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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딩 로그: Un dernier goût

소울푸드, 마지막 맛

by Elia


허기란 그저
물리적인 배고픔을 뜻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것은 사랑에 배고프고,
우정에 배고프고,
시간에 배고프고,
진짜 배가 고픈 것이므로
우리 삶에 대한 가장 거대한 은유다.

-가수 김창완-



음식 맛은 오래전 기억을 문득 불러오기도 한다.
'Un dernier goût' (마지막 맛).

어느 날 문득 비슷한 맛을 다시 느꼈을 때, 잊고 있던 추억이 떠오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내가 마지막으로 먹은 게 뭐였지?'

피곤해서 한 끼 거르고, 다음날 대충 먹었다.

" 어제 뭐 먹었니?"

글쎄... 뭘 먹었는지 기억이안 난다.


예전에 본 영화 「살인의 추억」 중에,

" 밥은 먹고 다니냐."라는 대사가 나온다.

살인범에 인간적 연민으로 나온 애드립 이라는 평이었다. 하지만 보는 이로 하여금 살인자에 대한 분노와 환멸을 느끼게 하는 대사이다.


관람 후, 영화 포스터 제목 위에 작은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당신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누구를 향해 던지는 질문인지 모르지만 마음이 흔들렸다.

현재 시간을 살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던지는 물음.

당신 어디에 있는가....
밥은 먹었는가....
무얼 위해 사는가....

각자 다른 취향이 있고 식성이 다르듯 삶의 방향도, 속도도 다르다.
살아가기 위한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본능의 순환인 ‘먹고사는’ 일이 가장 본질적인 행위이기 때문에 살아남을 수 있다.


사람이 있는 곳에는 음식이 있다.

『내 마음의 소울푸드』는 나라와 지역의 식문화에 근거한 음식 리뷰라기보다는 순간의 감정, 음식과 함께였던 사람, 분위기가 소화해 낸 기억의 영양분이다.


이제 그만 숟가락을 내려놓는다.

"잘 먹었습니다."


그리고 읽어준 당신,
당신의 소울푸드

마음이 배고프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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