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관계에서 가장 조심해야 하는 것은 바로 '익숙함'이다. 두 사람의 관계가 모험보다는 일상에 가까울 때, 근사한 외식보다 평범한 집밥에 가까울 때 '익숙함'이 생겨난다. '익숙함'은 모든 오랜 관계에서 자연스럽게 생기는 감정이며, 여러 면에서 훌륭한 장점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 감정은 잘못 다뤄지면,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고, 단순히 지루함과 불만족을 넘어 훨씬 어둡고 파괴적인 결과까지 이어질 수 있다.
우리는 이 '익숙함'이라는 감정 때문에 사랑과 애정 혹은 신뢰로 대해야 할 사람을 무심하게 대할 수 있다.
배우자를 무기력하게 만들 수 있고, 익숙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부모님을 멀리하고, 동료를 무시할 수도 있다. 언제나 새로움을 추구하도록 강요받는 현대 사회에서는 이 '익숙함'이라는 감정이 반갑게 느껴지기보다는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다.
이 '익숙함'의 진짜 문제는 그 '익숙함'속에서 상대를 무시하는 감정이 자란다는 것이다. 직장생활 가운데 상사와 동료와의 관계에서, 결혼생활 가운데 배우자와의 관계에서, 그리고 부모와 자식 가운데서 우리는 한 번쯤은 이러한 감정을 느껴왔다.
상대방을 무시하는 행위는 모든 관계에서 가장 위험한 중의 하나이다. 상대를 존중하라는 말이 형식적이고 너무 뻔한 말로 들리겠지만, 그것은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동시에 사랑받고자 하는 인간의 기본 욕구와 관련된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익숙함'속에서 관계를 개선하는 방법은 있다. 첫 번째는 상대방에게 감사함을 표현하는 것이다. 상사나 동료, 그리고 배우자에게 고마움을 표현하는 것은 상대방을 좀 더 긍정적인 방식으로 인도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것이 감사인사인데, 이는 반사작용을 일으켜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상대방을 즐겁게 하고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준다. 만약 상대방에게 기분 나쁜 표현을 한번 했다면 좋은 말이나 행동은 다섯 번 하면 된다.
또 한 가지 방법은 상대방에게 생긴 좋은 일을 축하해 주는 것이다. 이 방법은 상대방에 대한 고마움뿐만 아니라 인정과 존경심을 표현하는 의미가 담겨 있어서 더욱 효과적이다. 또 축하해주는 사람과 축하받는 사람 모두에게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마지막 방법은 아니러니 하게도 상대방에게 무언가를 부탁하는 것이다. 부탁받은 사람은 부탁한 사람을 더욱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누군가를 돕게 되면 자신이 좋은 사람처럼 느껴진다. 누군가에게 필요한 사람, 도움이 필요할 때 찾는 사람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요구가 아니라 부탁하는 말로 잘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