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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ddie Kim Apr 20. 2023

바르셀로나에서 두 달 살기 #4

홈스테이로 이사 가기



오늘은 드디어 호텔 생활을 청산하고 약 1.5개월 동안 지낼 에어비앤비로 들어가는 날이다. 숙소가 위치하는 La Vila de Grácia 지역은 현지인들이 많이 사는 곳이다. 약 일주일을 관광지 근처에서 보냈으니 남은 날은 조용하게 현지인들의 거리에서 지내보고 싶어서 이 위치의 에어비앤비를 구하게 됐다. 짐이 많기 때문에 2번이나 왔다갔다하긴 했지만 집은 대만족이었다. 지내보니 아침저녁에는 좀 춥지만,, 그것만 빼면 방이 너무 깨끗하고 크고 아늑한 진짜 유럽 느낌 나는 방이었다. 창밖으로 보이는 앞집 창문 발코니도, 건물 현관문을 나서면 보이는 오렌지 나무도 너무나 맘에 든다. 홈스테이 할 집에는 나포함 3명이 살고 있는데 다들 시간대가 안 맞아서 그런지 마주치는 일은 거의 없다. 가끔 부엌에서 마주치면 인사하는 정도. 첫날 집주인인 Rosa가 방을 안내해 주며 몇 가지 지켜야 할 룰을 알려줬는데 대체적으로 청결에 관한 거라 어려울 것은 없었다. 다만 열쇠가 문제였는데.. 열쇠 사용이 익숙지 않고 건물 자체가 오래되다 보니 열쇠로 문 여는 게 어려워서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겪었다. 열쇠로 문 여는 것을 연습해 본다고 잠옷바람으로 나갔다가 문이 안 열려서 집에 못 들어온 적도 있었는데 다행히 윗집 남자가 우연히 보고 문 여는 것을 도와주었다. 당시에는 아찔하고 쪽팔려서 죽는 줄 알았는데 지나고 보니 추억이다.

 

내 방과 공용 거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문 여는 것에 익숙해져서 한 번에 열 수 있게 되었지만 3일째까지도 2~3번은 시도해 봐야 열렸기 때문에 곤란했었다. 열쇠를 매번 챙겨야 하는 것, 좁은 계단, 삐걱거리는 복도, 차가운 집 공기가 조금 불편했지만 이제는 일주일째가 되서 익숙하고 이방인으로 살고 있는 바르셀로나에서 나만의 공간이 있다는 것이 안정감을 줘서 기분이 좋다. 이렇게 조금씩 동화되어 가는 것 같다.


건물 외부 문과 내 방 문은 비교적 잘 열리지만 집 현관 문 여는 노하우가 없어서 가장 큰 문제였다.


+ 일기를 쓰려고 주변 카페를 찾았는데 SlowMov라고 나름 괜찮아 보이는 곳이 있어서 가게 됐다. 플랫 화이트와 시나몬 빵을 먹었는데 분위기도 좋고 맛도 좋아서 종종 찾아갈 것 같은 예감이 든다.


++ 실내에도 대형견이 들어오는 모습이 참 자연스럽다. 어렸을 때부터 사회화 교육을 시키는 것인지 강아지들이 도통 짖는 경우를 본 적이 없다. 실내에서도 다른 사람들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고 주인 옆에 고고하게 앉아있었는데 그 뒷모습이 너무 예쁘고 귀여워서 한동안 쳐다보고 있었다.


카페 SlowMov




정보 전달 목적이 아닌, 일상생활에서 느낀 스쳐 지나가는 감정과 생각들을 아카이빙하는 지극히 사적이고 소소한 일상의 기록입니다. 당시에 느꼈던 모든 순간들이 시간이 지나면 바스러져 가는 것이 아쉬워서 자기만족으로 작성하는 여행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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