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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M Nov 23. 2022

불황에도 승승장구하는 스타트업, 그 비결은?

스타트업 업계에도 이제 혹독한 겨울의 시간이 다가왔다.  코로나 기간에도 상대적으로 호황이었던 스타트업 투자도 최근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미국발 금리인상, 인플레이션 우려, 주식시장 침체 영향으로 모든 기업마다 돈줄을 죄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역사가 말해주듯이 과거 닷컴 버블을 겪으면서 가장 큰 성장한 회사가 구글과 아마존이다. 냉철하게 비즈니스 모델을 점검하면서도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기술과 자원에 대해서는 확신과 낙관이 필요한 시점이다. 

  

최근 한파에도 불구하고 잘 나가는 프롭테크 기업이 있다.  “알스퀘어”라는 이 회사는 부동산을 의미하는 ‘리얼 에스테이트(Real Estate)’와 광장, 교차점을 하는 ‘스퀘어(Square)’의 줄임말이다.  모든 길이 하나로 모이는 광장처럼, 알스퀘어를 통하면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모든 정보에 연결된다는 의미가 담겼다. 이 기업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사업용 부동산 데이터 전문기업이다.  막강한 데이터베이스(DB)역량으로 아시아 프로텝크 리더를 목표로 한다. 
  

이 기업이 불황을 극복하는 이유는 확실한 수익모델이 있기 때문이다.  중개수수료나 광고수익에만 의존해 투자금이 끊기자마자 경영난에 직면한 업체들과 달리 확실히 다르다.  결국 어떤 분야이든 수익모델이 탄탄한 기업은 불항에서도 승승장구한다. 알스퀘어의 가장 큰 경쟁력은 어떤 회사와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방대하고 퀄리티 높은 데이터다. 30만건에 이르는 정보들을 수년간 직접 전수조사했다. 누구나 접근 가능한 일반 정보와는 차원이 다른 차별화된 경쟁력이다.  

  

국내에서만 총 18만 2,000곳의 정보를 보유하고 있다.  21년 기준으로 인구 50만 이상의 도시의 상업/공업용 건물은 총 39만 3,885동에 이른다.  소규모 소매점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건물 정보를 가지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알스퀘어의 경쟁력이 하이브, HMM, 지멘스, 플렉스 등 굵직한 고객을 확보한 원동력이 됐다.  

해외에서는 베트남 빌딩과 공장(5만 500곳), 싱가포르 빌딩(6만 5,000곳)을 포함해서 총 11만 5,500곳의 상업/공업용 건물을 DB를 확보했다.  2022년초부터는 베트남과 싱가포로 외 동남아 국가의 상업/공업용 건물 전수조사에 돌입하고 있다.  이 속도라면 해외 DB또한 빠른 속도로 정비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수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동남아 전역으로도 사업을 넓혀 수익모델을 확장하려는 복안이다.  


알스퀘어는 DB를 단순히 확보하는데 그치지 않았다.  전수 조사 데이터를 바탕으로 리테일, 물류센터, PM, 매입매각 자문까지 사업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또 알스퀘어는 데이터 애널리틱스 제품을 준비하고 있다. 30만건의 비정형의 데이터를 한데 묶어 고도화한 서비스이며, 공급자와 수요자가 필요로 하는 인사이트와 분석을 제공할 계획이다. 벨류체인(Value Chain) 기반의 사업 영역 확장은 알스퀘어가 방대하고 깊은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러한 수익모델이 가져다 주는 결과 또한 주목할 만한다.  2022년 기준으로 부동산 연결 기준 누적 거래액이 7조원을 돌파했다.  이 기간 연결한 상업용 부동산 면적은 300만 m2에 달하며 이는 여의도 전체 면적을 웃도는 수치다.  특히, 국내 유명 교육그룹인 하이브가 6만 3,200 m2의 용산 사옥을 알스퀘어를 통해 확보한 것은 부동산 토탈 솔류션 기업으로 가치를 인정받은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서도 수익창출과 공격적인 투자를 하는 스타트업은 분명 존재한다.  트래블메이커스의 경우 호텔 한 달 살기 플랫폼 '호텔에삶'을 통해 큰 성장을 이루고 있다. 불황 속에서도 기업 인수와 인재 채용 등 적극적인 확장을 추진하며 성장 기반을 닦는 스타트업도 주목된다.  도심형 물품보관 서비스 '미니창고 다락'을 운영하는 세컨신드롬은 최근 메가박스중앙이 운영해온 셀프 스토리지 사업 부문 '보관복지부'를 인수했다. 
  

모바일 마케팅을 위한 빅데이터·플랫폼 서비스 업체 아이지에이웍스는 2017년 미디어 에이전시인 디지털퍼스트를 설립하고 2019년 5월 디지털 광고 기업인 스마트인터랙티브를 인수했다. 데이터와 플랫폼, 미디어렙, 에이전시로 이어지는 디지털 광고 사업 밸류체인을 갖추기 위한 목적이었다. 이 회사는 독보적인 데이터와 분석 능력을 바탕으로 지난해 1800억원의 매출액을 올렸다.


소상공인 경영관리 서비스 캐시노트 운영사 한국신용데이터는 데이터 확보와 연계 사업 확장을 위해 지속적으로 M&A를 단행하고 있다. 지난 3월 POS 전문 기업 아임유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최대 주주 지위에 올랐고, 10월에는 결제 솔루션 기업인 파이서브 코리아를 인수했다. 한국신용데이터가 제공하는 소상공인 경영관리 사업의 생태계를 넓히고, 유의미한 고객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함이다. 고객 여정에 걸쳐 모든 데이터를 확보하면 더 고도화된 경영관리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출비교 핀테크 기업 핀다도 데이터 벨류 체인을 확장 중이다. 지난 7월 상권 분석 플랫폼 ‘오픈업’을 100% 지분 인수한데 이어 서비스를 완전 무료로 공개했다. 오픈업은 누적 8,600만 개의 매출 데이터와 매월 업데이트 되는 70만 개의 매출 데이터를 AI기술로 가공해 실제에 가까운 추정 데이터를 보여주는 회사다. 핀다가 오픈업을 인수한 이유는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 때문이다. 자영업자 대출 중개 등 서비스 영역을 확장하며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스타트업 관계자는 "풍부한 유동성의 시기에는 미래 성장성을 바탕으로 환상 속 유니콘을 추구했다면 지금은 반인반마 켄타우로스를 지향해야 한다"며 "거품을 걷어내고 핵심 비즈니스 모델에 집중해 수익성과 성장성을 모두 갖춰야 한다"고 강조한다.
  

얼마전 유럽 스타트업 축제 '비바테크2022'에서 나온 의미있는 메시지들이 인상적이다.  그들은 “실질적인 대책을 찾되, 원대한 꿈과 목표를 포기하지 말라”고 서로를 격려했다.  실질적인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이 같은 환경에서는 현금이 왕이고, 현금에 집중하라고 한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고객에게 집중하는 것이다. 위대한 기업은 바로 위기에서 생겨난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라는 세일즈포스 공동CEO의 조언 또한 놓치지 말아야 한다.


돌이켜보면, 창업은 새로운 시도와 경험이다. 즉, 그 자체는 어려움과 위기의 연속인 것이다.  따라서 위기를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지금 이 시기야 말로 나와 조직을 돌아보고 실력을 검증받는 기회라고 생각해야 한다.  타트업들이 지금의 위기를 기회로 바꿔내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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