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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M Jul 17. 2020

스타벅스와 팀호튼은 왜 중국으로 가는가?

커피업계의 디지털 전략

중국은 누가 모라고 해도 오랫동안 차(茶)의 나라였다.  그러던 중국인들이 이제 커피 맛을 알게 된 것 같다.  아직은 미국이나 유럽과 비교하면 커피 소비는 적지만, 특히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고, 해외 문화의 유입이 빠른 대도시를 중심으로 커피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의 1인당 연평균 소비량은 400잔, 한국이 380잔, 일본이 360잔, 중국은 고작 5잔.  하지만 바꿔 생각해보면 그만큼 중국 커피 시장은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세계 커피 시장 성장률이 2%에 불과한 것에 비해, 중국은 커피 소비량의 증가 추세가 매년 15%를 웃돌만큼 거대한 잠재력을 가진 국가 중 하나이다.  우리는 이미 중국의 위협적일 만큼 빠른 속도의 경제성장을 경험해보지 않았는가.  이러다가 중국이 커피시장까지 장악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중국에서는 누가 어떤 커피를 마실까?

중국인들이 주로 마시는 커피 종류는 인스턴트 커피, 원두커피, 캔(병) 커피로 나눌 수 있다.  ‘중투 고문 산업 연구중심(中投顾问产业研究中心)’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커피 시장에서 가장 저렴한 인스턴트커피가 71.8%로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한다. 이어 캔(병) 커피와 원두커피가 각각 18.1%, 10.1%다. 


현재는 인스턴트 커피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하나, 원두커피를 판매하는 카페의 규모가 점차 커지면서 그 증가율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특히 스타벅스를 선두로 서구의 카페들이 중국에 진입하면서 커피 소비문화가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중국 커피 문화를 주도하는 주인공은 누구일까?  "포스트 90s’ 세대"를 주목해볼 수 있다.  이들은 '90년대 이후에 태어난 이들로, 중국 인구의 16%를 차지한다.  이는 중국의 총인구(약 14억) 가운데  2억 명이나 된다.  바로 이들이 고객이다. 



중국에서 처음으로 시작된 미국 스타벅스의 "디지털 혁신" 실험

"디지털 혁신"은 스타벅스가 지난 몇 년 동안 자주 사용하는 키워드이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영향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해도 디지털 혁신 기조는 계속해서 이어나간다.   최근 스타벅스가 미국 증권 거래위원회 (SEC)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매장 확대 계획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중국 시장과 디지털 혁신에 관련된 내용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  스타벅스는 '20년 중국에서 추가로 500개 매장을 오픈할 예정이라고 한다.  만약 이렇게 되면 중국 내 스타벅스 매장은 전 세계의 25%에 해당하는 4,900개 매장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스타벅스는 '19년 초에 "매장 픽업 서비스"(모바일 주문)를 도입했고, 베이징과 상하이에 있는 약 300개 매장에서 "픽업 서비스"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19년 7월에는 북경, 상해, 항주, 남경의 4개 도시 총 1.300개 매장에서 "매장 픽업 서비스"를 도입하여 확대해 나가기 시작했다.  이후, 베이징 금융가에 세계 최초로 "스타벅스 나우"라는 픽업 전문매장이 들어섰다.


종주국인 미국보다 중국에서 새로운 콘셉트가 먼저 시작된 것이다.  실제로, 이케아, 유니클로, 월마트 등 외국 기업이 테스트 마켓으로 중국을 활용한 사례는 있어도, 서양이 주도하는 "커피 사업"의 디지털 실험을 중국에서 최초로 진행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출처 : https://thespoon.tech


사실 "픽업 서비스" 매장뿐만 아니라 전 세계 최초로 스타벅스 "배달 서비스"도 중국에서 시작됐다.  '18년 8월 알리바바와 전력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알리바바 그룹의 자회사이자 중국 최대 음식 배달 서비스 플랫폼인 "어러머"를 통해 베이징, 상하이 등 대도시를 시작으로 배달 서비스를 운영해 오고 있다. '18 년 12 월 우버이트(UberEat)와 사업을 시작한 미국 스타벅스보다 빨랐다.


