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한 잔
누구에게나 한 잔이 있다.
어떤 이는 홍차를,
또 어떤 사람은 커피를 선택한다.
" 난 커피, 홍차 안 마셔요. 녹차만 마시지."
물 아닌 조금은 다른 마실 무언가를 선택하는 순간, 그 안에 성격이 녹아 나온다.
사실 선택에는 어떤 설명보다 시간이 담겨 있었다.
"책을 읽을 때 곁에 두고 싶은 것이 커피이고,
읽고 있는 책에서 커피가 등장하면 괜히 반갑다."
오랜동안 커피 회사에 근무하고 있는 지인이 말했다.
내가 "그거 직업병?" 라고 물었다.
서로 웃었다.
습관화에 의해 커피를 끓이는 것 자체가 아내와의 커뮤니케이션의 도구가 된다는 것이다.
그에게 '커피'란 시간과 공간을 즐기는 매개체라 생각이 들었다.
장거리 출장을 마친 일본의 월급쟁이(이른바 ‘셀러리맨')들은 전차역이나 공항에서 캔커피를 든다.
저렴한 가격에 비해 품질 좋은 캔커피이다.
수고한 자신에게 주는 작은 포상 같은 한 모금.
독특한 맛에 피로를 녹여주고, 깊은 향으로 나 홀로 카페가 되는 것이다.
그렇게, 오늘도 한 잔.
내 마음의 소울푸드는 늘 이 잔 속에 있었다.
직장에서 쉬는 시간, 카페인의 힘을 빌어 글을 쓴다.
이제는 입을 닫지만, 마음은 열린 채로 남긴다.