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일 없는 흘러간 하루 기록
오늘은 그냥 일상에 대한 기록을 해보려고 한다. 매일을 여행하듯 지낼 수는 없기 때문에 보통의 하루는 그냥 평범하게 보내고 있다. 꼭 해야 하는 일기 쓰기를 제외하면 꽤 한국에서의 생활과 다를 바 없이 흘려보내는 편이다. 그래도 좀 신경 쓰는 게 있다면 운동하기. 한동안 꽤 아팠던 적이 있어서 이후로 운동을 하고 있다. 대단한 운동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잊지 않고 헬스장에 나가는 게 심적으로 만족감을 주기도 하고 부족한 체력을 보강할 수 있어서 좋다. 매일 나가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주 3회는 가려고 한다. 내가 다니는 헬스장은 VIVA GYM이라고 바르셀로나 전역에 체인점이 굉장히 많은 큰 헬스장이다. 처음에 접하게 된 계기는 에어비앤비로 옮기기 전에 호텔에 있을 때 바로 옆에 VIVA GYM이 있어서 알게 되었다. 첫 1회는 무조건 무료이고 2번째 방문부터 패스권을 구매하면 되기 때문에 분위기를 보고 싶다거나, 한 번쯤 해외의 헬스장을 경험해 보고 싶다면 추천한다. 락커룸도 깨끗하고 헬스장이 1층과 지하(매트 운동)로 분리되어 있어서 크고 기구도 많다. 아무튼 이 지점에서 몇 번 다녀본 결과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고 마침 에어비앤비로 옮긴 우리 집 근처에도 도보 10분 거리에 지점이 있어 아예 한 달 패스권을 결제하게 되었다. 1회 원데이 패스권도 9.90유로여서 부담이 없었는데 한 달 권은 약 33유로 정도여서 훨씬 저렴하기 때문에 결제하길 잘한 것 같다. (4번만 가도 이득!)
주로 나는 러닝과 매트운동, 가끔 다리와 팔운동을 병행하며 시간을 보낸다. 더 많은 기구를 사용해 보고 싶긴 한데 사람도 많고 아직 헬린이기 때문에 비집고 들어가기 머쓱해서 잘 가지는 않는다. 지하에는 매트 운동을 위한 다양한 기구들이 있기 때문에 사실 이것만으로도 충분해서 여기서 시간을 보내다 보면 금세 1시간 반에서 2시간은 지나가 있다. 갓생을 살았다는 기분을 만끽하며 나와 집 근처 카페에서 커피 한 잔 하고 나면 건강한 백수가 된 것 같아 만족스럽다.
헬스장에서 좀 더 걸어가면 Mercadona라는 큰 마트가 있다. 집 앞에도 작은 마트들이 있긴 한데 개인적으로 마트는 큰 곳이 재밌어서 이곳에 자주 가는 편이다. 확실히 스페인은 마트 물가가 싼 편이라 그런지 아무리 장을 많이 봐도 한국에 비하면 훨씬 싸기 때문에 장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요즘은 납작 복숭아도 슬슬 나오고 있어서 마트 가는 재미가 있다. (아직 철이 아니기 때문에 한국 일반 복숭아와 크게 다른 점은 없지만 그래도 갈 때마다 사와 쟁여놓고 있다.)
우리 집 근처에는 맛집과 카페가 많아서 가끔 카페 탐방을 하고는 한다. 바로 근처에는 되게 유명한 젤라또 집 Anita Gelato가 있다. 여기서 피스타치오와 직원 추천 젤라또 하나를 먹어봤는데 진짜 맛있었다. 일반 젤라또에 비해 좀 비싼 감이 있긴 하지만 맛있으니 이해가 간다. 그리고 내가 집 근처 카페 중 제일 좋아하는 티라미수 맛집이 있다. Nabucco Tiramisu라는 곳인데 브런치도 팔고 커피도 팔긴 하지만 제일 맛있는 것은 역시 티라미수. 한국에서는 티라미수를 잘 먹지 않았는데 여기 티라미수는 너무 부드럽고 촉촉해서 생각날 때마다 가서 먹곤 한다. 이 외에도 SlowMov, Syra Coffee, El Noa Noa 등 예쁘고 귀여운 카페들이 많아서 심심할 때마다 찾아가서 책 읽기 좋은 환경이다. 매번 귀찮아서 카페에 그림그릴 것들을 안 들고 가는 편인데 다음번에는 들고 가볼 요량이다.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 내가 살고 있는 동네는 주말에 한시적으로 거리를 막고 도로에서 사람들이 걷거나 자전거를 탈 수 있게 하는 것 같다. 처음에는 행사가 있어서 그런 줄 알았는데 매주 주말 낮에 도로에서 아이들이 자전거를 타고 유모차를 끌고 사람들이 산책하는 것을 보면 한가롭게 주말 낮을 즐기는 것 같아 보기 좋다.
정보 전달 목적이 아닌, 일상생활에서 느낀 스쳐 지나가는 감정과 생각들을 아카이빙하는 지극히 사적이고 소소한 일상의 기록입니다. 당시에 느꼈던 모든 순간들이 시간이 지나면 바스러져 가는 것이 아쉬워서 자기만족으로 작성하는 여행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