출처 : https://www.alizila.com/starbucks-ele-me-up-delivery-service-in-china


스타 벅스가 중국에서 제휴하는 것은 알리바바뿐만이 아니다. 스타 벅스 중국은 '20년 4 월 '세쿼이아 캐피털 차이나 (Sequoia  Capital China)'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실시간 재고관리 및 예측 도구 개발 그리고 공급망 최적화 등 사업 확대를 위한 투자와 협력을 위한 사전 준비를 확대하고 있다.



"디지털 혁신"은 단순히 상품을 온라인 판매로 전환하는 것이 아니다.  온라인과 실제 매장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연결하는지가 가장 큰 과제이다.  뉴 리테일 즉, 온라인 결제와 QR코드가 놀랄 만큼 발달한 중국에서 스타벅스의 픽업 서비스 매장(온라인으로 결제 후, 픽업하는 구조)을 확대하면서 많은 인사이트를 얻었다.  픽업 전문점이 번화가의 대형 매장을 보완할 수 있고, 대형 매장이 없는 지역에 픽업 전문점이 대안이 될 수도 있다.  아울러, 대형 매장을 픽업 전문점을 개조하면 비용도 줄이고, 효율을 향상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20년  5 월말 현재,  중국 스타벅스 모바일 주문 비율은 22 %로 코로나가 피크였던 지난 2 월의 80 %에 비해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서서히 회복 중이다.  또한 중국 스타벅스는 타 국가 대비 매출 회복이 빠른 시장이기도 하다.   지난 5 월말 기준 전년대비 21% 감소했으나, 올초 대비해서는 감소폭이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어, 회복이 가시화되고 있다.   반면 미국 시장은 5월 말 기준으로 91% 매장이 오픈되어 운영하고 있으나, 전년대비 감소폭이 43% 수준으로, 매출 회복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출처 : https://sec.report/Document/0000829224-20-000057/


출처 : https://sec.report/Document/0000829224-20-000057/



만약, 갑작스럽게 코로나 바이러스 나타나지 않았다고 해도, 모바일 인터넷 시장이 활성화된 중국에서 기존 콘셉트의 매장을 고수하고 있었다면, 점차 경쟁력을 잃었을 것이다.  따라서 스타벅스는 중국에서 새로운 "혁신"을 검증했고, 이를 미국과 타 지역으로 확대하려 한다.  아울러 이러한 전략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이하면서 더욱더 가속화될 것이다. 



텐센트의 위챗을 서비스를 활용하여 중국시장에 진입한 팀호튼 

'20년 5월, 캐나다 대형 커피 프렌차이저 팀호튼(Tim Hortons)은 중국 "텐센트"와 협업하기로 발표했다.  팀호튼(Tim Hortons)은 1964년 캐나다에서 설립된 커피·도넛 체인으로, 캐나다를 대표하는 기업 중 하나다.  전 세계에 4,800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중 4,000개 매장이 캐나다에 있다. 


하루에 500만 잔의 커피를 판매하고 있으며, 캐나다인의 80%가 적어도 한 달에 한번 이상 방문할 정도이다.  상하이에 첫 매장을 오픈한 이후,  현재 중국에서 약 50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대부분의 매장은 상하이에 있으며 향후 매장 수를 1,500개 정도로 늘려 가는 것을 목표로 한다. 


중국 상하이에 있는 캐나다 커피 체인 팀호튼 매장


팀호튼(Tim Hortons)은 텐센트에서 받은 투자금을 "디지털 인프라 구축"과 "추가 매장 오픈'에 사용할 예정이다.  텐센트는 단순히 자금 투자만 하는 게 아니라, 팀호튼 협업하여 디지털 전략을 함께 만들고 실행한다.


예를 들어, 중국에선 상당수 브랜드가 텐센트의 모바일 메신저 위챗(한국 카카오톡과 비슷함)에서 ‘미니 프로그램(小程序·샤오청쉬)’을 운영한다.  위챗 사용자는 스마트폰에 별도 어플을 설치하지 않아도 미니 프로그램에 접속할 수 있다.   중국 소비자는 위챗 미니 프로그램에서 쇼핑을 하거나 음식 주문을 하기 때문에 기업과 매장 이용할 때는 필수 아이템이다.  중국 팀호튼도 당연히 위챗 미니 프로그램으로 주문을 한다.


