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밤, 다섯 살 아이는 "할머니 집에 가고 싶다"며 울고불고 생떼를 썼다.
그 울음이 쉽게 그칠 기미가 없었다.
나는 서둘러 아이를 안고 집 밖 놀이터로 나왔다.
"많이 속상하지? 괜찮아. 아빠가 기다려줄게.
울어도 괜찮아. 아빠가 옆에서 기다려줄게."
나는 아이를 꼭 안고,
놀이터를 천천히 걸었다.
아파트가 떠나가라 울음이 계속되었다.
5분... 10분... 30분...
그날따라 울음은 길었고,
내 팔은 점점 무거워졌다.
그러다 아이가 지쳐 내 품에서 잠들었다.
집에 들어와 아이를 눕히고 나도 잠들었다.
다음 날 아침.
나는 거실에 앉아 있었고,
아이의 작은 발소리가 다가왔다.
그리고, 아이는 나를 안으며 말했다.
"아빠, 사랑해. 아빠는 나를 기다려주는 사람이잖아."
그 말에 눈물이 줄줄 흘렀다.
아이는 두 손으로 내 눈물을 닦아주며
나를 꼭 안았다.
"울지 마, 아빠~"
아이가 세수도 안 한 내 얼굴에
작은 두 손으로 눈물을 훔치고,
자기 가슴으로 닦아주며 안아주었다.
그 순간, 사랑스레 안아주는 작은 품이
그 작은 가슴이 세상에서 가장 큰 품 같았다.
나는 말했다.
"아빠가 너무 행복해서 우는 거야."
나는 아이를 알아봐 줬고, 아이도 나를 알아봐 줬다.
그 순간, 내 속 어딘가에서 깊은 울림이 올라왔다.
그날 이후 나는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다시, 또다시 너를 기다릴게."
그리고 직감했다.
그 태도가 바로 사랑이라는 것을.
"아빠, 사랑해. 아빠는 나를 기다려주는 사람이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