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그림 Aug 09. 2020

태도

이 또한 지나가리라

5주간의 법륜스님 온라인 행복학교가 끝났다. 그들은 나와 같이 행복해지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었다. 나는 그들 중 나이가 제일 어렸고 다들 가정이 있으신 듯했다.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각 세대가 가지는 고민들을 엿볼 수 있었다. 청년 대표(?)인 나는 직장 고민이 가장 컸고 중년 대표(?)인 그들은 고민의 초점이 가정에 맞춰졌다. 그 주에 해당하는 고민에 대해 이야기할 때면 나는 직장 상사로부터 받는 스트레스, 이직 고민들이 주를 이뤘고 그들은 자식과 남편 고민이 주를 이뤘다.(그들 중에 직장을 가지신 분들도 많았다) 이야기를 들으며 뜻밖의 부분에서 위안을 받았다. 직장으로부터 받는 출렁이는 마음을 다스리고 싶고 이것만 해결되면 만사가 평안해질 것 같았다. 이런 나의 고민을 해결하고 싶어 행복학교를 신청한 것이다. 어머니뻘 되는 분들께서 공통적으로 가지는 고민을 듣고 있노라니 지금 나의 고민도 어쩌면 시간이 흘러가면 사라지거나 다른 것으로 대체될 고민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직장에서 가정이 있는 상사분에게 퇴근하면 직장에서 받은 스트레스가 계속 생각나지 않냐고 여쭤본 적이 있다. 그러니 그분은 퇴근하면 집안일 신경 쓰느라 그럴 겨를이 없다고 했다. 직장에서 생긴 일로 하루 종일 분한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는 내게 오히려 그 소리는 부럽기까지 했다.

생각해보면 인생의 시기에 맞는 고민이 있었다. 중학교 때는 친구들에 대한 고민이 가장 컸고 고등학교 때는 입시, 대학교 때는 전공 선택, 졸업 후에는 직장 고민 등. 그때는 그 고민만 해결되면 더 이상의 소원을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시기가 지나니 또 다른 고민이 생겼고 그때마다 이번 고민만 해결되길 바랐다.

10년쯤 뒤에는 나도 가정에 대한 고민으로 또 이번 고민만 해결되게 해달라고 기도하게 될까? 그것이 무엇이건 간에 당장은 보따리장수 같은 나의 직장 생활을 청산하고 안정적인 직장생활을 하고 싶다.

나는 매사에 불만족하는 사람이었다. 항상 자신에게 엄격하고 자기 검열이 심했다. 그러니 어떤 일을 잘하더라도 잘된 원인을 나에게서 찾기보다는 외부에서 찾았다. 잘못한 일이 있으면 반대로 나 자신을 탓했다. 현실이 불만족스러울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어떤 일에 온전히 빠질 수가 없었다. 한 눈은 현실에 또 다른 눈은 날 만족시켜줄 것이 무엇인지 찾아다녔다. 나를 타인으로 멀리서 보면서 어떻게 가고 있는지 알고 싶다. 나의 인생은 결국 행복했고 지금 나의 고민도 결국 그 행복이라는 목표로 가기 위한 하나의 관문이었기를 바라본다.


인생은 결과론적이다. 오늘을 기준으로 과거를 돌아보면서 그때 그 일이 다 오늘날의 이것을 위한 것이었구나 하는 식이다. 미래는 통제할 수 없지만 과거는 긍정적인 태도, 합리화라는 이름으로 얼마든지 조작 가능하다. 나는 그게 과거를 미화시키는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일어난 사실을 바꿀 수 없다면 그 사실로 계속 스트레스받느냐, 아니면 행복하느냐는 각자의 해석 방식에 따라 달려있다. 내 인생을 바라보는 태도에 따라 내 행복도 바뀐다.

작가의 이전글 고집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