위챗 미니 프로그램


텐센트의 최대 경쟁사인 알리바바가 미국 스타벅스와 손잡고 중국 시장에 진출함에 따라 경쟁력 있는 캐나다 팀호튼을 키워 알리바바·스타벅스 동맹에 대항한다는 게 텐센트의 계획이다.  "디지털 혁신"을 모토로, 텐센트의 핵심 자원인 위챗(WeChat) 미니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중국 고객에게 더 나은 소비자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가장 큰 전략으로 삼고 있다.


상하이 팀호튼


사실, 팀호튼의 중국 진출의 숨은 조력자는 중국계 캐나다인들이다.  이들에게 팀호튼의 브랜드 인지도는 매우 높다.  93%가 팀호튼을 방문했고, 이중 60%는 한 달에 한번 이상 방문한다.  따라서 이들 중국계 캐나다인들이 팀호튼의 중국 진출을 중국에 있는 가족과 친지들에게 알리고 홍보하면서 상하기에 첫 매장 오픈 당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아울려 현지화 성공을 위해서 커피 가격을 스타벅스보다는 저렴하지만, 코스타(Costa)보다 높게 포지셔닝하고, 음식 메뉴 중 최소 30%는 중국 고객을 위한 현지 메뉴로 대체했다.  이외에도 매장 위치나 인테리어 리고 브랜드 등은 텐센트(Tencent)의 도움을 받아 세심하게 준비했다. 


여기에 중국 팀호튼(Tim Hortons) CEO 인 Lu Yongcheon의 사업가 정신가 자신감도 한몫한다.   "중국 고객은 매년 평균 5 잔의 커피만 소비한다.  상하이와 같은 도시에서 소비자는 1 년에 약 20 회를 마신다.” Lu는 이것을 중국 시장이 북미, 일본 및 유럽과 같은 더 성숙한 커피 시장과 비교하여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한다. 그는 팀호튼 중국 CEO를 역임하기 전 Burger King Chinna의 CFO를 맞기도 했다. 



중국의 국민 커피 루이싱 커피 (Luckin Coffee)의 디지털 전략은?

한국에서는 생소하지만  중국에서 루이싱 커피는 20대부터 40대 소비자를 중심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국민 커피’ 브랜드다. 지난 '17년 10월 문을 연 루이싱 커피는 사무실로 직접 배달을 해주는 서비스, 스타벅스보다 30% 이상 저렴한 가격 경쟁력, 공격적인 무료 쿠폰 마케팅을 앞세워 돌풍을 일으켰다.  창업 1년 만에 매장을 1,600곳 열었고, 현재는 매장 수가 2,300곳을 넘었다.   중국에 3,700개 매장을 운영하는 스타벅스가 처음에 매장 1,000곳을 여는 데 14년이 걸렸던 점을 생각하면 압도적인 속도다.

중국 상하이의 루이싱 커피 매장


루이싱 커피는 규모의 경제, 현대 중국인의 심리 공략, 모바일 플랫폼 활용이라는 세 가지 전략을 가지고 사업을 추진해왔다.  예를 들어 각 매장에는 1~2명의 바리스타만 두고, 일련의 주문 과정은 모바일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진행하면서 매장 운영의 초슬림화를 꾀하는 동시에 중국 전역으로 매장을 확대해 나간 것이다. 


이 과정에서 루이싱 커피는 바쁜 중국 젊은이들의 심리를 파고들었다.  전체 매장의 80% 이상을 오피스나 직장인 밀집 지역에 오픈해 루이싱 커피의 존재를 우선 각인시키고, 가성비가 뛰어난 커피를 제공하면서 시간에 쫓기는 이들을 모바일 앱 간편 주문과 배달까지 이어지는 ‘원스톱 서비스’로 유혹했던 것이다.  루이싱 커피가 철저히 모바일 플랫폼 전략을 쓰면서 단순 커피 브랜드가 아닌 ‘IT기업’으로 자신을 포지셔닝하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루이싱 커피는 자사 앱을 통해서만 주문을 받고 있고, 원활한 모바일 사업 운영을 위해 전체 5,000여 명의 직원 가운데 2,600여 명이 엔지니어로 운영할 만큼 R&D에 투자한다.


