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업토버의 시작을 위해
회사를 나온 지 벌써 2년이 넘었다. 하지만 체감상으로는 ‘퇴사 후 5년은 지난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만큼, 정말 많은 일이 있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변화는 나의 성장 기록을 담은 책을 출간해 작가가 되었다는 점이고, 한 회사의 대표가 된 것도 중요한 전환점이었다.
책을 쓰기로 결심했을 때와 원고를 마무리했을 때 사이에는 꽤 긴 시간이 있었다. 2022년 가을, 브런치에 글을 올리기 시작했고 그해 겨울 출판사로부터 출간 제안을 받았다. 이후 실제 퇴고는 2024년 겨울에 마쳤으니, 약 2년의 텀이 존재했다. 지난 5년간은 거의 10년치 경험을 한꺼번에 겪은 것처럼 사고(思考)의 폭이 빠르게 확장되었다. 그래서 그 2년 동안 변화한 나의 ‘돈에 대한 생각’, ‘일에 대한 관점’, ‘업(業)에 대한 태도’까지 책 안에 담을 수 있었던 것이 다행이었다.
‘소유의 삶’을 결심한 이후 내 삶은 드라마틱하게 달라졌다. 직장을 다니며 막연히 꿈꾸던 퇴사와 창업을 실행했고, 작가라는 꿈까지 이뤘다. 하지만 회사를 다니며 부업과 투자를 병행하던 시절과, 지금처럼 나의 일로 회사를 운영하는 시점은 전혀 다른 세계다. 가장 큰 변화는 ‘일에 대한 태도’다.
퇴사를 결심했을 때는 더는 일하고 싶지 않아서였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막상 회사를 나오고 나니, 오히려 예전보다 더 많은 일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자신의 일을 한다는 건, 정말 일을 좋아해야 가능한 일’이라는 단순한 진리를 몸으로 깨달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하는 만큼 보상이 돌아온다는 점, 그리고 그 안에서 진짜 ‘일의 보람’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 지금의 나를 계속 움직이게 한다.
퍼블리 박소령 대표의 『실패를 통과하는 일』을 읽으며 공감된 부분이 많았다.
특히 이 구절이 마음에 깊게 남았다.
창업 초의 내가 인간의 본성과 계몽주의, 시장의 크기와 사업의 구조까지 고려했더라면 과연 어떤 회사가 만들어졌을까? 나는 문화와 습관을 바꾸려는 사업을 하면서도 팀과 주주에게는 인간의 본성을 건드리는 사업이 가질 법한 커다란 목표를 제시했다. 당시엔 이것이 이율배반적이라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창업한지 5년이 지나서야 그동안 해오던 사업의 한계를 인정하고 고객의 니즈에 집중하기 시작했고, 겨우 살길을 찾았다. - 실패를 통과하는 일, 박소령
대기업의 안정적인 월급이 있을 때는 사실 어떤 일을 하든 부담이 없었다. 그래서 직장에 있을 때는 하고 싶은 프로젝트나 실험적인 시도를 최대한 많이 해보는 게 좋다. 본업이 있기에 쉽지 않겠지만, 회사 밖에서는 모든 선택이 곧 ‘기회비용’이 된다. ‘안되면 말지’가 아니라, 생존이 걸린 선택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나 역시 처음에는 하고 싶던 일들을 잠시 멈추고, 일단 생존할 수 있는 일부터 시작했다.
나는 때로 지나치게 현실적이거나, 반대로 지나치게 이상적인 성향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그 두 가지 면이 사업 초기에 걸림돌이 되기도 했다. 너무 거창한 비전을 먼저 생각하거나, 반대로 시장의 크기만을 따지는 식으로 방향을 좁혔던 것이다. 한편으로는 지나치게 ‘안정적 현금 흐름’에 집착해 사고의 확장을 어렵게 만든 점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지금 이 자리에 서 있다.
오늘의 글 제목은 ‘업(業)토버’다. 원래는 코인 투자자들이 10월의 상승장을 기대하며 사용하는 ‘UP토버(UPtober)’라는 말에서 따왔다. 하지만 올해 10월, 기대하던 시장의 업(UP)은 오지 않았다. 대신 나는 내 업(業)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돌고 돌아 지금 내가 하는 일의 대부분은 결국 과거의 연장선에 있다. 현재 내가 운영하는 법인의 비즈니스 모델은 콘텐츠와 광고 마케팅에 기반하고, 개인으로서의 나 또한 마케팅과 컨설팅을 중심으로 일하고 있다. 최근에는 대형 캠페인 제안서 총괄까지 맡게 되었다. 결국 나는 ‘다시’ 기획과 마케팅을 하고 있는 셈이다. 아마도 나는 이 일을 좋아하는 사람이 맞는 것 같다.
아마 내게 진짜 ‘업토버’는 이렇게 시작될 것이다. 내가 묵혀둔 자산이나 비트코인 계좌를 열어 그것을 ‘사업자금’으로 전환하는 순간. 즉, 나 자신에게 투자하는 그 순간이, 어떤 자산의 수익률보다 높은 성장률을 보여주는 시점이 아닐까.
회사를 다니며 투자 공부로 홀로서기를 준비하던 시절과 달리, 지금의 나는 ‘진짜 나의 일’을 만들어가고 있다. 그것이야말로 나에게 가장 의미 있는 업(業)의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