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편의점 훼미리마트는 지난 6월 말, 로봇 벤처 기업 "Telexistence"와 협업하여 원격 제어로봇을 매장에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올여름 첫 파일럿을 진행하고, '22년까지 최대 총 20개 점포에 원격 제어 로봇을 도입할 예정이다.
'19년 기준 일본 편의점 수는 5만 6,173개이다. 1위 세븐일레븐 2만 260개, 2위 패밀리마트 1만 7,409개, 3위 로손 1만 3,693개, 4위 미니스톱 2,223개 등의 순이다. 참고로 한국은 4만 192개 정도로 파악되고 있다. 일본에서 편의점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일반 서민들에게는 너무나 친숙한 곳이다. 바로 이런 곳에서 점원 대신 로봇을 도입하려는 시도는 일본 로봇 사업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편의점 직원은 재택근무를 하면서 원격으로 로봇을 조정한다. 주로 페트병이나 컵라면 등의 상품을 확인하고 선반에 진열하는 작업을 하게 된다. 예를 들어 점원은 VR 헤드셋과 장갑 모양의 컨트롤러를 장착한 후, 헤드셋을 통해 매장 선반이나 상품을 확인할 수 있다.
점원이 컨트롤러를 조작하면 로봇은 점원의 움직임 그대로 선반 위에 상품을 올려놓거나, 위치를 바꾸는 작업을 한다. 이러한 원격 조정을 하는 데 있어서 특별한 로봇 전문 지식은 필요 없다. 편의점에서 일해본 경험이 있는 직원이라면 누구나 활용할 수 있고, 거리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로봇을 조작할 수 있다.
앞으로, 편의점 직원의 움직임을 데이터화하고, 이를 클라우드 기반 솔루션 "Augmented Workforce Platform(AWP)"에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할 예정이다. 어느 정도 데이터가 축적되면 로봇의 제어 시스템과 머신러닝을 연계하여 실제 인간과 유사한 움직임을 자동화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현재는 물이나 음료가 들어있는 페트병 중에서 일부는 다 마신 후에 힘을 줘서 누르면 페트병 모양이 변하는 경우가 있다. 로봇이 모든 상품을 동일한 힘으로 잡는다면, 제품의 형태가 변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각 상품별로 적절히 힘 조절을 할 수 있는 수준까지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Telexistend는 '17년도에 창업했다. 일본 통신사업자인 KDDI에서 투자를 받아, 원격 조정 아바타 로봇 "Model H"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20 년 4 월부터는 일본 MS와 협업하여 클라우드를 활용한 로봇 서비스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훼미리마트 편의점에 도입될 로봇은 "Model H"를 기반으로 하지만 아직까지 세부 기능이나 디자인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다만 "Model H"는 하기와 같이 내장 배터리와 바퀴를 통해 이동이 가능하다. 아울러 휴대 가능한 케이스에 VR 헤드셋, 컨트롤러를 보관할 수 있는 구조이다. Telexistence는 훼미리마트 이외 로손(Lawson)과도 원격 제어 로봇 사업을 논의 중이며, 훼미리마트와 유사하게 도시락이나 주먹김밥, 음료 등을 진열하고 관리하는 로봇을 공급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시도는 과연 인간과 로봇이 공존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일정 부분 해답을 던져준다. 현재로써는 기계를 통한 인간 능력의 활용과 극대화, 그리고 로봇이 인간의 분신이 된다는 관점에서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현시점에서는 가장 현실적인 접근방법으로 생각된다. 궁극적으로 로봇의 상용화는 인간의 일자리를 위협한다. 기술발전과 더불어, 어떻게 공조해 나갈 것이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고령화와 생산가능 인구 부족으로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는 일본 방식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