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퐁은 없고, 계속 흘러 내렸습니다.

by 푼크트

다 털렸다.


어느날 오후 4시경,

자신감이 붙어 수익380만원 포함 2,380만원을 과감하게 차트 위에 태웠습니다.

전날 밤 마지막으로 본 차트가 머릿속에서 반짝였거든요.

“오늘도 초록불이겠지?”

복리의 수익을 기대하며^^


일과 후 오후 6시반경 얼마나 또 올랐을까? 보다 화들짝!

하지만 화면을 켜는 순간, 제 눈에 들어온 건 새빨간 차트와 마이너스 퍼센트.

1시간 반만에 -500만원의 손실이 발생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투자한 모든 코인이 약속이나 한듯

무섭게 볼린저밴드 하단을 뚫으며 계속 흘러 내리고 있었습니다.

어버버~ 순간 어찌할지 도무지 모르겠더군요.

그냥 처다만 보고 있었습니다.

손절하기엔 넘 많이 잃었다는 생각에 아무것도 할게 없었지요.

핑만 있고, 퐁이 전혀 없더군요.

저녁 8시즈음 횡보하기 시작하여 그날 밤12시까지 지속되더군요.

추가 시드머니도 없었습니다.

그냥 그대로 둘 수 밖에...


고통과 시름이 시간을 약 한달간 보냈습니다.

그동안 공부하고 경험했던 뿜뿜은 온데간데 없이

자신감은 완전 바닥났습니다.


불안? 아니, 아직은 자신감


초반엔 그래도 좀 '정신 승리'가 있었습니다.
‘괜찮아, 이럴 땐 밑에서 받아서 평단 낮추면 돼.’

급히 마이너스 통장에서 인출하여 시드 추가 장착 후
그동안 가볍게 익힌 볼린저밴드와 이평선이 머릿속에 그려졌습니다.
‘하단 밴드 근처네, 여기서 사면 올라갈 거야.’

그렇게 매수 버튼을 눌렀습니다.
그리고 몇 시간 뒤, 더 밑으로 내려간 차트를 보며 또 눌렀습니다.

볼린저 밴드 안에서 핑~퐁하는것 아니라, 밴드가 막대볼에 눌려 슬라이딩 하고 있었죠.
어찌됐건 코인 개수는 늘었고, 평단은 낮아졌습니다.
머리로는 내일쯤은 ‘이제 오를 일만 남았다’고 생각했죠.


핑퐁 매매? 이번엔 핑~만


전에는 ‘올라가면 매도, 내려오면 매수’라는 단순한 핑퐁 전략이
거의 매번 통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매수하자마자 더 내려가고,
손절하려 하면 잠깐 반등했다가 다시 곤두박질치는 패턴이 반복됐습니다.

이쯤 되니 차트의 볼린저밴드와 이평선은
저를 돕는 안내선이 아니라,
그저 빨갛고 파란 선을 그려주는 장식품처럼 보이더군요.

앞선 순간 순간의 선택들이 후회막급한 찰라들로 넘쳐 자책의 뚝을 넘었습니다.


초록불 대신 새빨간 숫자들


며칠 전만 해도 하루에 수십만 원씩 불어나던 계좌가
이제는 순간에 수백만 원씩 빠져나갔습니다.
“설마 여기서 더 떨어질까?”라는 생각이 무너지는 건
단 30분이면 충분했습니다.

계좌 잔고를 새로고침할 때마다
수익률 그래프가 계단처럼 내려가는 걸 지켜봐야 했습니다.
그때 느꼈습니다.
‘아… 이러다 진짜 다 털리겠구나.’ ㅜㅜ


무너지는 자신감


5일간 쌓은 380만 원 수익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심지어 원금마저 500만원 이상 깎여나가고 있었습니다.
전업을 꿈꾸던 자신감은 증발했고,
머릿속엔 ‘내가 뭘 잘못한 거지?’라는 질문만 남았습니다.

뉴스를 검색하니, 시장 전체가 하락장에 들어섰다는 말.
그제야 알았습니다.
제 매매는 전략이 아니라
그냥 ‘오르면 판다, 내려오면 산다’ 수준의 감각이었을 뿐이라는 것을요.


깨달음 한 조각


와장창 털리고 나서야 깨달았습니다.
수익은 쉬울 때도 있지만,
그만큼 잃는 것도 순식간이라는 걸요.
차트를 조금 안다고 해서,
그게 시장을 아는 건 아니라는 것도요.


그날 이후 저는

‘핑퐁 매매’ 대신 ‘기다림’이라는 단어를 차트 옆에 적어 두었습니다.
그리고 '소탐대실 하지 말자' 고 다짐했습니다.


“다시는 자신감만 믿고 전부 걸지 말자.
시장은 언제든 뒤통수를 칠 수 있으니까.”


그리고 한달 가량의 지루한 회복 기간에 돌입했습니다.

매일의 즐거움은 온데간데 없고,

하루하루 고통의 나날들을 맞이합니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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