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 현대 미술관과 힙쟁이들
7년 전 바르셀로나를 짧게 여행했을 때 꼭 가보고 싶던 뮤지엄 중 하나가 바르셀로나 현대미술관 MACBA(Museu d'Art Contemporani de Barcelona)였다. 당시에 미술관이 주는 공간적인 분위기와 영감이 너무 좋아서 이번에도 또 방문하게 되었다. 리차드 마이어의 건축물인 MACBA는 새하얀 건물 외관때문에 완공 당시 "진주"라고 불리기도 했다고 하는데 그 말이 공감될 정도로 좁은 골목과 엔틱한 건물들이 주로 위치한 라발지구에서 당연 눈에 띈다.
이곳을 좋아하는 이유는 미술관이라는 이름에서 전달되는 공간적인 느낌이 실제와 상당히 이질감이 있기 때문이다. 미술관이라고 하면 넓은 잔디가 있을 것 같고 조용하고 주변에 카페가 있고 고즈넉한 분위기를 풍길 것 같은데 MACBA는 굉장히 핫하다. MACBA 앞에 넓은 광장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보드를 타며 광장을 누구보다 잘 활용하고 있다. 상의 탈의하며 보드 타는 사람들, 광장에 누워 햇빛을 쬐는 사람들, 아무렇게나 앉아 간단한 스낵을 먹는 사람들 등 꼭 미술관을 관람하지 않아도 이 공간을 자신들의 스타일대로 공유하고 사용하는 모습이 너무 자유로워 보였다.
내가 간 기간에는 부슈라 칼릴리(Bouchra Khalili)의 작품들이 전시 중이었다. 부슈라 칼릴리는 정치, 역사, 지리 등의 이슈들을 다루는 작가로 이번 기회에 알게 된 작가다. 내가 미쳐 관심 갖지 못했던 부분에 대한 주제를 주로 작품으로 다루는 작가들을 볼 때다가 괜히 부끄러워져 집중해서 보게 되었는데 강렬한 타이포 그래피 작품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바르셀로나에 있는 기간 동안 또 다른 전시가 열린다면 다시 한번 방문해보고 싶다.
+ 온라인에서 티켓을 구매하는게 1~2유로 정도 더 할인되어 급하게 온라인으로 티켓을 구매했다.
++ MACBA 근처에 Fatbottom이라는 그래픽 서적을 판매하는 작은 서점이 있는데 시에스타때문에 방문하지 못해 안타깝다. 조만간 다시 이 근처에 와봐야겠다.
정보 전달 목적이 아닌, 일상생활에서 느낀 스쳐 지나가는 감정과 생각들을 아카이빙하는 지극히 사적이고 소소한 일상의 기록입니다. 당시에 느꼈던 모든 순간들이 시간이 지나면 바스러져 가는 것이 아쉬워서 자기만족으로 작성하는 여행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