀었더라면          

 나쁜 짓을 하지 않았더라면          

 꿈을 꾸고 그 꿈을 이루려고 노력했더라면          

 감정에 휘둘리지 않았더라면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났더라면          

 기억에 남는 연애를 했더라면          

 죽도록 일만 하지 않았더라면          

 가고 싶은 곳으로 여행을 떠났더라면          

 고향을 찾아가 보았더라면          

 맛있는 음식을 많이 맛보았더라면          

 결혼을 했더라면          

 자식이 있었더라면          

 자식을 혼인시켰더라면          

 유산을 미리 염두에 두었더라면          

 내 장례식을 생각했더라면          

 내가 살아온 증거를 남겨두었더라면          

 삶과 죽음의 의미를 진지하게 생각했더라면          

 건강을 소중히 여겼더라면          

 좀 더 일찍 담배를 끊었더라면          

 건강할 때 마지막 의사를 밝혔더라면          

 치료의 의미를 진지하게 생각했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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