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량 강화

by 작가 에디

독립을 선언하고 회사를 나온 지도 벌써 2년이 넘었다. 회사에 있을 때는 세상 모든 일이 쉬워 보였고, 무엇이든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하지만 맨몸으로 사업을 해보니, 그동안 겪어보지 못한 수많은 감정과 마주하게 됐다.


특히 조직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나’라는 개인의 힘으로 할 수 있는 일과 그렇지 못한 일을 명확히 구분하게 되었을 때가 그랬다. 회사에 있을 때의 나는 꽤나 멋지고 화려한 캠페인을 진두지휘하던 사람이었지만, 회사를 나오고 나니 그런 일들은 더 이상 내 몫이 아니었다. 사실 독립하기 전부터 어느 정도는 짐작하고 있었다. 정말 많은 것들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것도. 다만 머리로 아는 것과 몸으로 겪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였다.


지금도 나는 여전히 성장 중인 사업가이지만, 다시 그때로 돌아가 무에서 유를 만들어보라고 한다면 선뜻 그러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하나하나 레퍼런스를 쌓아가며 버텨야 하는 그 과정이 생각보다 훨씬 고통스럽기 때문이다. 돌이켜보면 나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큰 조직의 시스템과 자원에 익숙한 사람이었다.


물론 고통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앞으로도 고통은 계속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한 희열의 순간들이 꽤 많이 있었다. 거대한 자원이나 타인의 힘에 거의 기대지 않고, 오롯이 나 혼자 해낸 몫이 생겼을 때. 혹은 작은 회사로서는 감히 넘볼 수 없을 것 같던 캠페인을 수주했을 때. 이런 성취들은 정말로 뿌듯했고, 조직에 속해 있을 때는 느껴보지 못했던 감정이었다.


올 한 해를 돌아보며 무엇을 잘했고, 무엇을 잘하지 못했는지를 자연스럽게 복기하게 된다. 작년보다 나 자신을 조금 더 잘 알게 된 해였다는 생각이 든다. 동시에 생존 역량을 더 쌓아야겠다는 위기감도 커졌다. AI가 모든 것을 집어삼킬 것 같은 시대 속에서, 나 역시 결코 안전하지 않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AI를 잘 활용하되, 동시에 절대 AI로 대체될 수 없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스스로에게 다짐했다.


그래서 올해 남은 2주만큼은, 더 많은 매출을 쫓기보다는 나 스스로의 역량을 단단하게 만드는 인풋을 채워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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