출처 : chinadaily.com.cn


중국 알리바바가 이커머스를 통해 플랫폼 사업자로 거듭났듯이, 루이싱 커피도 커피를 매개로 모바일 플랫폼 사업자를 목표로 하고, 우선 고객 즉, 가입자를 늘려서 규모의 경제를 이루면 새로운 부가가치로 사업을 손쉽게 확장할 수 있기 때문에, 현재의 경영적자를 감소하면서도 매장과 이용자 확대에 집중하는 전략을 사용했던 것이다. 


루이싱 커피는 오는 '21년까지 1만 개의 매장을 오픈해 스타벅스를 넘어설 계획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루이싱 커피는 회계 부정 사건으로 나스닥으로부터 상장 폐지 방침을 공식 통보받은 상황으로, 미국 증권시장에 화려하게 등장한 지 채 1년도 되지 않아 퇴출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 증시에서 회계 부정은 단순히 ‘사기’로 취급되는 수준을 넘어 가혹할 만큼 일벌백계할 중대범죄로 여겨진다.


한국과 중국 등 이른바 아시아 신흥국으로 중심으로 커피 소비가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가지 가설이 있을 수 있다.  급성장한 초경쟁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카페인"이 많이 필요할 수도 있다.  술 중심의 회식 문화가 카페 중심으로 바뀌는 것도 이유가 될 수 있다.  답답한 도시 일상에서 벗어나 커피 한잔으로 위로와 위안을 받고 싶어서 일수도 있다.  카페가 많은 것은 시민들이 앉아서 쉴 곳이 없어서 그렇다는 말씀을 하시는 분도 있다.  수직적인 집단주의 문화에 익숙한 아시아 사람들에게는 사적인 공간이 부족했고, 이에 대한 작은 탈출구로 카페에 간다는 의견도 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단순히 서양 문화를 동경해서 커피를 마시는 것은 아니다.  


커피 시장의 변화를 정리해보면,  첫째, 커피를 마시는 행위 자체를 하나의 "문화"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러한 새로운 문화는 35세 이하의 여성들이 주도한다.  두 번째는 커피맛을 알면 알수록 신선하고 차별화된 커피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커피 문화를 통해 휴식과 위안을 얻고자 한다.  퇴근 이후나 주말에는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많아지고 있다.


이러한 커피에 대한 문화적, 사회적 변화를 디지털 관점에서 바라보자.

우선, 스타벅스 픽업 서비스와 같이 향후에는 매장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기보다는, 신속하게 주문하고 픽업이 가능한 형태로 카페 문화가 변화될 가능성이 있다.  중국과 미국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픽업 전문 매장이 확대될 것으로  보이고, 기존 대형 매장은 개조해서 효율을 찾으려 할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가 이러한 변화를 앞당겼다.  커피를 진정 좋아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스페셜티 커피의 성장과 프리미엄 가격이 심화될 가능성도 엿보인다. 


출처 : starbucks 홈페이지


두 번째는 매장에서 커피를 구매한 후 비용을 지불하는 전통적인 구매패턴의 변화가 예상된다. 모바일 플랫폼을 통한 사전 결제하는 구조로 바뀌어 나갈 것이다.   이는 상대적으로 모바일 결제 인프라가 발달되어 있는 중국을 통해 이미 검증되었고, 점진적으로 타 국가로도 확대될 것이다.  현재 미국에서는 스타벅스 자체 어플을 통해 사전주문이나 결제하는 것이 가능한데, 중국과 같이 타 국가로 확대하기 위해서는 현지 특화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어 나가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것이다. 


출처 : starbucks 홈페이지


이러한 "디지털 혁신"은 커피 업계뿐만 아니라,  특히 QSR(Quick Service Restaurant) 업계로 확대될 나갈 가능성이 높다.  현재 미국 패스트푸드 업계는 매장 내 식사 제한과 소비자들의 불안심리로 인해 대부분 드라이브 스루나 테이크아웃(to-go)을 활용한다.  드라이브 스루를 활용한다고 해도 불편함은 많다.  많은 사람이 몰리다 보니, 대기시간도 길고, 주문하고 결제하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바쁜 시간대에는  매장 스탭이 직접 차 앞으로 나와 주문을 받고, 직접 차까지 가져다주는 경우가 많다.  "디지털 혁신"을 통한 커피 업계의 생존 법칙을 나에게 적용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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